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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SK는 팬들에게 입장료를 환불하라!


4라운드 후반까지만 해도 지금부터 바짝 힘을 내면 6강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조금은 있어 보이던 서울 SK. 하지만 올해도 팬들에게 희망 고문만 안기면서 가슴을 까맣게 태우더니...급기야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드디어 올 시즌 GG를 선언하는 경기를 펼쳐 보여주었네요.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는 SK 입니다.

SK는 24일 서울 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96-63, 33점차의 완패를 당했습니다. 33점차 패배는 올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이고, 이밖에도 SK는 이날 한경기를 통해 올 시즌 SK의 모든 문제점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71-33... 입이 열개라도... ⓒ연합뉴스


잠시 옛날 이야기로 좀 돌아가보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SK는 최근 몇 시즌동안 시즌 전에는 항상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주희정을 영입한데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에서 FA자격을 얻은 김효범에게 5억이 넘는 거액을 안겨주며 SK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검증된 외국인 선수인 레더까지 영입한 SK의 라인업은 초호화, 말그대로 국가대표급 라인업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희정-김효범-방성윤-김민수-레더의 마치 오락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라인업을 완성시킨 SK였죠. 하지만 몇 시즌동안 배신을 당해왔던 팬들의 시선은 냉정했지만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역대 KBL 최다승 감독인 신선우 감독이 풀타임 감독을 맡게된 첫 시즌이기 때문에 "신선우 감독이라면 뭔가 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결과는 여러분이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의 길...호화군단 SK가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이 지경이 된걸까요.

다시 졸전을 펼진 24일 동부와의 경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이날 SK는 강력한 동부의 철벽수비에 아무것도 해보이지 못했습니다. 김효범은 경기 투입 2분 50초만에 벤치로 들어가 버렸고, 선발로 출전했던 주희정-변기훈-김효범-자시 클라인허드-김민수가 전반까지 넣은 득점은 단 18점에 그쳤습니다. 올 시즌 전반전 최저 득점 기록은 물론 역대 전반전 최저 득점인 15점에도 단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공교롭게도 역대 전반전 최소 득점 기록 역시 SK가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09-2010시즌 KT&G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SK는 전반에 단 15점을 넣는 졸전을 펼쳤습니다. 1쿼터 8점 2쿼터 7점이라는 극악의 경기를 펼쳤던 SK는 특히 8연패 중에 이런 경기를 펼치며 김진 감독이 시즌 중 사임되는데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기이기도 햇습니다.

그리고 이날 기록을 깨기까지 전반 최소득점 기록 역시 SK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해 12월 26일 LG와의 경기에서 SK는 전반에 단 20점만 넣는 빈공에 허덕였습니다.

한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2점슛 역시 22개를 시도해 단 7개만이 림을 통과했습니다. 자시 클라인허드가 전반 팀 득점의 60%가 넘는 12점을 넣는 동안 나머지 6점은 주희정이 자유투로 2득점, 그리고 변기훈과 김민수가 각각 2점씩을 넣었습니다. 이미 전반전이 끝난 상황에서 50-18까지 크게 벌어진 점수차는 3쿼터 들어서도 줄어들 줄 몰랐습니다.

동부는 농구 vs SK는 핸드볼? ⓒ조이뉴스24

3쿼터 초반 4분 30초동안 득점에 실패한 SK는 김민수가 가까스로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후반전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미 그 시점에서 점수는 60-20으로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1분 후에는 김진호에게 속공을 내주며 64-20, 이 날 경기 최다 점수차로 벌어졌습니다.


솔직히 이게 무슨 프로팀의 경기 스코어 입니까. 이날 코트에 들어선 SK선수들은 프로라는 이름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SK는 스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다양한 마케팅으로 높은 관중 증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올 시즌 역시 저조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5라운드를 마친 현재 평균 관중 수가 5,569명입니다. 8천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의 사정과 저조한 팀성적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많은 숫자죠. 참고로 올 시즌 SK 홈경기 최다 관중은 8,326명으로 지난 2월 4일 KT와의 경기에서 기록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이러한 사랑 속에서도 SK는 3시즌째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쁨을 팬들에게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포테인먼트는 단지 팬들에게 볼거리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스포츠를 통한 기쁨을 주는 것, 그리고 스포츠에서 팬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승리요, 그 다음은 지더라도 명승부를 원하는 것 입니다. 기본적인 경기력이 바닥인 상태에서 무슨 스포테인먼트입니까. 지금의 경기력은 프로의 자질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젠 이 모습이 익숙하네요...ⓒOsen


"프로는 돈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우리가 자주 듣는 말 입니다. 올 시즌 SK의 샐러리캡 소진율은 99.47%입니다. 삼성과 함께 올 시즌 최대입니다. 19억의 샐러리캡 중 빈공간은 딱 천만원 입니다. SK에서 2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총 3명입니다. 주희정-김효범-김민수, 그나마 올해 방성윤이 연봉이 반토막 나면서 이정도지 그렇지 않았다면 샐러리캡을 꽉 채워도 모자랄 정도로 값비싼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팀이 SK입니다. 정말 이름만 들어도 반짝반짝 빛날 것 같은 스타들의 집합체인 SK이지만 현실은 나락입니다.

돈값을 제대로 못하는 선수들이 뛰는 코트, 결국 프로농구도 하나의 상품입니다. 하지만 매력이 없는 상품은 구매자들을 유혹하지 못합니다. 프로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기량입니다. 이 기량이라는 상품의 질이 보장될 때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SK는 프로농구라는 상품이 오히려 가장 매리트 있는 상품이 아닌 겉절이가 되는 느낌입니다.


SK는 선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 코칭 스태프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특히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선수들을 사랑하고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는 수 많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매년 관객 동원 성적이 좋다고 언론 기사만 뿌려댈게 아니라 진짜 스포테인먼트를 펼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 바로 이기는 농구, 재미있는 농구를 해야 합니다.

제발 더 이상 SK가 농구팬들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SK의 선수 구성으로 지금의 성적은 말 그래도 대한민국 농구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주범밖에 되지 않습니다.

SK,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에휴...

언제 기쁨 주실건데요?ㅜㅜ ⓒSK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