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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전자랜드 홈 10연승!' 옛 은사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신기성!

홈 10연승~! ⓒKBL


인천 전자랜드가 고양 오리온스에 극적인 한 점차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달렸습니다.

전자랜드는 3일 인천 삼산월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4쿼터 종료 직전 터진 신기성의 3점슛 2방과 집중력있는 수비로 오리온스에 77-76으로 승리를 거두고 6승 3패로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쳤습니다.

전자랜드는 이 날 승리로 지난 2010-2011시즌부터 이어져 온 홈 경기 연승 기록도 10연승으로 늘렸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10연승의 시작이 되는 승리 역시 오리온스 전이었습니다. 전자랜드는 지난 2월 26일 오리온스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78-69로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정규리그에서 10승째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홈경기에서 무려 21승 6패를 기록했던 전자랜드의 안방불패 기운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네요.

참고로 역대 홈 경기 최다 연승 기록은 울산 모비스가 2006-2007시즌 기록한 12연승입니다. 당시 12연승째의 상대팀이 바로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부산 KTF였다는 사실.

감독님 죄송해요~ ⓒKBL

전자랜드의 향후 홈경기 일정은 5일 SK전과 9일 삼성, 12일 인삼공사전이 있습니다. 중간에 원정 경기가 하나도 없는 한 시즌에 한번 올까 말까한 완전 '꿀'스케쥴이네요.

SK전과 삼성전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역대 홈 경기 최다 연승 기록에 타이를 이루게 되고, 인삼공사 마저 잡으면 KBL 신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최근 상승세인 SK전에서 승리한다면 주춤한 삼성전에서 타이 기록을 노려 볼 수 있을 것이고, 삼성마저 이긴다면 부담스러운 인삼공사전에서 대기록을 기대해 볼만 합니다.

전자랜드는 잭슨 브로만이 23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문태종이 17점, 주태수가 12점을 넣었습니다. 여기에 신기성이 4쿼터 막판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몰아 넣는 등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결국 승리를 챙겼습니다.

과거 부산 KTF(현 부산 KT)의 전성기를 열었던 추일승 감독과 신기성이었지만 역시 프로의 무대는 냉정합니다. 신기성은 이 날 3점슛 3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고, 5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신인 함누리 또한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버져비터를 넣은 것을 비롯해 8점으로 뒤를 든든히 받쳐 주었습니다. 전자랜드는 필드골 성공률(전자랜드 45%, 오리온스 49%)에서 오리온스에 뒤졌지만 리바운스 숫자(전자랜드 36, 오리온스 24)에서 크게 앞선 것이 경기 막판 승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경기 초반까지는 오리온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리온스는 조상현과 크리스 윌리엄스가 득점을 주도했고, 특히 그동안 자동문과 같았던 외곽 수비에서 어느 정도 로테이션이 지켜지며 초반부터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전반에 4개의 3점포를 쏘아올리며 41-39, 2점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최진수가 7점을 몰아넣은 3쿼터에 점수차를 더 벌릴 수 있었지만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그 사이 전자랜드는 3쿼터에만 10점을 집중시킨 문태종을 중심으로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4쿼터 중반 역습 찬스에서 신기성에게 찬스가 왔고, 백전 노장 신기성은 홈팬들을 흥분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신기성이 연거푸 2개의 3점슛을 꽂아넣으며 승기를 잡는가 했지만 곧바로 강혁이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며 오리온스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찾아옵니다.

오리온스는 윌리엄스의 2점슛으로 77-76, 턱밑까지 점수차를 좁혔고, 이어 전자랜드 문태종의 회심의 3점슛이 림을 벗어나며 역전승의 찬스를 잡게 됩니다.

하지만 15초를 남기고 시작된 오리온스의 마지막 공격은 이동준이 무리하게 점프슛을 시도하면서 공은 림을 맞고 나왔고, 승리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전자랜드 이현호가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데 성공하면서 그대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오리온스의 마지막 공격은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오리온스의 마지막 공격 때 코트에 나선 양팀의 라인업을 보면 전자랜드는 신기성-강혁-문태종-이현호-주태수, 오리온스는 전정규-김민섭-허일영-이동준-크리스 윌리엄스 였습니다.

전자랜드의 외국인 선수 브로만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난 상황에서 세컨 리바운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최진수를 기용하고, 크리스 윌리엄스에게서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 윌리엄스가 포스트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남습니다.

브로만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주태수와의 매치업을 하게 되는 윌리엄스가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죠. 거기다가 윌리엄스를 막기 위해 전자랜드가 더블팀 수비를 들어온다면 그 상황에서 빈자리를 찾아서 빼주는 패스의 달인이 바로 윌리엄스입니다.

물론 전자랜드가 파울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윌리엄스를 파울로 끊으면서 시간만 보내는 나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수도 있고, 또한 윌리엄스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공 운반을 시키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안쓰러운 오리온스의 가드진을 생각한다면 추일승 감독이 윌리엄스에게 팝아웃을 지시한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죠.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 마지막 오리온스의 공격은 참 아쉽습니다. 결국 오리온스는 1라운드를 1승 8패, 최하위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몇 시즌전에 서울 삼성에서 뛰었던 레더는 뛰어난 기량에 블랙홀의 기질을 보이며 삼성을 레더 썬더스로 만들었죠. 지금의 오리온스는 조금 다른 의미로 윌리온스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지나친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가 결국 모든 것을 다 망치고 있어 보입니다. 확실한 리빌딩 시즌도 아니고,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지 6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까지 전혀 감독의 색깔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지난 해 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지금의 오리온스에게 연패 탈출의 길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2라운드를 넘어 3라운드가 지나면 윌리엄스의 체력적인 문제도 나타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땐 어떤 해답을 내 놓을 수 있을까요.

화려했던 예전 오리온스의 모습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는 걸까요. 그 시절 오리온스를 이끌었던 주역들은 모두 고전하고 있네요. 김승현은 법정 싸움 중이고, 김병철은 2군 감독으로.........그리고 팀을 이끌던 김진 감독은 LG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있죠.

오리온스의 다음 경기는 바로 그 김진 감독이 이끄는 올 시즌 나란히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창원 LG와의 경기입니다. 양 팀 모두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과연 2라운드 첫 승을 거두는 팀은 어느 팀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