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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모비스 나와!" 동부 3연승으로 4강 진출


원주 동부 치어리더 ⓒ KBL

초보 감독 강동희 원주 감독이 결국 사고를 쳤다.

동부는 14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손준영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LG에 77-66으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동부 김주성 ⓒ KBL

동부는 10일 열린 1차전에서 접전끝에 승리를 거두더니 2,3차전에서는 막판 집중력과 식스맨들의 깜짝 활약이 더해지면서 난적 LG를 3경기만에 격파했다. 동부의 3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부는 오는 20일부터 정규리그 1위팀인 울산 모비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데, 무려 6일간의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김주성의 발목 부상을 돌보고 체력소모가 큰 빅맨들에게 휴식시간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비스를 상대로 전술적으로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다는 점은 강동희 감독에게는 가장 반가운 점일 것이다.

동부는 LG와의 3차전 내내 장신 포워드들을 활용한 '질식' 골밑 수비로 문태영의 예봉을 꺾는데 집중했다. 외곽에서 3점슛을 다소간 허용하더라도 문태영의 창끝을 무디게 함으로서 팀의 공격력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1차 목표였고, 또한 LG에서 강대협과 조상현이 나올 경우 여기에서 미스매치를 활용한 공격으로 선수 운영폭을 줄이겠다는 계산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다.

시리즈내내 문태영의 공격은 외곽으로 멤돌았고, LG의 가드진은 문태영에게 공 투입하는 것을 주저했다. 결국 가드진이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정확한 슛을 던질수 밖에 없었고 승부처에서 문태영을 대신할 스코얼러가 부족했다.

하지만 앞으로 동부가 상대해야하는 모비스는 LG와는 다르다. 유기적이고 끈끈한 조직력의 대명사인 모비스는 동부로서도 우승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할 가장 큰 산이다. 모비스는 올 시즌 MVP 함지훈과 양동근이 축이돼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다. 동부는 김주성과 박지현-표명일이 양동근-함지훈을 얼마나 막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리그내 가장 다이나믹한 센터인 브라이언 던스톤을 얼마나 상대할 수 있을지도 숙제다. 모비스는 함지훈-양동근 외에도 내외곽에서 소위 미쳐줄 수 있는 선수가 많아서 수비 전술을 가다듬는데 더욱 공을 들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 조나단 존스 ⓒ KBL

동부는 LG와의 3차전에서 크리스 알렉산더에게 골밑을 장악당하며 끌려갔지만 골밑에서 김주성과 조나단 존스가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양팀은 3차전에서도 전반에 34-34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승부의 추가 급격히 동부쪽으로 기울었고,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무게 중심에는 손준영과 마퀸 챈들러가 있었다. 손준영은 3쿼터 혼자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동부는 LG의 지역 수비를 효과적으로 분쇄하며 손준영에게 잇달아 찬스를 허용했고, 손준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챈들러 역시 7점을 추가하며 문태영이 혼자 10점을 넣으며 분전한 LG에 58-48로 앞서나갔다.

LG는 4쿼터 이현준의 외곽슛을 시작으로 동부를 추격하려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가 쏟아지고, 선수들이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볼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여기에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던 문태영은 4쿼터 단 2득점에 그치며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동부는 김주성이 1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10점 만점에 10점'짜리 활약을 펼치며 동부의 중심에서 맹활약했고, 존스와 챈들러 두 외국인 선수가 27점을 합작했다. 특히 앞선 두 경기에서 감정 조절에 실패하며 시한폭탄같았던 챈들러는 이 날 자기 조절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며 5반칙으로 퇴장당하기 전까지 맹활약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손준영이 13점, 윤호영이 9점을 기록하는 등 선수 전원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또한 적절한 지역수비로 경기 중 김주성의 체력 세이브에 성공함은 물론 빠른 로테이션으로 LG의 외곽슛을 꽁꽁 묶었다. LG의 주포인 조상현과 강대협은 이 날 단 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데 그쳤다.

동부는 3점슛을 단 8개만 시도(5개 성공)하는 등 골밑을 중심으로 한 확률 높은 공격을 실시한 반면, LG는 22개의 3점슛을 시도해 7개를 성공해 성공률도 낮았지만 슛성공률이 높은 조상현, 강대협보다 백인선, 이현준 등의 시도갯수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동부의 수비에 대해 선수들이 제대로 빈자리를 찾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LG 전형수 ⓒ KBL

지난 시즌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물러났던 LG는 올 시즌 문태영이라는 특급 신인을 보유하고도 동부에 3-0으로 완패를 당했다. 특히 변화무상한 동부의 수비에 대해 허둥지둥하며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다는 것은 강을준 감독은 물론 LG 코칭스텝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할수 없다. 올 시즌을 끝으로 LG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강을준 감독으로서는 지난 해보다 더 나쁜 마무리를 하게돼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동부는 오는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모비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