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치어리더 ⓒ KBL
2009-2010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됐다.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는 정규시즌 4,5위인 창원 LG와 원주 동부의 경기가 열렸다. 동부는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김주성이 맹활약하며 문태영이 부진한 LG에 72-69로 근소한 승리를 거두고 적지에서 값진 1승을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사전 인터뷰에서 먼저 인터뷰실에 들어온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정규시즌에 사용하지 않았던 전술을 시험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해 LG를 상대할 깜짝 전술이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경기 시작 전이기 때문에 그 깜짝 전술이 무엇인지는 '영업상 비밀'이었다.
반면 두번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LG 강을준 감독은 동부 김주성의 경기 출전에 대해 "정규시즌에 김주성이 있ㄴ 상태에서 6경기를 치뤘다. 김주성이 출전한다면 동부는 기존의 포메이션에서 약간의 수정은 있겠지만 큰 틀은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기 결과를 놓고 보면 2년차 강을준 감독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초보감독의 깜짝 전술 '포워드 인해전술'
동부는 이 날 경기에서 1쿼터 중반 조나단 존스-김주성-손준영-김명훈을 동시에 투입시키는 작전을 감행(?)했다. 가드는 표명일과 박지현이 번갈아 코트에 나섰다. 순간 강동희 감독이 말한 깜짝 전술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하지만 강동희 감독의 전술은 성공확률이 반반이었다.
동부 김주성 ⓒ KBL
하지만 이러한 기우는 적어도 전반에는 벗어났다. 동부의 장신 포워드들은 대인마크와 지역방어를 적절히 혼용하며 LG의 창끝을 무디게 했다. 동부 선수들은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LG의 패스 길목을 적절히 차단하며 10개의 스틸도 기록했다. 특히 강동희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윤호영의 초반 파울 트러블로 손준영을 투입했는데, 생각외로 잘해줬다"고 밝힌 것과 같이 손준영이 공수에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손준영은 이 날 11분 39초 동안 코트에 나서 3점슛 1개를 포함해 9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윤호영 역시 초반 파울트러블로 21분 가량 코트에 나섰지만 골밑에서 4개의 스틸을 해내는 등 수비의 한 축으로 맹활약했다.
강동희 감독의 깜짝 '4포워드' 전술의 핵심은 미스매치의 유발과 챈들러의 활용법이라고 생각된다.
강동희 감독은 장신 포워드들을 동시에 투입하면서 철저한 세트 오펜스 중심의 경기를 펼치며 LG의 조상현, 강대협 등에게 끊임없이 미스매치를 만들어내며 수비에서 부담감을 심어줬다. 또한 꾸준한 픽앤롤을 통해 영리하게 전형수나 이현민 쪽으로도 미스매치를 만들어 내며 강을준 감독의 선수 기용 폭을 강제했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후반 체력저하는 '옥의 티'
여기에 존스가 빠지고 챈들러가 코트에 들어설 경우 높이에서의 약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포워드들로 골밑에 2중 3중의 벽을 만들었다. 이는 올 시즌 득점왕인 LG의 문태영과 장신이면서 골밑에서 위력적인 크릿 알렉산더에 대한 수비에서도 효과를 봤다. 실제로 이 날 문태영은 전반 단 4득점에 그치며 총 11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특유의 골밑 돌파보다는 외곽에서 멤돌아야 했다. 알렉산더 역시 1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득점은 9점에 그치며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들어 포워드들의 체력 저하로 인해 외곽에서 헛점이 생기면서 추격을 허용한 점은 동부가 보완해야 할 점이다. 경기 초반 한때 18점까지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메조지하고 체력적인 세이브도 가능했던 상황에서 높이와 문태영에 대한 견제로 인해 포워드들에게 체력적인 여유를 주지 못한 것이 결국 체력저하로 이어지며 발이 무뎌지게 했고, 외곽에서 조상현과 강대협에게 잇달아 3점슛을 허용한 빌미가 된 것이다.
'허둥지둥' LG 가드진, 하지만...
강동희 감독에게 일격을 맞은 강을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드진이 경기를 망쳤다"며 강하게 선수들을 질책했다. 가드진이 동부의 전술과 수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동부의 미스매치 전략에서 적절한 도움수비의 로테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LG 전형수 ⓒ KBL
벤치 대응도 '아쉬워', "지역수비 어땠을까?"
강을준 감독의 가드진에 대한 질책은 이해가 되지만 LG벤치의 대응 또한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비에서 동부의 장신 포워드진의 미스매치 공략에 당황하던 순간 강을준 감독은 고집스럽게 맨투맨을 고집했다. 동부가 4명의 포워드를 내세운 채 김주성을 중심으로 한 페인트존에서의 움직임을 활발히 보엿다면 LG 역시 문태영-알렉산더-백인선 혹은 이창수 등 만만치 않은 포워드진을 투입해 지역 수비로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며 골밑을 강화했다면 강동희 감독의 전술을 무력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김주성-손준영-김명훈의 라인이 3점슛이 특별히 강한 라인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돌파와 외곽슛이 좋은 김현중의 기용 시간을 늘리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 LG에서 지난 해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분명 김현중은 공격력이 강하고 체격이 좋은 편이라 미스매치에서도 쉽사리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전반 동부의 깜짝전술에 끌려가던 LG는 후반 조상현과 강대협의 외곽슛이 폭발하며 비록 역전승에는 실패했지만 팀 분위기를 조금 끌어올리는데는 성공했다. 특히 자신의 기량을 120% 발휘한 강대협과 슛감을 조율한 조상현은 2차전에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단기전은 체력전! 회복력과 집중력이 관건
LG 문태영 ⓒ KBL
반면 LG 강을준 감독은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1차전에서 막판에 뒷심을 썼지만 결국 승리를 내주며 헛심을 쓴 꼴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징검다리 경기를 펼쳐야 하는 LG는 더욱 부담스럽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문태영의 컨디션 회복여부도 관건이다.
강을준 감독은 경기 후 "정신력에서 밀렸다. 마치 오늘 경기는 우리가 원정팀이고 동부가 홈팀같은 정신력으로 경기를 펼쳤다"며 단기전에서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역대 6강 플레잉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4강 진출 확률은 무려 96.2%(총 26회 중 25번). 하지만 LG는 지난 03-04시즌 오리온스와의 6강에서 1차전에서 패배한 후 거푸 2경기를 잡아내며 역스윕에 성공한 유일한 기록을 가진 팀이다. 또한 4-5위간의 팀대결에서 정규리그 상위팀의 4강 진출 확률은 69.2%(총 26회 중 18번)이다.
동부와 LG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는 12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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