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의 유망주인 최진수의 행보가 또 다시 불투명해 졌습니다.
오늘 문화일보는 오랜만에 최진수에 대한 근황을 기사로 전했습니다.
기사링크 (문화일보)
기사 내용의 골자는 한국행을 결심한 최진수가 연세대에서 국내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결론적으로 연세대 입학이 힘들어 지면서 진로가 다시 불투명해졌다는 점입니다.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의 NCAA를 거쳐 NBA에 진출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유망주 최진수는 또 한번 고개를 떨궈야 했습니다. 그동안 국가대표 차출과 탈락을 반복하면서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연세대에서 훈련중이던 최진수 ⓒ바스켓코리아
최진수는 지난 1월 미국 매릴랜드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KBL 전육 총재에게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해달라고 쓴 편지가 공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형평성의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불발. 그리고 또 다시 몇달의 방황 끝에 입학에 관한 모든 문제를 연세대측에 일임하는 조건으로 연세대에 훈련에 몸만들기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사이 최진수는 아시안 게임 예비 엔트리에 올리며 기회가 찾아오는 가 했지만 또 한번 과거의 기억을 상기한 채 이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것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부분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년 가까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던 최진수 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난 7월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단국대와의 대학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 김만진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진수의 입학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만진 감독은 "최진수는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다. 이렇게 계속 방황하게 방치할 수 없다"고 최진수의 연세대 입학을 강하게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연세대는 최진수에게 입학 불가 통보를 내렸습니다.
대학의 입학 규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어 최진수의 편입 혹은 신입생 입학이 불가한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사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진수의 연세대 입학 실패에는 대학내 규정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외적인 문제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고 보입니다.
최진수의 기량은 이미 대학무대에서는 최정상입니다. 아마도 최진수가 연세대에서 뛸수 있었다면 다음 시즌 연세대는 그야말로 무적함대로 돌변할 수 있을 겁니다. 한 학년씩 진급할 박경상, 장민국, 김승원, 김민욱, 김지완, 전준범 등의 막강한 기존 멤버에 내년 신입생으로 입학할 고교 최대어 중 한명인 김기윤, 주지훈(이상 경복고)이 가세할 연세대의 멤버는 그야말로 후덜덜이죠. 여기에 최진수가 가세한다면 올 시즌 중앙대의 4학년 트리오 오세근-김선형-함누리의 뒤를 잇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게 될 수도 있었습니다.
처음 최진수가 연세대에서 뛰겠단 의사 표시를 했을때는 정말 내년에 연세대가 전승으로 대회 싹쓸이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다른 대학의 견제가 없었다고 볼 수 없겠죠. 내가 못 먹을 떡이라면 남도 못 먹게 하는...그런 심리가 바탕에 깔린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 최진수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좁습니다. 먼저 내년 KBL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이 있고, 타 대학으로의 진학 여부를 타진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상무 입대가 있습니다.
KBL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은 KBL의 드래프트 참가 선수 자격을 따져본다면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KBL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드래프트 참가 선수의 자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선수의 자격
1) 국내 선수 ⇒ 규약 제89조 국내 신인
선수의 자격
① 국내 신인 선발 대상 선수가 되고자 하는 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자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격이 있어야
한다.
- 4년제 대학 졸업 예정 선수
- 대학 재학중인 선수로서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신인 선수 선발에 신청한 자
-
고교 졸업 예정자 및 고교 졸업자, 대학 졸업자로서 신인 선수 선발에 신청한 자
- 고교 졸업 또는 동등 이상의 자격을 갖춘 선수로서
해외에서 활동하다 귀국하여 신인 선수 선발에 신청한 자
② 해외동포로 KBL 구단에 지명되거나 선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는 자로서
신인 선수 선발에 신청한 자
최진수는 상기 내용 중 굵은 글씨로 표시된 내용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마 최진수 선수가 다음 시즌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면 이번 드래프트는 역대 손꼽히는 드래프트가 되겠죠. 오세근, 김선형, 함누리, 김현민, 김동량, 정창영 등 쟁쟁한 4학년 멤버들에 최진수가 끼어든 드래프트라..생각만해도 흥미진진하군요.
두 번째로 국내 타 대학으로의 진학을 타진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대학에 입학해 한국무대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후 2012년 드래프트에 참가하거나 그 다음 해 드래프트에 나서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세대쪽에서 학점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는 만큼 타 대학에서도 입학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물론 한 대학이 나서서 최진수를 입학 시킬 수는 있겠지만 특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부담감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마지막 방법은 상무 입대를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한 후 다시 KBL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것 입니다. 최진수 정도의 상품성과 실력이라면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무에서 한국 농구와 문화에 익숙해지고, 꾸준한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린 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상무도 농구대잔치와 전국체전 그리고 KBL 2군 리그 참가 등을 통해 매년 30경기 이상을 치르고 있습니다. 특히 상무 선수들은 현재 KB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무에 입대할 수 있다면 병역을 해결하고 농구를 그만둘때까지 꾸준히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농구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인 광저우 아시안 게임은 물건너 갔으니 말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농구 선수가 방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또한 그 동안 최진수가 받았을 스트레스와 어떤 배신감에 대해서도...
하루 빨리 최진수가 바라는대로 농구에 전념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찾아서 마음껏 농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이미지 하단에 출처를 남겨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