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기회! ⓒKBL
지난 2010-2011 프로농구에서 전주 KCC를 우승으로 이끈 허재 감독이 2년만에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다시 한번 아시아 재패에 나섭니다.
지난 9일 국가대표협의회(의장 신동파)는 허재 감독을 정식으로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하고, 동아시아 농구 선수권대회에 참여할 국가대표 12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명단
-감독 : 허재
-코치 : 이훈재, 김상식
-가드 : 강병현(상무),김선형(SK),박찬희(한국인삼공사),양동근(모비스),이정석(삼성),조성민(KT)
-포워드 : 김영환(상무), 양희종(한국인삼공사)
-센터 : 김승원(연세대), 김종규(경희대), 오세근(한국인삼공사), 이승준(삼성)
-감독 : 허재
-코치 : 이훈재, 김상식
-가드 : 강병현(상무),김선형(SK),박찬희(한국인삼공사),양동근(모비스),이정석(삼성),조성민(KT)
-포워드 : 김영환(상무), 양희종(한국인삼공사)
-센터 : 김승원(연세대), 김종규(경희대), 오세근(한국인삼공사), 이승준(삼성)
그동안 한국 농구를 꾸준히 보아오신 분들이라면 이번 대표팀 명단을 보시면 상당히 생소할 것 입니다. 지난 몇년간 대표팀에서 단골메뉴처럼 보아왔던 선수들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허재 감독의 인터뷰 내용처럼 "젊고 잘 뛸수 있는 선수"로만 구성된 대표팀입니다. 특히 김주성과 하승진의 이름이 빠진 것이 이채롭습니다.
지난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비교해 본다면 연속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박찬희, 양동근, 이정석, 조성민, 양희종, 오세근, 이승준의 7명입니다. 아시안 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김선형(서울 SK)과 상무에 입대한 강병현과 김영환(부산 KT)이 나란히 새롭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특히 대학 선수로 김승원과 김종규가 엔트리에 선발된 것이 새롭습니다.
광저우 최고의 히트 상품 조성민! ⓒKBL
주최국인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 몽골 등이 참여합니다. 이들 6개 팀 중 상위 4팀이 9월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중국, 홍콩과 함께 A조에 속한 한국팀은 무난히 아시아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별 예선에서 홍콩만 이기면 아시안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20102 런던올림픽 진출권이 걸려있는 아시안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신예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차세대 대표팀의 슈터 자원을 키우는 일일 것 입니다. 특히 그동안 김주성과 하승진에만 의존했던 포스트 자원에 대한 테스트와 성장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이번 대회 참가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보았던 대표팀 명단과는 상당히 다른 생소한 이름들이 올라있는 대표팀 명단을 만들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표팀 명단은 빠르고 다재다능한 가드들로 앞선을 장악하고, 포워드진의 비중을 다소 낮추는 대신 센터 자원을 다수 선발해 이들 센터들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텐진 참사의 악몽에서 벗어나라!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허재 감독
앞서 지난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감독으로 참가한 바 있는 허재 감독에게 이번 두번째 국가대표 감독 자리는 지난 대회에서의 부진을 씻을 수 있는 명예회복의 기회입니다.
지난 대회에서 허재 감독이 이끈 남자 농구 대표팀은 역대 아시아선수권대회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당시 한국팀의 성적에 대해 아직까지 '텐진 참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한 대회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죠.
요런걸 중국에서도! ⓒKBL
그런데 당시 한국팀은 중국의 벽은 물론이고 귀화 선수들로 전력을 강화한 중동세에 밀리며 최악의 부진을 보였습니다. 특히 대만에게도 패한 것은 정말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대표팀 감독 자리는 등떠밀려서 받은 자리였습니다. 전임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김남기 감독이 갑작스럽게 오리온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직전 시즌 프로농구 우승팀 감독으로서 대표팀 감독 자리를 맡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갚아줄 것'이 있는 허재 감독으로서는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남은 기간 동안 대표팀 운영에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코 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아 농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오는 8월에는 대만에서 윌리암존스컵이 열립니다. 허재 감독으로서는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조직력을 가다듬기 위한 최고의 기회인 실전 대회를 두번이나 치를 수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쉬움 가득했던 광저우...ⓒKBL
만약 올해 '허재호'가 지난 해와 같은 수준의 충분한 지원을 받으면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대회에 참가하면서 조직력을 쌓아간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이후 한국 농구는 세계무대에서 그야말로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인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이는 어느 정도 홈어드벤테이지의 이점도 누린 대회였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중요한 대회에는 번번히 중국과 중동세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일단 이번 대표팀에는 한국 농구의 두 기둥인 하승진과 김주성이 빠졌습니다. 일단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이들 두 선수가 없어도 충분히 예선 통과는 가능해 보이기에 이런 결정이 있었겠죠. 허재 감독으로서는 이번 동아시아 대회와 윌리엄 존스컵에서는 젊은 빅맨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충분히 국제 경험을 쌓게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트 김주성-하승진을 꿈꾼다! '당찬 대학생' 김종규와 김승원은 누구?
지난 해 아시안 게임에서는 이승준과 오세근이 새롭게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김주성과 하승진에만 의존하던 골밑에 다양한 선수들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승준의 성장은 놀라웠죠. 물론 이승준을 그만큼 성장시킨 유재학식 시스템 농구도 빛을 발했습니다.
현 대표팀의 실질적인 기둥 ⓒKBL
그동안 남자 농구 대표팀의 센터 계보는 최근만 살펴보자면 서장훈-김주성-하승진 등 한두명의 선수에 의해 이루어져 왔습니다. 서장훈과 김주성의 경우 이제는 노장으로 서장훈은 이미 대표팀에서 아웃된지 오래고, 김주성 역시 대표팀 은퇴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사실상의 마지막 대표팀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승진에게 40분 풀타임을 요구하는 것은 이정석에게 앨리웁 덩크를 기대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제 남자 농구는 세대교체, 특히 포스트 자원에 대한 세대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혼혈인 이승준도 34세, 이동준은 국가대표가 되기에는 기대 이하. 그렇다면 이제 믿을 것은 KBL 데뷔를 앞두고 있는 오세근과 대학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이고 있는 두 선수. 바로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김종규과 김승원입니다.
김종규 선수는 이미 지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선수라 모두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훈련기간 내내 화끈한 덩크슛의 장면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아시안 게임 최종 엔트리에는 뽑히지는 못했죠. 하지만 대표팀 형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제 기량을 펼쳐 보이며 최고의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준 선수였는데, 이번에 드디어 성인 대표팀에 처음 선발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경희대 김종규 ⓒ점프볼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해 향후 대표팀에서 신장이 좋은 하승진과 스피드가 좋은 김종규가 짝을 이뤄 좋은 궁합을 보인다면 만리장성도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체격적으로 정통 센터를 보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나 골밑에서 성실하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라는 점에서 향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입니다.
대학무대 첫 데뷔 시즌인 지난 2010 대학농구리그에서는 1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최부영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하며 오세근, 김동량, 김승원, 최부경, 방덕원 등 대학무대 최고의 빅맨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평균 기록은 15.7점 11.9리바운드. 경희대가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올해 대학리그를 앞두고는 동계훈련 기간 동안 웨이트를 키우고, 그동안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공을 가지고 하는 움직임에서 자세가 높았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기록은 13.9점 10.7리바운드.
여기에 연세대의 김승원이 가세했습니다. 김승원은 그 동안 아마농구팬들 외에는 크게 알려지지 못했던 선수입니다. 물론 전주고 시절 아마 무대를 평정하는 등 그 기량은 좋은 선수입니다만 아무래도 화려함보다는 성실함으로 승부하는 선수라 오세근과 같은 선수에 비하면 유명세를 타지 않았던 선수죠. 올해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로터리 픽 진입 가능성이 높은 선수입니다. 센터만 놓고 본다면 최부경(건국대)와 함께 1,2순위를 다툴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세대 김승원 ⓒ점프볼
올해 연세대는 좋은 실력을 가진 신입생인 주지훈(경복고 졸)과 김준일(휘문고 졸)이 가세해 기존의 장민국, 김민욱과 함께 대학무대 최강의 포스트를 구축했습니다. 팀내 장신 선수가 많지만 현재 연세대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빅맨은 김승원이죠.
올해 2011 대학농구리그에서는 7경기에 출전해 14.9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입생들과 출전시간을 나누어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경기에서는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으며, 기록상의 수치는 지난 해에 비해 조금 하락했지만 수비를 비롯해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은 작년보다 좋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좋은 신체적인 하드웨어를 충분히 살리는 공격 옵션이 다소 부족한 것이 현재 김승원의 약점이라면 약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이번 대표팀 선발에 있어서 김종규와 김승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9월 아시아선수권을 앞둔 대표팀 예비 명단에 선발 1순위로 김주성과 하승진의 이름이 올라가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아대회와 윌리암존스컵 등을 통해서 두 선수가 충분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의 깜짝 선발로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겨졌던 한국농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서장훈-김주성을 잇는 새로운 포스트 자원이 쑥쑥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이번 대표팀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해 봅니다.
나의 신참이랑 파트너 좀...ⓒ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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