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동부는 초반을 넘긴 프로농구 3라운드 현재 15승 5패로 인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 동부는 김주성이 건재하고 윤호영이 급성장하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 받으면서도 표명일이 빠진 가드진의 약점과 김주성의 아시안게임 공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리그 시작과 동시에 김주성 효과를 누리던 동부는 2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리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김주성이 팀에서 빠지자 남아있던 동부 선수들은 김주성이 가져다주는 안락함을 떨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리그 상위권의 수비력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골밑에서 김주성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에서 약점을 보이며 3연패를 당하고 맙니다. 김주성의 공백이 성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3연패를 당하는 동안 동부의 평균 득점은 67.7점에 그쳤습니다. 특히 10월 24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는 하승진이 빠진 KCC를 상대로 올 시즌 최저 득점인 59점에 그치는 빈공에 그쳤습니다.
모두가 김주성의 공백을 걱정하며 올 시즌 동부의 부진을 걱정할 무렵 동부는 윤호영을 중심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합니다. 서울 삼성을 상대로 78-60으로 승리를 거둔 동부는 이후 열린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합니다.
동부는 박지현과 황진원의 가드진이 강동희 감독의 수비 농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시안 게임 브레이크 이전에 7승 4패를 거두며 상위권 진출에 발판을 만드는데 성공한 동부는 아시안 게임이 끝나고 김주성이 복귀하자마자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아시안게임 직후 열린 부산 KT와의 첫 경기에서 75-65의 완승을 거둔 동부는 이어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무려 32점차의 대승을 거둡니다. 아시안게임 이후 열린 10경기에서 무려 9승 1패의 급격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원주 동부. 그 중심에는 김주성이 있습니다.
'포인트포워드'로 업그레이드된 김주성의 '미친 존재감!'
동부에서는 역시 김주성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겠죠.
김주성은 올 시즌 윤호영-로드 벤슨과 함께 가공할 위력의 트리플 타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동부가 올 시즌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수비력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동부는 경기당 68.8점을 실점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대 KBL사상 최강의 수비력입니다. 기존에는 지난 시즌 울산 모비스가 평균 73.9점을 실점한 것이 역대 최저였는데요. 올 시즌 동부는 이보다도 5점 가까이 적은 실점을 하고 있습니다.
김주성은 아시안 게임 복귀 이후 본인의 득점뿐만 아니라 팀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것 같습니다. 올 시즌 김주성의 평균 어시스트 수치는 경기당 4.0개 입니다. 팀의 4번을 보는 포워드가 이러한 어시스트 수치를 보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합니다. 마치 새로운 포인트포워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포인트포워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현주엽의 경우 통산 KBL통산 397경기에서 평균 어시스트 숫자가 5.2개입니다. 특히 부산 KTF소속이던 04-05시즌에는 53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35분 가량을 뛰며 14.2점 3.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무려 7.8개의 어시스트로 전체 어시스트 순위 2위를 기록합니다. (1위는 김승현 10.5개)
김주성은 현재 4.0개의 어시스트로 어시스트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20위권 이내에 가드 포지션을 제외한 선수는 김주성을 비롯해 단 5명에 불과합니다. 또한 역대 김주성의 통산 어시스트 숫자가 2.6개임을 감안한다면 올 시즌 어시스트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은 로드 벤슨은 물론 윤호영을 살리는 김주성의 노련한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주성은 12월 3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이어 10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어시스트 수치까지 올라가면서 동부의 기둥이라는 점을 더욱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골밑에서 김주성의 패스 감각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수비가 골밑으로 몰리자 외곽에서 박지현과 황진원의 활동폭이 더욱 넓어지는 모습으로 외곽포에서도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3년마다 통합우승' 동부의 기분좋은 예감, 올해는?
동부는 04-05시즌에 이어 07-08시즌에 각각 통합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3년을 주기로 통합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는데요. 올 시즌이 07-08시즌 이후 3년째 되는 시즌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페이스만 놓고 본다면 동부의 행복한 3년 주기설은 희망을 가져볼만도 합니다.
03-04시즌에는 KBL통산 최다승인 40승 14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KCC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동부는 김주성과 자밀 왓킨스의 더블 포스트에 아비 스토리가 가세하면서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습니다. 07-08시즌에도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가 막강 더블 포스트를 구축하며 삼성을 꺾고 2개의 트로피를 모두 싹슬이했죠.
올 시즌 역시 동부는 로드 벤슨이라는 포스트 장악력이 좋은 센터 자원으로 김주성과 위력적인 높이를 구축했고, 여기에 지난 해 실력이 급성장한 윤호영은 외곽슛까지 장착하며 팀의 중요한 공격 옵션으로 활약해주고 있습니다.
'보고싶은 광재...' 동부의 마지막 숙제는?
동부의 마지막 숙제는 바로 정통 슈터가 없다는 점과 주전들의 체력적인 문제입니다.
동부로서는 최근들어 황진원과 박지현의 슛감각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통 슈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동부가 지난 2번의 통합우승을 달성할 때는 팀에 양경민, 손규완, 강대협, 이광재 같은 슈터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내외곽의 조화라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기 대문에 통합우승의 꿈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광재가 군에 입대한 이후 이러한 슈터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 됐습니다. 비록 최근 경기에서 박지현과 황진원의 외곽포가 살아나곤 있지만 외곽에서 터프한 한방을 터트려 줄 수 있는 슈터의 부재는 큰 경기에서 동부의 마지막 고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벤치멤버가 약하기 때문에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부로서는 안재욱과 박범재, 류광식 등 젊은 신인 선수들이 올 시즌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4라운드 이후에도 동부의 지금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를지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김주성도 결국 체력이 떨어지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죠.
동부가 남은 라운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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