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15일 울산 모비스와 전주 KCC의 경기로 막을 올린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가 6개월간의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오늘은 지난 6개월동안 열린 270 경기 중 주관적인 관점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프로농구를 보면서 느낀 점은 지난 시즌 유재학 감독과 울산 모비스가 보여준 짜임새 있고 스피디한 농구가 다시 한번 득세한 한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부산 KT의 놀라운 성적이 일조하긴 했지만 다른 팀 역시 올 시즌 KT나 지난 시즌 모비스와 같은 팀컬러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전통의 강호인 전주 KCC와 원주 동부의 높이 싸움에 서장훈과 허버트 힐, 문태종이라는 새로운 트리오로 무장한 전자랜드가 가세하며 올 시즌 KBL은 시즌 내내 높이와 스피드의 맞대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높이와 스피드 농구의 진수를 보여준 경기가 바로 지난 12월 29일 전주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부산 KT의 3라운드 맞대결이었습니다.
KCC는 12월 11일 KT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패한 이후 무려 6연승을 달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6연승 속에는 전자랜드는 물론 당시 상승세에 있었던 삼성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8일 만에 설욕의 기회를 잡게 됩니다.
부산 KT는 3라운드 초반부터 본격적인 선두 경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올 시즌 일취월장한 박상오가 매 경기 두 자리수 득점을 착실히 올려주고, 아시안 게임에 다녀온 조성민이 나머지 선수들과의 원활한 경기를 풀어가기 시작하면서 팀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여기에 송영진과 조동현, 두 노장의 소금과 같은 플레이가 더해지며 그야말로 달리는 농구의 완성형을 이뤄가고 있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KT는 물론 KCC 역시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말 그대로 농구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3라운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저득점 경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양팀은 모두 높은 야투 성공률로 공격에 힘을 더했고, 여기에 빠른 속공과 적극적인 외곽포로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전반까지 양팀은 제스퍼 존슨과 크리스 다니엘스가 각각 KT와 KCC의 득점을 이끌었고, 여기에 `박상오가 9점 추승균과 전태풍이 각각 7점씩을 넣으며 45-43으로 KT가 근소하게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KT는 송영진이 10점을 몰아 넣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KCC 역시 추승균과 다니엘스가 내외곽에서 정확한 슛으로 추격에 나서며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치 앞도 알수없는 승부를 벌인 양 팀은 4쿼터 초반 제스퍼 존슨과 박상오가 득점을 주도하며 KT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는가 했지만 KCC 역시 경기 종료 직전 제럴드 메릴이 극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며 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습니다. 여기서 울려 퍼진 MBC 스포츠 플러스 정우영 캐스터의 "백대백"이라는 외침은 이 경기가 왜 올 시즌 최고의 경기인지를 알게해준 극적인 외침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양팀 모두 백점짜리 경기를 4쿼터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연장들어 KCC는 하승진이 골밑에서 압도적인 높이의 위력을 발휘하며 혼자 8점을 넣었지만 KCC의 연장전 팀득점은 이 8점이 끝이었죠. 4쿼터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던 추승균이 연장전에 무득점에 그쳤고, 크리스 다니엘스와 제럴드 메릴이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승부를 뒤집는데 실패했습니다.
반면 KT는 조성민이 연장전 초반 3점슛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박상오가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아프리카에서 제공하는 당시 경기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입니다. 정말 이 날 경기는 꼭 다시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한국 농구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최고의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일 경기를 끝으로 다사다난 했던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경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올 시즌 최고의 경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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