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6라운드로 접어든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는 지난 두달여간 단독 선수드를 질주해 온 부산 KT가 제스퍼 존슨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잠시 주춤한 사이 2위 인천 전자랜드가 5라운드에서 6승 3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2경기차로 바짝 추격하며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의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여기에 언제나처럼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는 전주 KCC와 김주성이 버티고 있는 원주 동부 역시 여차하면 선두권 경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 노선인 6위 자리를 놓고 벌이던 LG와 SK의 경쟁은 최근 SK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어느 정도 교통 정리가 끝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과 LG의 승차 역시 좁아지면서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 후반 각 팀들의 치열한 순위싸움과 함께 득점과 리바운드를 비롯한 각 부문의 개인 타이틀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확실할 것으로 보이던 득점왕 타이틀은 최근 애론 헤인즈의 페이스가 떨어진 틈을 타 지난 시즌 득점왕인 문태영이 맹렬히 추격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과연 문태영이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반쪽 선수로 평가받았던 헤인즈가 리그 초반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6라운드를 앞두고 두 선수의 득점왕 타이틀 경쟁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더 이상 2인자의 설움은 없다' 애론 헤인즈
올 시즌 초반 애론 헤인즈의 손끝은 정말 말그대로 뜨거웠습니다. 아시안 게임 멤버가 대표팀에 차출된 이후 애론 헤인즈는 삼성의 확실한 A급 득점원으로 활약하며 삼성의 깜짝 상승세를 그야말로 주도했습니다.
애론 헤인즈 ⓒKBL
일부에서는 06-07시즌 이후 4시즌만에 30점대 득점왕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오리온스와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41점을 집중시키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습니다.
헤인즈의 가장 큰 장점은 중계방송 중에 해설자분들께서도 자주 언급하셨던 것 처럼 수비수의 생각보다 반박자 빠르게 올라가는 슈팅 타이밍과 국내 선수와의 2대2에서 귀신처럼 자신의 슈팅 공간을 확보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또한 적극적인 골밑 돌파에서도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며 끝까지 골대를 향하는 집중력이 있었기에 리그에서 가장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는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헤인즈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자유투 시도 횟수는 7.2개로 1위 입니다. 평균 자유투 성공률이 85.5%이니 경기당 6점 가량을 자유투로 득점하는 셈이죠.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헤인즈가 처음 KBL에 데뷔해서 자유투를 던질 때 가운데가 아닌 골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한참 치우친 곳에서 자유투를 던지던 모습을요. 올해는 그 치우침이 예년에 비해 많이 가운데로 옮겨왔더군요.
철옹성같던 헤인즈의 득점왕 등극에 조금씩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것은 5라운드부터 삼성이 팀 성적이 떨어지고 헤인즈 역시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이며 그간 보여주었던 폭발적인 공격력이 다소 주춤하면서 입니다.
사실 헤인즈는 그동안 한국 무대에서 첫 번째 외국인 선수 옵션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도 던스톤의 백업으로 15분 가량을 소화하는 선수였고, 한국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가 헤인즈가 시즌 막판까지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지 않을 수 있냐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 상에서 센터 포지션에 많은 선수가 몰려 있는 외국인 선수와의 매치업에서 과연 헤인즈가 리그 후반까지 꾸준함을 보일 수 있냐 역시 문제였는데...이게 4라운드까지는 25분 내외의 경기 출전 시간을 가지며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5라운드 들어 삼성 선수들간의 2대2가 흐트러지면서 삼성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그동안 재미를 봤던 헤인즈 역시 조직적인 플레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규섭과 김동욱의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조직력이 무너진 부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만 이 포스트에서 논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헤인즈는 5라운드에서 단 14.8점에 그치고 있습니다. 리그 전체 평균 득점에서도 23.7점으로 뚝떨어졌구요. 그러면서 2위인 문태영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상 첫 득점왕 2연패를 노린다!' 문태영
문태영 ⓒKBL
총 득점은 967점으로 1위인 헤인즈와의 점수차는 75점차 입니다. 이제 겨우 9경기가 남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차이이겠지만 최근의 페이스만 놓고 본다면 역전 우승이 불가능하지 만도 않습니다.
지난 해에도 문태영은 시즌 내내 줄곳 득점 선두를 달렸고, 6라운드에서도 평균 21.4점을 넣으며 결국 KBL 데뷔 첫 해에 득점왕의 영예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3경기에서도 평균 23점씩을 넣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득점 1위인 헤인즈는 현재 총 1.042점을 득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라운드 9경기에서는 단 133점을 추가하는데 그쳤습니다. 만약 헤인즈가 6라운드에서도 5라운드와 같은 페이스를 보인다면 헤인즈의 총 득점은 1,175점이 됩니다. 그럴 경우 평균 득점은 22.16점(53G 출전)입니다.
문태영이 5라운드의 페이스를 6라운드까지 유지한다고 생각한다면 문태영의 예상 득점은 5라운드까지 넣은 총 득점 967점에 5라운드 득점인 181점을 더해 총 1,148점으로, 평균 21.25점(54G 출전)으로 역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수치적인 예상은 정말로 단지 예상일 뿐입니다. 현재의 평균 2.2점차가 단 9경로 뒤집어 지는 것도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니고, 헤인즈가 6라운드에서도 부진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문태영이 만약 정말로 6라운드 대역전극을 펼치며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할 경우 KBL 사상 첫 득점왕 2연패를 기록하는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입니다. 프로원년인 1997년 시즌 칼레이 해리스가 평균 32.3점의 기록으로 첫 득점왕에 오른 이후 2년 연속 득점왕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첫 국내 선수 득점왕 타이틀도 바로 문태영이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KBL에서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헤인즈와 사상 첫 KBL 2년 연속 득점왕을 향한 문태영의 마지막 도전은 충분히 박수 받아 마땅합니다. 헤인즈와 문태영의 손 끝을 마지막까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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