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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6강에서 만난 KCC-삼성, '끝판까지 가봐야 안다'

시즌 종료를 하루 앞두고 6강 준플레이오프 대진표가 완성됐다.

6일 전주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KCC가 22점을 넣은 아이반 존슨을 앞세워 김우겸이 분전한 SK에 94-77로 승리를 거두고 35승(19패)째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3위를 확정했다. 이로서 올 시즌 프로농구 6강 준플레이오프는 3위를 기록한 KCC와 일찌감치 6위를 차지한 삼성, 4위 창원 LG와 5위 원주 동부의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KCC는 시즌 초반 전태풍 효과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고전을 거듭했으나 하승진의 부활과 아이반 존슨의 활약을 앞세워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여기에 국내 무대에 적응을 마친 전태풍의 활약이 더해져 결국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KT와 치열한 2위 다툼을 펼치던 KCC로서는 하승진의 부상회복과 주전들의 체력회복 시간을 벌기 위한 4강 직행에 실패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다시 만난 KCC-삼성, '한번 더' vs '복수'

KCC는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6강 준플레이오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던 서울 삼성을 상대로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해 KCC는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뒤 6강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 3-2로 승리를 거뒀고, 4강에서 원주 동부를 상대로 역시 3-2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삼성과 명승부 끝에 4-3으로 우승을 거뒀다. KCC는 KBL출범이후 3위팀으로는 처음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이 됐으며 플레이오프 최다 경기(17경기) 기록도 갈아치웠다.

일찌감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지은 삼성은 최근 이승준의 플레이가 살아나며 지난 해 준우승팀의 위용이 살아나고 있다. 특히 강혁, 이규섭, 이상민, 이정석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다양한 한방을 보유한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단기전에서는 양상이 틀리다. 

올 시즌 KCC와 삼성은 3승 3패의 호각세를 보였다.

* 2009-2010 시즌 KCC - 삼성 상대전적
1차전 (전주) 89-83 삼성
2차전 (서울) 87-83 삼성
3차전 (전주) 90-80 KCC
4차전 (전주) 78-68 KCC
5차전 (전주) 85-78 KCC
6차전 (서울) 97-96 삼성

엇갈린 행보, 레더-마이카

KCC 테렌스 레더 ⓒ KBL

삼성 마이카 브랜드 ⓒ KBL

올 시즌 KCC와 삼성은 테렌스 레더와 마이카 브랜드의 맞트레이드를 선보이며 농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끈 주축 외국인 선수임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정이었다. 특히 삼성 레더스라고 불리며 삼성의 기둥이었던 레더를 트레이드한 안준호 감독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팬들은 기존의 하승진-아이반 존슨에 레더까지 가세한 KCC를 단숨에 우승 후보로 꼽았지만 레더는 KCC에서도 생각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레더는 올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15.6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레더는 5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4분 10초를 뛰며 27.5점 11.3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득점왕은 물론 최우수 외국인상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시즌 레더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레더는 올 시즌 삼성에서 32경기에서 경기당 28분 11초를 뛰며 18.8점 7.5개의 리바운드의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KCC이적후에도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아이반 존슨의 백업 플레이어로 코트에 나서며 출전시간은 더욱 줄어 들었다. 이적후 레더의 성적은 20경기에서 경기당 16분 2초를 코트에 나서 10.5점, 6.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에서의 에이스로서의 기질이 KCC에서는 그다지 궁합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기록적인 측면을 벗어나서라도 전태풍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골밑에서 상대팀 선수와의 매치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반면 KCC에서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마이카 브랜드는 한방은 부족하지만 특유의 성실하고 꾸준한 플레이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브랜드는 이승준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고 있는 삼성에서 빅터 토마스와 비슷한 출전시간을 보이고 있지만 리바운드와 수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득점보다는 상대 빅맨의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득점은 상대적으로 줄었지만(08-09시즌 20.3점→09-10시즌 12.2점) 출전시간이 10분이상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하승진의 충실한 조력자로 KCC의 우승을 이끈 브랜드는 올시즌 이승준을 위한 조력자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KCC, '건강한 하승진이 필요해!'
삼성, '살아난 이-이 쌍포'

삼성 이규섭 ⓒ KBL

KCC 하승진 ⓒ KBL


KCC는 하승진의 부상이 얼마나 완치되었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하승진은 올 시즌 41경기에서 평균 14.2점 9.7개의 리바운드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1월 27일 부산 KT전이후 부상으로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KCC 허재 감독은 하승진을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출전시키고 싶어 하지만 하승진의 부상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않다. 하승진의 부상 공백이후 부진했던 강병현이 살아나며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지만 하승진이 없는 KCC는 오히려 다른 팀에 비해 높이에서 밀리는 형색이 될수 있다.

당장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삼성과 상대해도 이승준을 수비할 선수가 강은식외에는 없다. 이승준이 시즌 막판 공수에서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어 KCC로서는 부담이다. 이승준은 올 시즌 47경기에서 15.1점 7.1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17.6점을 기록하는 것을 비롯해 수비에서도 높이의 장점을 100% 살려주고 있다.

전태풍과 강병현이 활약할 백코트진은 삼성에 비해 스피드와 체력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지만 추승균-강은식의 포워드 라인은 높이와 세기에서 삼성에 밀릴 수 있다. 그나마 존슨-레더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 라인이 브랜드-토마스의 삼성보다는 낫다는 평가다.

삼성은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으며 주포인 이규섭의 득점력이 상승하고 강혁이 다시 삼성의 팀플레이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선두 모비스에 일격을 가하는 등 단기전에서 만만히 보면 안될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승진이 당장 준플레이오프에서 복귀하더라도 떨어진 경기 감각으로 인해 시즌에서의 강력한 모습을 보일지 의문인데 반해 삼성은 시간이 지날 수록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지역수비가 효율적으로 상대 팀의 공격을 막아내는 등 수비도 안정되어 가고 있다.

기선제압, '1차전을 잡아라'

양 팀의 승부는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하승진이 복귀할 KCC쪽으로 승부의 추가 조금 더 쏠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삼성의 한방도 만만치 않다. 기선 제압을 위한 1,2차전을 홈에서 먼저 치루는 KCC가 홈에서 얼마나 승리를 거둘수 있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CC가 1차전을 잡으며 기세를 올린다면 2차전 이후 하승진의 체력안배를 통해 시리즈를 이기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수 있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온다면 삼성에게 유리하게 경기가 흐를수도 있다.

KCC로서는 삼성의 노련한 가드진을 상대로 전태풍과 강병현이 지금의 강력함을 꾸준히 밀고 갈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KCC 역시 경험이 많은 추승균이 젊은 선수들의 질주를 적절히 컨트롤해준다면 더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