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은? ⓒKBL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프로농구의 계절도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10월 3일부터 10개 구단은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2011-2012시즌의 시작을 준비하게 됩니다. 지난 여름동안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효과적으로 흘렸는지 팬들앞에 내보이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거죠.
그런 와중에 지난 시즌 정규시즌 챔피언인 부산 KT는 2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올 시즌 전열을 재정비한 안양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를 상대로 체육관 적응 훈련을 겸한 연습 경기를 가졌습니다.
지난 2009-2010시즌 새롭게 KT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전창진 감독은 KT를 끈끈한 조직력의 팀을 변모시키며 두 시즌동안 뛰는 농구로 리그를 뒤흔들었습니다. 2008-2009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단 부산 KT는 이듬해 거짓말같은 반전을 이뤄내며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그 기세를 몰아 이듬해인 2010-2011시즌에는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타이인 41승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두 시즌동안 KT는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패퇴하며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마무리를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올 2011-2012시즌 KT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비밀병기' 김도수가 가세했다!
올 시즌 KT는 지난 두 시즌동안 팀을 이끌었던 멤버들이 고스란히 잔류했습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인 박상오를 비롯해 송영진과 조동현 그리고 국가대표 조성민까지 전력 누수가 없습니다.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기 보다 선수단 전체의 유기적인 조직력을 강조하는 토털 농구를 무기로 삼는 KT에게 함께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선수들이 그대로 핵심전력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되는 부분입니다.
부산 KT 김도수 ⓒKBL
지난 2003-2004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데뷔한 김도수는 이듬 해 부산 KT의 전신인 KTF로 이적했고, 추일승 감독의 비호 속에서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였습니다.
정확한 외곽슛 능력에 탁월한 위치 선정과 빠른 컷인 플레이로 내외곽에서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선수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습니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의 메이드 능력은 리그 톱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2010시즌 막판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레이업을 시도하다가 코트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큰 부상을 입었고, 몇번의 큰 수술과 지겨운 재활기간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습니다. 이후 김도수의 모습을 코트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에 두 경기를 나서며 부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기도 했지만 또 다시 연습도중 부상을 당해 팀의 4강 플레이오프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김도수는 지난 여름 드디어 부상을 털고 다시 한번 화려한 날개짓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도수는 지난 6월 SBS골프채널의 아나운서인 정희정씨와 결혼식도 올렸습니다. 이제 안정된 생활 속에서 더욱 운동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졌고, 팀내에서도 중고참에 속하는 위치입니다.
부상으로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김도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얼마나 빨리 과거의 기량을 되찾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29일 사직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도 김도수는 꽤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물렀습니다.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김도수를 위한 전창진 감독의 배려로 보이는데요. 연습 경기 중 김도수가 바닥에 세게 넘어지자 "괜찮아? 안다치게해"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KT로서는 김도수의 가세가 무척이나 반가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멤버 구성에서 KT는 3번 자리가 꽤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5번 자리에는 찰스 로드가 있고, 4번 포지션에는 송영진이 붙박이로 자리해야 합니다. 높이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KT에게 장신 포워드인 송영진의 넓은 범위의 수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5번과 4번 포지션이 방패의 성격이 강하다면 결국 조성민과 박상오가 뛰게될 2,3번 포지션이 창의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문제는 이 두 선수를 받쳐줄 백업 멤버가 부족하다는 것 입니다. 조동현이 있지만 조동현이 투입될 경우 높이에의 약점을 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번과 3번 모두에서 뛸수 있고, 190의 신장을 가지고 있는 김도수의 복귀는 KT에게는 정말 반가운 부분입니다.
김도수는 기본적으로 팀전술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평균 이상의 공격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부상 이전의 기량을 되찾고, 또 얼마나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김도수가 2011-2012시즌 최소 30경기 이상에서 평균 15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가질수만 있다며 KT의 백코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젠 아프지 말아요~ⓒKBL
너무나 커보이는 '제스퍼'의 공백, 새로운 해결사는 누구?
외모는 딕슨 주니어...ⓒKBL
KT가 지난 두 시즌동안 보여준 극강의 모션 오펜스의 핵심은 바로 제스퍼 존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코트에 있는 전원이 쉬지 않고 로테이션을 반복하며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는 KT식 모션 오펜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바로 그 빈공간에 제스퍼의 패스가 들어갈 때 였습니다. 제스퍼는 외국인 선수의 마크맨을 외곽으로 끌어낼 수 있었고, 그로인해 생긴 빈공간을 조성민과 박상오 등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터트려 줄 수 있는 클러치 능력 역시 갖춘 선수였습니다. 여기에 세밀한 패스에도 능하고 전술이해도 역시 높아 리그 내내 보여준 조성민 혹은 조동현과의 2대2 플레이는 매력적인 카드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이 팀당 1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높이의 부담을 느껴야 했던 KT는 결국 찰스 로드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로드는 성실한 선수이지만 제스퍼와 같은 폭발력과 패스 플레이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영리한 가드가 붙어 있다면 골밑에서 빠른 스피드를 살린 오펜스가 가능하겠지만 스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KT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이 제스퍼의 공백, 그리고 팀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누가 해주냐 입니다.
공수겸장 조성민 ⓒKBL
빠른 스피드를 기본으로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조성민 특유의 중장거리슛 그리고 골대를 향해 뛰어들 줄 아는 강심장까지 갖춘 선수가 바로 조성민입니다.
이충희, 문경은, 김병철, 방성윤 등으로 이어져 오던 슈터 계보를 이어갈 가장 강력한 후보가 조성민이었고, 올 시즌 조성민의 활약에 부산 KT의 시즌 성적이 판가름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9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조성민은 2쿼터에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가대표 차출 후 오랜만에 팀에 복귀해 팀의 적응이나 체력적인 부분 모두 우려가 될 만한 상황이었지만 이날 조성민의 플레이는 비록 연습경기지만 '이 선수의 기량이 절정기에 올라섰구나'하는 생각이 들게하는데 충분했습니다.
이날 KT는 전반에 인삼공사에 17점차까지 뒤졌는데, 후반들어 조성민과 양우섭이 득점을 주도하며 점수차를 좁혔고, 4쿼터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리드를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1쿼터 인삼공사 로드니 화이트에게 막혀 고전하던 로드 역시 2쿼터부터 조성민과의 2대2 플레이를 하면서 조금씩 공격의 기세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적극적인 대인 마크로 양희종과 박찬희를 수비하면서 인삼공사의 공격력에 브레이크를 건 선수도 바로 조성민이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인 조성민이지만 올해들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슈팅은 물론이고 코트 내에서의 자신감도 확실히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한 순간 조성민의 손 끝을 떠난 공이 얼마나 많이 림을 통과할지 기대가 되네요.
올 시즌은 조성민에게는 한단계 더 진보할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팀의 주역보다는 조연으로 큰 공헌을 했다면 이제는 명실상부한 팀의 간판스타로 그리고 팀의 에이스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드와의 안정된 2대2 플레이를 이끌어내고, 코트 전방위에서 KT 공수의 핵으로 자신의 역할 그 이상을 해내야 합니다. 본인이 이러한 중압감을 이겨내고 올 시즌 KT를 이끌 수 있다면 KT는 물론이고 한국 농구 전체에 있어서도 확실한 올라운드 슈터 한명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KT의 공수의 핵심은 제스퍼 존슨에게서 조성민으로 옮겨갔습니다. 과연 조성민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치며 부산 KT의 비상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로드야~착하지~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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