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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Others

'6강 턱걸이' 부산, 승리했지만 뒷맛이 나쁘다


'가을 축구'의 마지노선인 6강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2011 현대오일뱅크 프로축구.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전국 8개 경기장에서는 프로축구 24라운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선두 전북은 9일 홈인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53점으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습니다. 하지만 2위인 포항 역시 광주에 5-1 대승을 거두며 승점 46점을 기록, 격차를 벌리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23라운드까지 6위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수원, 전남, 부산이 각각 성남(3-2 수원 승), 경남(2-0 전남 승), 대전(1-0 부산 승)에 승리를 거뒀고, 유일하게 서울만 대구에 1-2로 발목이 잡혔습니다.

24라운드를 마친 현재 전북과 포항은 순조롭게 승점을 쌓아나가며 정규 리그 우승 및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위한 순위 싸움에 한창인 반면 서울은 승점 쌓기에 실패하며 공동 4위 그룹인 수원,전남,부산에 승점 3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여기에 6강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제주와 경남 등 7~10위권에 있는 팀들 중에는 울산만이 승리(제주전 2-1 승)를 거두는데 그쳐 승점차가 4점으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K-리그 순위표 (24R 현재)


시즌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골득실 관리 역시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특히 현재 4위부터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수원-전남-부산의 경우 승점은 나란히 39점이지만 골 득실차에 의해 순위가 나뉘어 지고 있습니다.

골득실이 +12인 수원이 4위이며 전남은 +7 그리고 부산은 +5입니다. 이제는 어떻게 이기느냐 역시 상위권 팀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 11일 대전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력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6강 경쟁에서 살아남다! 부산, 승점 3점 획득!

'안박사' 안익수 감독

올 시즌 안익수 감독 체제를 맞이 하면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리그 초반의 부진을 씻고 어느 덧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리그 초반 6라운드까지 단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3무 3패에 9득점 15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리그를 시작한 것에 비한다면 지금의 부산의 성적과 경기력은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7라운드 대전 원정에서 3-1의 승리를 거두며 리그 첫 승을 거둔 부산은 이후 홈 경기 10경기 무패행진은 물론 3연승과 5연승을 한번씩 기록하며 착실히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6강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서 24라운드 대전과의 경기는 상당히 중요한 승부처였습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첫 승의 제물이자 상대적으로 약체에 속하는 대전을 상대로 승점 확보는 물론 골 득실을 벌어 놓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1-0의 아쉬운 승리. 승점 3점은 챙겼지만 골득실은 단 1점을 늘리는데 그쳤습니다. 

이날 후반기 부산 공격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외국인 선수 파그너를 중심으로 한지호와 임상협을 공격진에 포진 시키고, 김한윤이 지휘하는 미드필더 라인에서 강한 압박으로 전반부터 경기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습니다. 특히 대전이 비교적 이른 시간에 공격의 핵인 박은호를 부상으로 잃었고, 전반 20분경 강인준이 레드 카드를 받으며 숫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유리한 경기를 풀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세를 탄 부산은 드디어 전반 29분 첫 골을 뽑아냅니다. 대전의 우측 사이드를 돌파하는데 성공한 김창수가 밀어준 공을 받은 파그너는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에서 침착하게 받은 후 골키퍼의 위치까지 확인한 후 오른발로 정확히 골대 구석으로 차 넣은 것 입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 5경기 6골, 파그너

지난 7월 23일 수원과의 K-리그 18라운드 경기에 처음 모습을 보인 파그너는 163cm의 단신에 왜소한 체격을 가진 선수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영리한 발재간으로 공격 작업에서의 링커 역할은 물론 쳐진 스트라이커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K-리그 데뷔전인 수원전에서 단 2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며 4-3의 짜릿한 승리를 이끈 파그너는 이후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24라운드까지 5경기 출전해 단 9개의 슈팅만을 날렸지만 이중 6개를 골대 안으로 밀어 넣는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내에서는 한상운(9골), 양동현, 임상협(이상 7골)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또 한명의 선수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바로 김창수 입니다. 85년생인 김창수는 황선홍 감독 부임시절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 받으며 부산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올 시즌들어서는 빠른 발을 앞세운 측면에서의 수비는 물론 날카로운 오버래핑으로 부산의 빠른 역습에 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날 대전과의 경기에서도 끊임없이 왼쪽 라인을 넘나들었고, 결국 전반 파그너의 결승골도 김창수의 오버래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측면 수비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의 입에서도 김창수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아직 나이도 어리고 충분히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니만큼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큰 경기에 나서는 모습도 기대해 봅니다.  

대전으로서는 전반에 박은호와 바바가 부상으로 빠졌고, 전반에만 3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가운데 후반 24분에는 박민근 마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필드에서 11:9의 숫적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집중력있는 수비를 바탕으로 한번씩 보여준 날카로운 역습이 부산의 골대 근처에서 위협적으로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대전도 아픈 상처가 아물어 가면서 유상철식 축구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상승세 발목 잡은 골결정력, 부족한 골득실의 압박

하지만 이날 부산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아쉬웠던 양동현의 빈자리

특히 대전이 전반에만 이미 3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하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가 펼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29분에 선취골을 뽑았지만 더 이상 추가 득점에 실패한 부분은 분명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전반부터 대전의 양측면 사이드를 공력하는데 성공한 부산이 타켓맨인 양동현을 너무 늦게 투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부산의 주축 공격진인 파그너, 한상운, 한지호, 임상협 등은 모두 비교적 단신 공격수들입니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발로하는 공격에는 능하지만 공중 공격에는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동현의 투입으로 대전 수비진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준다면 이날 좋은 플레이를 펼쳤던 임상협, 김창수 등의 측면 돌파가 더욱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부산은 파그너의 재치있는 볼배분과 한상운, 임상협 등이 계속된 스위칭 속에 대전의 수비수 사이를 잘 헤집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슛을 아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중앙으로 밀집된 대전의 수비진 사이로 끊임없이 2대 1패스를 시도하는 것은 어느 순간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미드필더 라인에서 우위를 잡았던 부산이기에 양동현이라는 타켓맨을 활용한 선이 굵은 스타일의 경기 운영도 곁들여 졌다면 더욱 쉬운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최근 양동현의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고, 현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면 어쩔수 없는 것이겠죠. 하지만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정도의 몸상태라면 타켓맨의 역할과 골결정력이 좋은 양동현의 빠른 투입은 더욱 긍정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부산은 후반 막판 이날 경기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던 김창수와 최강희의 체력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게 됩니다. 안익수 감독은 최강희를 빼고 후반 30분경 양동현을 투입했지만 파그너가 후반 35분 교체 아웃되면서 부산의 공격 라인은 매끄러운 패스 연결을 하지 못했습니다. 링커인 파그너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 전반과 후반 중반까지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던 임상협과 김창수의 경우 체력적으로 크게 저하된 모습을 보이며 더이상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양동현은 혼자 공격진에서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고, 한상운 역시 상대 수비진의 집중 마크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 딱 한골만 더 넣었어도 쉬운 경기를 가져갈 수 있었던 부산이지만 슈팅수 10개 중 유효슈팅은 단 4개에 그칠 정도로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경기였습니다.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창수

6강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대로 지금은 승점 뿐만 아니라 골득실 역시 계산에 넣어둬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부산의 남은 일정을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광주와 강원 전 정도를 제외하면 모조리 6강 진출을 목전에 둔 팀간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입니다. 결국 양팀 모두 총력전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대승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기를 시작하는 경기라고 볼 수 있는 이번 대전과의 경기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자 2주간의 휴식기를 거치면서 체력적인 비축을 한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골차이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산의 안익수 감독 역시 이날 경기에서 3장의 교체 카드를 모조리 공격수에 소진한 것은 추가 득점으로 골득실을 높히겠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에 의미를 둬야하는 경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리그 초중반의 몇 차례 아쉬운 경기도 있었지만(대표적으로는 12R~14R 광주 무-강원 패-경남 패 경기) 리그 중반에 다시 추스릴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상황과 지금 후반기의 한 경기는 무게감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과의 경기에서 골득실차를 확실히 벌어 놓지 못한 것은 리그 막판에 부산의 발목을 잡을 수 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산 축구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랜만에 나온 '부산'의 국가대표!

지난 7월 4경기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상승세를 탔던 부산으로서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 축구와 정확한 세트 플레이로 확률 높은 공격을 추구하는 부산이기에 8월부터 이어진 골 결정력 부족은 부산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입니다.

이제 남은 라운드는 단 6번.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리그 초반 마이너스 골득실을 안고 올라온 부산의 경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승점이지만 결코 득실차에 대한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25라운드 서울 원정에 이어 27,28,29라운드는 현재 6강 진입을 직접적으로 노리고 있는 경남, 제주 그리고 울산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기는 경기 혹은 반드시 승점을 따내려는 경기 운영은 물론 올 시즌 중반이후 보여줬던 높은 골결정력으로 골득실을 꾸준히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특히 26라운드의 광주 원정과 이어 홈에서 열리는 경남, 제주와의 맞대결에서는 더욱더 이러한 점을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 시즌 홈에서 7승 4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는 부산으로서는 6강 진입 뿐만 아니라 최소 4위를 확보해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면 상위 라운드로의 진출에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부산에서 야구-농구 다음에 축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올 시즌 반전을 계기로 과거 화려했던 부산 축구의 르네상스를 다시 열수 있는 기회도 맞이했습니다. 

올 시즌 프로축구에 새 바람을 몰고온 안익수 감독과 부산 아이파크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 봅니다.

<<부산 아이파크 잔여 경기 일정>>


ps. 10월 2일 경남과의 홈 경기는 '클래식 매치'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아이라 부산 축구팬들의 향수가 어려있는 그 곳. 구덕 운동장에서 열립니다! 10월 2일 오후 3시 구덕으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