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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점입가경 순위 전쟁, 각 팀들의 동상이몽


일찌감치 6강이 확정돼 다소 맥이 빠지게 했던 2009-2010 KCC 프로농구가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다시 한번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3월 2일 현재 각 팀의 남은 경기수는 2~3경기. 하지만 아직까지 6위인 서울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순위는 정해진 것이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시즌 막판 역전에 성공한 KT와 울산 모비스의 1위 경쟁은 물론 6라운드 초반까지만해도 전주 KCC의 자리로만 보였던 3위 역시 동부와 LG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또한 비록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7위인 안양 KT&G부터 10위 오리온스와의 승차가 1.5게임차에 불과해 최하위의 오명에서 탈출하기 위한 각팀의 총력전이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 정규 시즌 우승 트로피는 누구의 품에?


울산 모비스가 무난히 정규시즌 2연패를 달성할 것으로 보였지만 KT의 뒷심이 결국 시즌 종료 1주일을 앞두고 순위표를 뒤집었다. KT는 1일 전자랜드에 승리를 거둔 반면 모비스는 삼성에 일격을 당하며 결국 반경기차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남은 경기는 KT가 경기, 모비스가 3경기. 아직까지 확률적으론 모비스가 유리하다. KT와 동률이 될 경우 득실차에서 앞선 모비스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가 동부에 이어 비교적 쉬운 상대인 KT&G가 남은데 반해 모비스는 탈꼴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리온스에 이어 치열한 3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부와 6라운드 전승 행진 중인 상승세의 LG와 잇달아 경기를 가져야 한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가 창원 원정 경기라는 점은 모비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KT의 전창진 감독은 팀의 1차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으로 4강 직행을 결정지어 다소 여유가 있는 반면, 모비스는 5,6라운드에서 KT에 잇달아 일격을 당하며 결국 막판까지 1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모비스와 KT 모두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정규시즌 우승 프로피의 행방은 시즌 최종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2. 삼성의 6강 파트너는 누구?


전주 KCC가 하승진의 부상 공백 이후 3연패에 빠지며 굳건해 보였던 3위 자리도 위협받게 됐다. 3위를 기록하는 팀은 6위가 확정된 서울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룬다.

지난 해 준우승팀인 삼성은 올 시즌 주전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부침을 겪으며 예전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민-강혁-이정석-이승준-이규섭 등 큰 경기에 강한 한방을 장착한 '타짜'들이 많아 단기전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6개팀 중 가장 전력이 처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그렇기 때문에 KCC와 동부, LG는 3위 쟁탈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8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의 막판 추격이 무섭다. LG는 지난 2월 10일 열린 5라운드 마지막 경기 KT&G전 이후 8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LG는 내심 6라운드 전승은 물론 시즌 3위를 노리고 있다. 3위인 KCC와의 승차는 단 한 경기차. 3일 홈에서 열리는 KCC와의 6라운드 맞대결이 3위 싸움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올 시즌 KCC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3패로 열세에 있다. 또한 득실에서도 -28로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승률이 같은 경우 무조건 KCC에 밀린다. 하지만 최근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LG가 KCC를 대파할 경우 KCC는 최악의 경우 5위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해야 할수도 있다. 

동부 역시 김주성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KCC에 반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동부는 김주성의 공백은 윤호영과 김명훈으로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동부는 김주성이 빠지면서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균열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동부는 2일 SK전에 이어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 모비스와 잇달아 경기를 가진다. 동부가 3위에 욕심을 낸다면 책임감 강한 김주성이 코트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동부 역시 LG나 KCC보다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보인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길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확률적으로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KCC-동부-LG가 모두 동률을 기록하게 된다면 팀 순위는 어떻게 될까?
KBL대회운영 요강 20조에는 '세 팀 이상 이긴 수가 같을 경우, 해당 팀간의 승패를 계산하여 이긴 수가 많은 팀이 상위 팀이 된다'는 항목이 있다. 만약 3팀이 모두 사이좋게 35승씩을 기록했다고 가정해 보자.

KCC와 LG간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KCC가 승리했다고 가정할 경우
KCC는 동부와 LG를 상대로 7승 5패
LG는 KCC와 동부를 상대로 6승 6패
동부는 KCC와 LG를 상대로 5승 7패를 기록했다. 
결국 KCC가 3위, LG와 동부가 각각 4,5위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KCC와 LG간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LG가 승리할 경우
LG는 KCC와 동부를 상대로 7승 5패
KCC는 LG와 동부를 상대로 6승 6패
동부는 KCC와 LG를 상대로 5승 7패를 기록해
LG가 3위를 차지하고, KCC와 동부가 그 뒤를 잇게 된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3일 KCC와 LG간의 경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3. '꼴찌'는 니가 해라.


1위부터 5위까지 승률이 6할이 넘는 욕심쟁이들 때문에 6강 탈락팀은 모두 승률이 3할이 넘지 않는다. KT&G와 전자랜드는 남은 경기에서 2승을 기록한다면 각각 17승으로 3할을 넘길 희망을 보이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7위 팀의 역대 최저 승률은 01-02 시즌 KT의 전신인 KTF가 기록한 .352(19승 35패)였지만 올 시즌에는 그 기록을 더 낮추게 됐다.

5라운드 한때 6위 서울 삼성을 맹추격하며 6강 진출의 희망에 부풀어 있던 전자랜드는 최근 10연패를 당하며 또 다시 8위로 밀려났다. 전자랜드는 탈꼴찌 경쟁을 펼치고 있는 SK-오리온스와 잇달아 맞대결을 펼친다. 2경기에서 모두 패할 경우 최하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 최근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성진의 활약이 눈에 띄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며 자칫 최하위의 불명예를 쓸수도 있다.

올 시즌 팬들에게 기대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준 SK는 02-03시즌 이후 7시즌만에 최하위를 기록할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이번 주 동부-KCC와 잇달아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자칫 연패가 이어질 경우 오리온스와 자리바꿈을 할수도 있다. 마지막 경기는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가 예정돼 있다.

지난 08-09시즌 최하위는 올 시즌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부산 KT의 전신인 KTF가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