오케이~이제 원주가자! ⓒKBL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재미있게 흘러가네요. 지난 1차전에서 나란히 패했던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각각 상위 시드인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에 승리를 거두며 원정에서 값진 1승을 거둔 채 홈 구장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6일과 7일 부산과 인천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원정팀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동부는 박지현의 쇄기포를 앞세워 KT에 75-70으로 승리를 거뒀고, KCC 역시 전자랜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91-82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1차전과는 사뭇 달랐던 2차전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겠습니다.
되살아난 원주산성! 박지현이 끝냈다!
동부산성의 컨트롤러! ⓒKBL
1쿼터 초반은 찰스 로드가 펄펄날아다닌 KT의 분위기 였습니다.
찰스 로드는 경기 초반부터 1차전의 상승세를 이어가듯 김주성을 상대로 인유어 페이스 덩크슛을 터트리는 등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표명일이 3점슛 1개를 포함해 7점으로 뒤를 받치며 동부의 트리플 타워가 12점을 합작한 동부를 상대로 1쿼터에만 25점을 쓸어담았습니다.
하지만 전열을 추스린 동부는 2쿼터부터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반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윤호영과 벤슨이 10점을 합작하며 슈팅 난조에 시달린 KT에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KT는 2쿼터 들어 4개의 턴오버를 범했고, 13개의 야투 중 단 3개만을 성공시키는 등 공격에서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동부는 3쿼터 초반 연속된 턴오버 속에 송영진에게 속공을 내주며 43-43으로 동점을 허용하지만 곧장 기회를 잡습니다. 바로 KT의 찰스 로드가 파울 트러블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미 1쿼터에 2개의 파울을 범했던 로드는 3쿼터 중반 4번째 파울을 범하며 제임스 피터스에게 출전 기회를 내주게 됩니다.
딱 이때가 좋았지...ⓒKBL
KT는 4쿼터 초반 동부에게 리드를 허용하자 공격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며 사소한 미스가 많이 나오게 됩니다. 공격이 흔들리자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표명일과 파울 트러블에 걸린 로드 족에서 계속된 허점을 노출하며 동부에 공간을 내주게 됩니다.
동부는 4쿼터 초반 KT의 박상오와 표명일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63-60까지 좇겼지만 이후 연속된 3번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KT의 반격의 흐름을 끊었고, 이어 찰스 로드가 스크린 과정에서 공격자 파울을 범하며 코트를 벗어나자 더 이상 추격의 힘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KT로서는 흐름이 안좋았습니다. 추격을 시작한 4쿼터 중반 박상오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다시 동부에게 공격권을 내줬고, 이후 곧장 찰스 로드와 표명일이 나란히 5반칙 퇴장을 당했습니다. 이어 송영진의 미들슛으로 68-62로 추격한 상황에서 박성운이 스틸을 해내며 추격의 기회를 잡았지만 박상오가 무리한 골밑 돌파로 다시 공격권을 내주며 추격의 실마리를 잡는데 실패했습니다.
동부는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윤호영과 발목이 안좋은 로드 벤슨이 2차전에서 제 몫을 다했습니다. 특히 윤호영은 팀내 최다인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1차전에서 뒤졌던 리바운드 싸움을 다시 우세로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공격에서도 끊임없이 KT의 골밑을 파고들며 KT의 수비를 붕괴시키며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동부는 경기 종료 50초전 황진원의 패스를 받은 박지현이 호쾌한 3점슛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살아난 전태풍! 더 이상의 전자랜드전 열세는 없다!
24점 11리바운드! 굿! ⓒKBL
경기 초반 분위기는 이틀전 연장 혈투를 승리로 이끈 전자랜드가 먼저 잡았습니다. 전자랜드는 1쿼터 초반부터 허버트 힐과 문태종을 앞세워 추승균이 분전한 KCC에 20-16으로 앞서 나갑니다. 하지만 KCC는 2쿼터 결정적인 3점포 2방으로 전세를 뒤집습니다.
KCC는 2쿼터 초반 속공 상황에서 터진 추승균의 3점포와 곧바로 터진 전태풍의 연속 3점포로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전자랜드의 턴오버로 다시 얻은 공격 찬스에서도 전태풍이 사이드에서 3점포를 터트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립니다. KCC는 문태종을 수비하던 강병현이 2쿼터 2분 40초를 남기고 3번째 파울을 범하며 1차전과 같은 위기를 다시 겪는가 했지만 이번엔 에릭 도슨의 빠른 발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전자랜드의 공세를 잘 막아냅니다.
전자랜드는 3쿼터 초반에도 경기 흐름을 잡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연속된 실책이 모두 KCC의 속공으로 연결되며 더욱 점수차는 벌어졌습니다. 전자랜드는 문태종이 혼자 5점을 연속으로 넣으며 점수차를 좁혔지만 3쿼터 2분 30초경 강은식에게 기분 나쁜 3점슛을 허용하고, 실책이 추승균의 속공으로 연결되고 강병현에게 3점포까지 내주며 52-70까지 리드를 허용합니다.
물론 1차전에서 3쿼터 한때 16점차까지 뒤졌던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전자랜드였지만 이날 KCC는 1차전의 교훈을 잘 새기고 나온 듯 했습니다.
물론 3쿼터 후반 하승진이 다소 불필요한 파울을 범하며 파울 트러블로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그 빈자리를 에릭 도슨이 잘 메웠습니다. 특히 문태종과 허버트 힐이 골밑에서 도슨의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데미지는 꾸준히 누적되었습니다. 전자랜드는 4쿼터 후반 도슨의 공격자 파울과 추승균의 슛 미스 등으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속공 찬스에서 박성진의 3점슛 선택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전태풍을 상대해야 하는 박성진 ⓒKBL
잠깐 축구 이야기를 해볼까요? 7일 새벽에 맨체스터 유니이티드와 첼스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있었죠. 맨유가 루니의 골로 1:0으로 승리했는데요. 경기가 끝난 후 퍼거슨 감독이 이런 말을 했더군요. "우리의 전술을 이해하고, 역습할 수 있는 에너지도 가지고 있다"라고요. 제 생각에는 공을 잡았을 때 빠른 역습을 갈 것인지 천천히 공을 돌리며 지공을 할 것인지 그러한 전술적인 판단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로 받아들 일 수 있었습니다.
다시 농구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날 박성진은 바로 박지성과 같은 영리함이 부족했습니다. 포인트 가드로서 공을 빼줄때와 자신이 직접 치고들어갈 때를 결정하는 타이밍이 뭐랄까 미묘하게 자꾸 어긋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종료 1분 25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이 바로 그러한 상황의 대표적인 모습이었습니다.
KCC는 경기 종료 직전 하승진이 전태풍이 놓친 슛을 공격 리바운드해 골밑 슛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이로서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최소 4차전 이상의 경기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삼대빵으로 끝난 지난 6강 플레이오프에 비하면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이 펼쳐지고 있네요. 하지만 끊임없는 판정에 대한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면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차전의 전창진 감독 ⓒKBL
팬들이 보기에도 아 이정도의 충돌이나 몸싸움은 파울이구나...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일관성없는 휘슬이 울리는 코트는 들여다 보기에도 짜증납니다.
특히 몇몇 심판들이 그러한 판정 논란에서 계속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분명히 과거의 누적된 기억도 있겠지만 그러한 판정의 문제에서 계속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매번 KBL에서는 똑같은 대답만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심판들의 수준은 매우 높다" "매년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같은 말들 말이죠. 하지만 팬들의 불만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번쯤 큰 결단을 내려보는 것도 필요할 텐데...농구의 인기를 다시 살리고 재미있는 농구 경기가 펼쳐지는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심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것 임을 KBL이 제대로 인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단순히 경기를 많이 하게 하는 심판이 좋은 심판은 아닐 겁니다.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일정>
4월 8일(19:00) 원주 동부 vs 부산 KT - 원주 : 디원tv, MBC Sports+(녹화 밤 12시)
4월 9일(15:00) 전주 KCC vs 인천 전자랜드 - 전주 : MBC Sports+, SBS-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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