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BasketBall
'예고된 재앙!' 농구대잔치 사태, 합리적인 해결책은?
외계인반란군
2010. 11. 24. 15:52
중앙대 오세근 ⓒ 점프볼
한국 농구의 가장 빛나는 시절을 열었던 농구대잔치가 28년만에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19일까지 참가신청서를 접수했지만 농구대잔치의 핵심인 1부리그 대학팀 12개 대학이 농구대잔치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실질적인 대회 운영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지난 1998년 프로농구 출범이후 농구대잔치는 그 위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실업팀이 없는 한국 농구의 현실상 프로팀이 빠진 농구대잔치는 대학팀들의 경연장이 되었고, 상무가 가세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농구대잔치 남자 1부 리그에 출전한 팀은 13팀 이 중 비 대학팀은 상무가 유일했습니다. 물론 적은 숫자기는 하지만 여자부에는 동아백화점과 사천시청 등 실업팀이 있는 것에 비해 남자팀은 실업팀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한국농구는 새로운 발판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대학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1부 대학 12개 팀이 리그전을 가지는 대학농구리그가 출범된 것 입니다. 지난 3월 라이벌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로 막을 올린 대학농구리그는 3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이상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대학농구리그와 대한농구협회간의 보이지 않는 힘의 대결이 표면으로 드러났다는 것에 있습니다.
-협회와 연맹간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협회와 연맹간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지난 해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공부하는 운동선수 만들기의 일환으로 지원을 얻어내며 재정적 자립기반을 마련한 대학농구연맹은 대회 준비과정에서부터 대한농구협회와 보이지 않는 힘싸움을 벌여왔습니다. 일부 심판 선임대한 문제에서부터 대회 일정에 대한 부분까지 이견차이를 보인 양 단체는 이후 리그가 시작되고 어느 정도 대회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입장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2월에 개최 예정인 농구대잔치와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에 대해서는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농구협회는 체육관 대관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대형 체육관의 경우 1년 전에 미리 체육관 대관 접수를 받기 때문에 일찍 대회 일정을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이미 올 초에 2010년 농구대회 일정은 확정이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대학농구연맹의 대학농구리그 역시 지난 해부터 꾸준히 논의가 되어오던 부분이었고, 올해 초에 지원 및 대회 규모가 확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3월부터 지금 11월까지 양측은 얼마나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는가가 문제입니다.
이는 대한농구협회는 물론 대학농구연맹 또한 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는 농구대잔치 일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학농구연맹의 입장은 물론 타당성이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학농구리그제가 시행되는 첫 해니 그 명분은 더욱 힘을 받는 듯한 모습입니다. 현재의 스케쥴대로라면 대학농구리그는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가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까지 가더라도 12월 10일에는 모든 일정이 마무리됩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후 선수들이 기말고사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팀의 경우 농구대잔치 시작까지 휴식시간이 부족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할 수 없다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국면은 양측 모두 대화에 소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농구연맹쪽이 좀더 우세한 쪽에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대학농구연맹 역시 어떻게 보면 상위 기관으로 볼 수 있는 대한농구협회와의 의견 조율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대한농구협회 "일정 조정 노력 중" 하지만...
문경은 ⓒ KBL photo
그리고 일정을 변경할 경우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상무의 스케쥴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 입니다. 아시다시피 상무는 현재 KBL 2군리그인 현대모비스 윈터리그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윈터리그는 12월 13일 이후 27일까지 경기 일정이 없습니다. 상무의 농구대잔치 참여로 인해 일정상의 편의를 봐준거죠. 그런데 농구대잔치 일정이 변경된다면 상무의 경기 일정 역시 모두 변경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리그 일정에서 자유로운 윈터리그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죠.
또한 12개 대학의 기말고사 일정을 모두 반영해서 새로운 경기 일정을 짠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연내 개최를 고수하지 않아도 될 것을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대회 자체를 2011년 1월로 연기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방학을 이용해 농구를 보고자 하는 청소년 팬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간으로 대회 기간을 잡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급작스럽게 대회를 치르기 보다는 1월에 적당한 시기를 택해 대학팀으로서는 팀전력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고, 상무도 윈터리그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줄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향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농구 대잔치 자체를 1월에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농구 대잔치는 2011년 드래프트 참가를 앞둔 4학년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의 자리입니다. 이 선수들은 농구 대잔치에서 자신의 모습을 프로구단에 확실히 각인시켜줄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드래프트 시기를 앞둔 타이밍에서 자신의 최대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시간에 대회를 치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한국 농구의 중흥기를 이끌며 농구를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만들어 주었던 농구대잔치. 이기적인 힘싸움은 그만하고 농구팬들과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해답을 내놓기를 기대해 봅니다.
농구 대잔치는 2011년 드래프트 참가를 앞둔 4학년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의 자리입니다. 이 선수들은 농구 대잔치에서 자신의 모습을 프로구단에 확실히 각인시켜줄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드래프트 시기를 앞둔 타이밍에서 자신의 최대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시간에 대회를 치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한국 농구의 중흥기를 이끌며 농구를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만들어 주었던 농구대잔치. 이기적인 힘싸움은 그만하고 농구팬들과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해답을 내놓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