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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eBall

드디어 막내린 2위 전쟁, 롯데가 얻은 것과 SK-기아가 잃은 것

이대호의 센스~ ⓒ연합뉴스


치열했던 프로야구 2위 싸움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10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롯데는 김주찬의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홈런 3방을 포함해 22장단 안타를 폭발시키며 한화에 20-2로 대승을 거두고, 이날 기아에 덜미를 잡힌 SK를 밀어내고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습니다.

막판 역전을 노리던 SK와 기아는 롯데가 이날 한화에 대승을 거두면서 자동적으로 8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차전이 문학에서 열릴 지 광주에서 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네요. 아무튼 플레이오프 1차전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리그 막판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2위 싸움은 끝이났지만 아직 야구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플레이오프가 곧바로 다가옵니다. 가을 야구에 초대받은 4팀에 대해 간략히 살펴 보겠습니다.

정규리그 순위 (10월4일까지) ⓒKBO


초짜감독 류중일,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이끌다!

류중일 신입 삼성 감독이 감독 데뷔 첫 해에 사고를 쳤습니다. 삼성을 2006년 이후 5시즌만에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 놓은 것 입니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다소 삐걱거리던 류중일호는 5월 중순부터 선발진을 비롯한 투수조가 안정을 찾으면서 순위를 끌어 올렸고, 결국 6월 28일 드디어 SK를 끌어내리고 1위를 차지합니다. 이후 기아와 치열한 1위 타툼을 벌이면서도 꾸준한 경기력으로 선두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았던 삼성은 7월 23일 이후 단 한번도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7일 두산전에서 5-3의 승리를 거두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페넌트 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안정된 선발진과 중계진은 물론이고, 아시아의 끝판왕에 등극한 오승환을 앞세운 삼성의 마운드는 그야말로 8개 구단 최강의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여기에 개인통산 첫 30홈런이자 첫 홈런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최형우가 중심 타선에서 힘을 내고, 김상수, 조동찬 등 타선 역시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005, 2006년 각각 두산과 한화를 꺾고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삼성은 2000년대 이후 3번 정규리그 우승(2002,2005,2006년)을 차지했고, 그해에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과연 올해도 삼성의 기분 좋은 1위 징크스가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질지 관심입니다.

정공법 택한 삼성, 롯데 2위 만들기 성공!

페넌트레이스 막판 2위가 어느 팀이 될것이냐는 프로야구 팬들의 초미의 관심사 였습니다. 무서운 뒷심을 자랑하는 화력의 롯데와 이기는 경기를 할 줄 아는 SK의 순위 경쟁은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승자는 롯데였지만 롯데가 2위를 차지하는데는 삼성의 공이 컸습니다.

잔여경기 일정이 돌입한 이후 SK는 선두 삼성과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올 시즌 삼성전에서 약했던 SK는 삼성이 페넌트 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9월 27일 이후 4경기를 가졌습니다. 결과는 2승 1무 1패.

페넌트 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이후였지만 삼성은 SK를 상대로 정공법을 펼쳤습니다. 미리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SK전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SK는 삼성전에서 두번을 승리했지만 마지막까지 혈전을 펼치며 출혈이 너무 심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대성공이었죠. 삼성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짓고도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한 것은 가을만 되면 강해지는 SK의 힘을 미리 빼놓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고 봅니다.

알다시피 SK에는 가을에 강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박정권이 있고, 부상에서 복귀한 정근우와 최정 그리고 김광현까지 최근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SK의 강한 불펜진을 생각할 때 SK가 2위를 차지해 충분한 휴식기를 가진 후에 포스트 시즌을 맞게 된다면 비록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간다고 해도 SK의 불펜진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은 SK와의 잔여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결국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롯데의 경우 선발진과 타격이 강하지만 삼성의 투수진으로 롯데의 타선을 상대할 수 있고, 특히 경기 중후반의 불펜싸움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SK의 경우 허리의 힘이 강하고 우승의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 싸움에 능하다는 점은 젊은 삼성에게는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삼성 입장에서는 가장 껄끄러울 수 있는 기아와 SK가 준플레이오프부터 힘을 빼고 올라오기 때문에 이들 두 팀 중 한팀이 2위를 차지한 롯데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충분히 힘을 비축한 삼성으로서는 상대하기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이미 한수 이기고 들어가는 형국이 되는거죠.

결과적으로는 "특정팀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겠다"던 류중일 감독의 말과는 달리 2위자리 몰아주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달콤한 휴식 '얻은' 롯데, 더 강해져 돌아온다!

첫 정규리그 2위 ⓒKBS스포츠 중계화면

페넌트 레이스 후반 롯데를 2위로 견인한 힘은 마무리 투수 김사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반기 내내 뒷문 단속에 전전긍긍했던 롯데는 김사율이 클러저로서 자리를 잡으면서 상승세로 접어들었고, 결국 마운드의 안정이 전체적인 팀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9월들어 계투진이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는 단일리그로 치뤄진 페넌트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2위에 오른 기쁨도 기쁨이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이 벌어지는 16일까지 홈에서 무려 열흘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부상으로 주전 라인업에서 빠져있는 손아섭을 비롯해 여전히 발목이 좋지않은 이대호와 문규현 그리고 체력소모가 심한 포수이면서도 올시즌 125경기째를 뛴 강민호에게 휴식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불펜진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승패에 큰 부담이 없는 한화와의 마지막 2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가용할 투수들을 실전에 투입해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실제로 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20-2로 크게 앞선 9회 2군 무대에서 국내 첫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이용훈이 지난 달 25일 한화전에 이어 열흘만에 마운드에 올랐고,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부첵과 플레이오프에서 중간 계투로 사용할 수 있는 고원준 등을 등판시켜 볼 수 있습니다.

가을에도 부탁해~ ⓒOsen

휴식기동안 부상 선수들이 건강하게 복귀하고,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한다면 지난 3년간 가을잔치의 들러리에 그쳤던 롯데가 올 시즌에는 주인공의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최종적으로 플레이오프의 1군 엔트리가 어떻게 꾸려질지는 알수 없지만 손아섭이 복귀한다면 타자쪽 보다는 투수들 중에서 한두명 정도가 엔트리에 더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송승준과 사도스키가 1,2선발로 나서고 3선발 이후로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상대팀에 따라 부첵이 3선발 그리고 장원준이 불펜에서 대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믿을 만한 좌완 불펜이 강영식 밖에 없는 롯데로서는 좌타자 라인업이 강한 기아나 SK를 상대로는 장원준이 불펜에서 대기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부첵이나 고원준이 3,4선발을 제대로 해준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야 겠지요.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롯데가 플레이오프에서는 단 한번도 탈락한 적이 없다는 점 입니다. 물론 롯데가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9년으로 무려 12년 전입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통산 3번의 플레이오프(1992,1995,1999년)에서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1992년에는 염종석의 어깨와 우승 트로피를 맞바꾸며 통산 두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죠.

지난 3년간 가을 잔치에서 0승(2008년 vs 삼성, 3패)-1승(2009년 vs 두산, 1승 3패)-2승(2010년 vs 두산, 2승 3패)을 거뒀던 롯데가 올해는 3승을 거두며 한국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달콤한 휴식 '잃은' SK-기아, 하지만 우승 냄새를 쫓아간다!

밥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무서워지는 팀이 바로 기아와 SK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두 팀 중 한팀만이 더 오래 가을잔치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희대의 명승부를 펼쳤던 기아와 SK가 이번에는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아와 SK 모두 올해 페넌트레이스는 부상의 악몽 속에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양팀 모두 리그 중반이후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고, 결국 1,2위 다툼을 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던 두 팀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9월들어 사실상 2위 싸움이 힘들어진 기아는 이범호와 김상현 등 부상 선수들에게 휴식과 재활의 시간을 주며 최소한의 전력만을 가동하며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왔습니다.

아래쪽의 LG와 두산, 한화 등이 서로에게 물고 물리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기아는 어느새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완벽한 각성을 이룬 1선발 윤석민과 로페즈의 원투펀치가 위력적이고, 이범호와 김상현이 복귀한다면 중심타선의 무게감은 상대팀 마운드를 충분히 두드릴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최근 주춤한 이용규가 톱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타점을 먹어줄 선수는 많은 기아 타선이죠. 다만 아직까지 이범호의 복귀 소식이 불투명한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리기는 하네요.

투수 쪽에서는 양현종과 트레비스의 구위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불펜이 믿음직하지 못하지만 돌아온 한기주가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2009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기아에게는 큰 힘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계투진이 다소 흔들리는 기아 입장에서는 선발진이 안정된다면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시즌 중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SK지만 신흥강호 SK의 힘은 여전했습니다. 9월 초 4위까지 밀려났던 SK지만 이후 연승 분위기를 타면서 10월 3일까지 롯데와 2위 싸움을 했으니까요.

최근 4년간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무려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SK의 가장 큰 장점은 큰 경기를 치뤄본 선수가 많다는 점 입니다. 특히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광현이 복귀한 것은 SK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타공인 SK의 에이스는 김광현이고 에이스가 마운드에서 팀승리를 지켜줄 때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는 것이니까요.

돌아온 에이스 ⓒOsen

그리고 부상에서 복귀한 정근우가 9월들어 .343의 맹타를 휘둘러 주며 부활했음을 신고했습니다. 여기에 5~6월 SK의 물먹은 타선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던 최정 역시 최근들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강민의 복귀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SK의 가을남자 박정권도 아직까지 부진하지만 큰 경기에서 집중력을 상대 투수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죠. 언제나 상대팀으로서는 SK에서 가장 확실한 한방을 가지고 있는 박정권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SK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가 많아 베스트 팀 엔트리를 짤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김강민과 함께 외야 수비를 책임져야할 박재상과 조동화가 전력에서 이탈해 있습니다. 사실 김강민-조동화-박재상이 모두 외야에 포진되어 있다면 도대체 어디로 공을 보내야 안타가 만들어 질까요? 상대팀 입장에서는 갑갑할 노릇이죠. 단단한 수비가 가장 큰 무기인 SK에게 이들의 공백은 꽤 커보입니다.
그리고 선발 투수도 고민입니다. 김광현이 복귀했지만 송은범의 상태가 아직까지 완전치 못하고 글로버의 상태 또한 미지수입니다.

정우람과 정대현이 있는 뒷문과 이승호가 버티는 중간 계투진은 튼튼하지만 오히려 선발진이 약해진 것이 SK의 고민입니다.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적게는 10경기에서 많게는 17경기까지 소모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인데 아무리 경험많은 투수가 많은 SK일지라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휴식이 필요했던 팀이 바로 기아와 SK인데 그 마지막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기아가 시즌 후반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하며 주전들에게 휴식을 줬던 것에 반해 SK는 막판까지 2위 탈환을 위해 전력투구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력누수는 SK쪽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와 SK는 최근 4년간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이었던 팀들입니다. 다른 어느 팀보다 우승한 자의 환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들입니다. 이제 가을 바람이 불면 알 수 없는 힘이 솓아날 수 있는 팀들인거죠. 각본없는 드라마, 가을 야구가 곧 찾아옵니다. 가을 야구의 첫 시작인 준플레이오프에서 웃는 팀은 어느 팀일까요? 어느 팀이 승리하든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승부로 야구팬들을 흥분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맞대결은 김광현 vs 윤석민의 드림매치가 이뤄질까요? 이 두선수의 맞대결은 처음이 아닌가요? 상상만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