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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Others

'양적성장!' 프로야구 vs '질적성장!' 프로축구

9구단 창단을 선언한 NC소프트



리니지 등 인터넷 게임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인 NCSOFT(이하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의사를 밝히면서 야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여론을 비롯해 대다수의 팬들의 의견은 제9구단의 창단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야구장 신축 계획을 발표한 광주에 이어 대구 역시 새로운 야구장 건축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고, 제 9구단의 연고지가 될 창원시는 이미 알려진 대로 2014년 새로운 야구장 신축은 물론 야구장 사용권 및 야구장 명칭까지 내주겠다는 등 공격적인 야구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2010년 말에도 대한민국은 야구로 뜨겁습니다.

지난 해 역대 최대 관중이 들어온 야구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도 연달아 좋은 소식을 남기며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뜨겁게 하는 축구도 올 시즌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려 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올 여름 남아공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뤘고, 성남이 AFC챔피언에 오르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아시아 전체에 과시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남자 축구만 있는 줄 알았던 대한민국에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훈련을 매진해 왔던 태극낭자들이 연달아 낭보를 전하며 대한민국 축구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시즌 마지막 국제 대회였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워요...^^;

또한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차두리에 이어 신예 손흥민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죠. 하지만 국내 프로축구의 상황은 야구에 비하면 산적한 과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발등에 떨어진 불 승강제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프로야구, 질적인 성장에 이은 양적 팽창

프로야구는 지난 1991년 쌍방울이 8번째 구단으로 창단하면서 8구단 체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려 20시즌을 8팀의 체제로 가져온 거죠. 물론 그 사이 양대 리그제를 시행하는 등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현재 프로야구를 지키고 있는 가장 큰 틀은 8팀의 단일 리그를 통한 순위 경쟁 후 가을 잔치의 승자를 찾는 방식입니다.

만원 관중의 사직야구장 ⓒ롯데자이언츠


프로야구는 최근 들어 WBC의 좋은 성적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국제 대회 성적이 뒷받침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차기 시즌 600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매년 KBO의 중계권료 수입은 늘어가더니 내년에는 200억이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엔 케이블 스포츠 방송사인 엑스포츠가 SBS에 흡수되어 사라지면서 전 경기 중계의 장애물이 생겼지만, MBC가 이례적으로 두개 채널을 통해 야구를 중계하는 결정을 통해 별탈없이 중계가 이뤄졌습니다. 최근 프로축구 결승전 중계를 놓고 뒷말이 많았던 MBC라는 것을 생각하면 야구가 얼마나 돈이 되는 종목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제대회의 호 성적과 국내 야구의 질적 성장에 이어 최근 리니지 등으로 유명한 NC소프트가 제 9구단을 창단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NC소프트는 야구단 운영의 자신감을 피력하며 강력한 제 9구단 그리고 창원을 연고로한 새로운 야구단의 탄생을 기대케하고 있습니다. 비록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는 롯데 구단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대다수의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은 NC소프트의 제 9구단 창단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0/12/23 - [Sports/BaseBall] - 롯데 배재후 단장의 어이없는 반대의사 "매출액 1조원?")

여기에 낙후된 구장 환경으로 눈총을 받아온 광주가 홈 팀인 기아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새로운 야구장 건립에 착수했고, 대구 역시 지자체와 삼성이 함께 금액을 지원하면서 2~3만석 규모의 야구장 건축에 대한 부진 선정 검토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안산에 짓기로 한 돔구장 건축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야구장의 잇단 신축 혹은 증축 소식으로 야구는 더욱 팬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가 될 기반을 갖췄습니다.

KBO의 청사진대로라면 2014년 경에는 제 9구단에 이은 제 10구단까지 창단되어 10개구단 체제의 프로야구를 새로운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프로축구, '승강제 숙제' 질적 성장으로 풀어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승강제를 실시하지 않는 리그에 대해 2014년부터 AFC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제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한축구연맹과 K-리그는 지난 15일 이화여대 교육문화회관에서 이 문제를 놓고 열띤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공청회 장면 ⓒ 내셔널리그 홈페이지


현재 K리그는 총 15개의 팀이 리그에 속해있습니다. 그리고 2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N리그) 역시 15팀이 속해 있습니다. K-리그는 이미 N리그가 만들어진 초창기 승강제가 아닌 승격제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N-리그 우승팀을 K-리그에 가입시켜 16~18개 구단으로 이루어진 K리그의 토대를 만든 후 이후 승강제를 실시한다는 것이 큰 골자였지만 당시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구단들이 K-리그에 올라오지 않으면서 당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FC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위해서라도 승강제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승강제 논의에 대한 기사를 보니 크게 3가지 안이 논의가 되었더군요. 가장 먼저 지금의 리그제를 유지하면서 승강제를 시행하는 방법과 형행 K-리그의 시스템을 재편하면서 하위 2부리그 창설 혹은 상위 프리미어리그 창설 등을 골자로 한 내용들이 토의된 거 같습니다.

기존의 승강제는 현실적으로 N리그팀들 중 K리그에 올라올 경제적인 여력을 갖춘 팀들이 적다는 것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입니다.

그렇다면 이날 논의된 2,3번째 방안인 K리그를 재편해서 새로운 상위 혹은 하위 리그를 만들자는 주장이 남는대요. 이도 우리의 프로 스포츠 실정을 따져본다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K리그 프로팀은 강원과 경남, 인천, 광주를 제외하면 모두 기업이 모구단인 팀들입니다.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 그리고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데 과연 이 팀들이 2부리그로의 강등을 호락호락하게 인정할까요?

상위리그를 만들든 하위리그를 만들든 이는 똑같이 적용됩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인구와 관중 동원력을 봤을때 15개 팀 보다는 12개 팀 정도의 숫자가 가장 적당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K리그 진출에 대한 의욕을 가진 팀의 숫자도 적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승강제를 실시할때 가장 현실적인 숫자로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결국 프로축구는 앞으로 3년간 승강제를 대비한 철저한 준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점은 바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것 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지난 서울과 제주의 챔피언 결정전은 MBC스포츠 플러스의 중계  번복으로 축구팬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이는 중계 결정을 번복한 방송사의 문제도 있지만 프로축구를 매력적인 컨텐츠로 발전시키지 못한 연맹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당장 다음 시즌에 대한 중계권 협상과 타이틀 스폰서쉽 체결 등 금전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가입금 등 돈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서 K리그 진입의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당장 시청 및 은행팀들이 많은 현재의 N리그 팀들의 경우 막대한 가입금은 향후 승강제가 추진되어도 상위 리그 진출에 대한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로축구는 그 동안 월드컵의 개최 등을 통해 경기장 신축 및 프로구단 창단 등으로 양적인 팽창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보였습니다. 이제는 내실을 다지고 선진 축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질적인 성장 후에 양적인 팽창을 준비하는 프로야구와 양적인 성장 후에 질적인 성장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프로축구.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양대 프로스포츠의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