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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부상 악몽 KT, '12월 위기설' 현실이 되나?

ⓒ KBL



부산 KT가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69-79로 패하며 시즌 두 번째 연패에 빠졌습니다. 반면 모비스는 올 시즌 원정 첫 승을 거두며 기나긴 5연패에서도 벗어났습니다.

KT로서는 올 시즌 홈 경기 4연승 행진이 멈추면서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동부의 선두권과의 격차가 2경기차로 벌어졌고, 반대로 4위 삼성에게는 반 경기차로 쫓기게 되었습니다.

KT로서는 지난 금요일 잠실 원정길에서 삼성에 연장접전 끝에 패배하면서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입은 타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모비스의 빠른 로테이션에 수비에서 계속 허점을 보이며 외곽 노마크 찬스를 자주 허용했습니다.

모비스는 노경석-박종천의 노-박 외곽포가 버티고 있는 팀이었습니다. 모비스는 1쿼터 노경석의 외곽슛과 엑페리건의 골밑 돌파가 호조를 보이며 KT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KT역시 박상오와 조성민이 공격을 주도하고 제스퍼 존슨이 득점 지원에 나서며 전반을 39-36으로 앞선 채 마쳤습니다.

올 시즌 모비스는 KT와의 상대전적에서 3쿼터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앞서 열린 2번의 맞대결에서도 전반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도 후반에 급격이 무너졌습니다. 2라운드가지의 맞대결에서는 후반 득점이 27.5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KT가 전반이 끝난 뒤 수비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잘해서 후반전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선수층이 얇은 모비스의 포워드진이 체력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후반전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날의 모비스는 달랐습니다. KT가 전반 종료 직전 박상오라는 에이스를 잃은 반면 모비스는 노경석, 박종천, 엑페리건이 줄줄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악재 속에서도 양동근이 팀을 믿음직하게 이끌고, 크렌스베리가 골밑을 지키는 사이 최윤호가 좋은 모습을 보이며 KT에 리드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4쿼터 KT는 찰스 로드의 골밑 공격을 앞세워 모비스를 무섭게 추격해 갔지만 4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터진 양동근의 버져비터 3점슛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고, 이어 노경석의 3점슛 2방이 터지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부상병동'이 된 KT, 12월이 위험하다!

이날 경기에서 KT는 팀의 가장 중요한 공격 옵션 중 한명인 박상오를 잃은 채 경기를 치뤄야 했습니다. 이날 박상오는 전반 종료직전 모비스의 골대를 향해 달려 들다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락커룸으로 트레이너에게 업혀서 들어갔지만 3쿼터 초반 경기에 다시 투입되어 문제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아웃되더니 더 이상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KT 박상오 ⓒ KBL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만 15점을 넣는 등 최근 팀의 제 1공격 옵션이던 박상오의 부재는 단순히 득점력의 문제 뿐만 아니라 높이의 약점도 고스란히 노출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결국 후반들어 KT는 결정적인 리바운드를 수차례 내주며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박상오의 공백과 함께 이날 경기에서는 표명일이 경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지난 삼성과의 경기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해 당분간 정상적인 경기 출전이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부상병동 KT가 되었습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영환이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 해 KCC와의 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김도수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지난 해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던 포워드진의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타 포지션 역시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조성민의 공백과 주전 포인트 가드로 등용될 표명일의 공백시 이를 메울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늘 불안거리였습니다.

하지만 가드진에서는 양우섭과 조동현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공백을 메우고 있었고, 포워드진에서는 크레이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상오의 급격한 기량 발전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렇지만 김도수가 복귀 시점을 놓고 경기 감각을 익히던 중 또 다시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되었고, 송영진의 부상 역시 회복 시간이 길어지면서 포워드진에 걸리는 하중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타 팀에 비해 뛰는 양이 많은 공격과 수비 전술을 구사하는 KT에서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 공백은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현재 KT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송영진의 부상 복귀입니다. 외국인 선수인 찰스 로드를 제외하면 팀내 최자신 포워드인 송영진은 KT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입니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3점슛이 가능한 송영진은 쓰임새가 많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서장훈, 김주성 등 국내 빅맨들을 상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실제로 송영진은 지난 해 KT가 전자랜드를 상대함에 있어서 서장훈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송영진이 건강한 시즌을 보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박상오를 3번으로 전향시켰습니다.

KT 송영진 ⓒ KBL

하지만 송영진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면서 박상오는 수비에서는 4번, 공격에서는 3번의 역할을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모비스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이 당장 경기 출장에 지장을 줄 경우 KT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KT는 2군에 있던 이상일과 박상우를 경기에 출전 시켰습니다. KT의 가장 큰 장점이 포워드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KT가 얼마나 부상 선수로 인해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지 잘 알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현재 KT는 최민규, 송영진이 부상으로 빠져있습니다. 여기에 표명일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가드진에도 큰 공백이 예상됩니다. 양우섭은 아직 경험과 공격력이 부족한 모습이고, 박성운의 경우 팀의 포인트 가드로서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들어 공격적인 부분에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표명일이지만 그가 빠짐으로서 가드진의 안정감이 크게 떨어진 모습입니다.

현재 송영진과 최민규의 경우 1월 중순 복귀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표명일이 빨리 제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KT는 정상 멤버가 가동될 때까지 어떻게 버틸지가 선두권 수성의 최대 관건입니다. 최근들어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복귀하고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넘어 하위권 팀들도 조직력이 맞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번주 KT의 일정은 나쁘지 않습니다. 수요일(22일) SK 원정을 가진 후 25일 홈에서 오리온스 전을 치르고, 백투백 게임으로 26일 안양 원정 경기를 가진다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높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팀들과의 경기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 점입니다.

하지만 송영진에 이어 박상오까지 부상으로 경기 출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최근 조직력이 좋아지고 이동준이 살아나고 있는 오리온스전이 큰 고비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olleh' 돌풍을 일으키며 2위를 치지했던 부산 KT.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KT가 이 고비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