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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6강 PO 1차전 간단 리뷰] 삼성의 '귀가본능'?


ⓒKBL


25일부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릴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습니다.

정규리그 4위와 5위를 차지한 원주 동부와 창원 LG가 맞대결을 펼치고, 3위와 6위를 차지한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이 4강 진출을 위해 맞대결을 펼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 6강 플레이오프 대진이 정확히 지난 해 6강 플레이오프 대진과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동부-LG, KCC-삼성이 6강에서 맞대결을 펼쳐 동부와 KCC가 4강에 진출했습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지난 해 4위와 5위를 차지했던 LG와 동부가 순위를 맞바꾸어서 4-5위간의 6강 플레이오프가 원주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럼 지난 25일과 26일 열린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간단히 돌아보겠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한마디 하자면 올해 역시 작년과 똑같은 결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지난 해 탈락했던 팀들이 지난 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군요.

"갱기를 망치고 있는 것은 누구야!" 김주성 액션의 향후 여파는?

"니들이 갱기를 망쳤어~" ⓒKBL


2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 창원LG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김주성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얼룩진 경기였습니다.

1쿼터 초반만해도 양 팀은 문태영, 벤슨, 박지현, 알렉산더 등이 활발하게 득점에 가세하며 공격적인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러한 기대는 5분이 채 가지 않았습니다. LG는 알렉산더가 1쿼터에 혼자 6점을 넣었지만 동부가 무려 6개의 턴오버를 쏟아내는동안에도 제대로된 공격전개를 해내지 못하며 13점을 넣는데 그쳤습니다.

양팀은 2쿼터들어 본격적으로 수비 중심의 농구를 펼치며 답답한 경기를 펼칩니다. 특히 문태영은 동부의 장신 포워드 사이에서 고전하며 2쿼터까지 6점에 그칩니다. 특히 야투 성공률이 30%(3/10)에 그쳤습니다. 동부 역시 박지현이 전반 13점을 넣었지만 김주성이 무득점에 그치며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전반까지 김주성과 박지현이 7개의 턴오버를 쏟아내며 빡빡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3쿼터 동부는 안재욱이 4개의 어시스트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습니다. 동부가 3쿼터에 넣은 20점은 이 날 경기에서 양 팀을 통틀어 한 쿼터 최다 득점이었습니다. 얼마나 답답한 경기였을까요...

김주성과 문태영 ⓒKBL

그리고 4쿼터 5분 30초경에는 문제의 김주성과 문태영의 더블 파울이 나옵니다. 방송을 통해 본 느낌은 문태영과 강을준 감독이 억울해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련한 김주성의 현란한 액션에 심판들이 동조해 춤을 춰주었죠. 이날 경기에서 개인 통산 플레이오프 최저 득점(6점)과 최다 실책(5개) 타이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던 김주성이지만 이 한번의 현란한 몸놀림으로 단숨에 동부가 1차전을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역시 동부의 기둥인 김주성다운 무게감이었죠...


특히나 당시는 LG가 이현준과 크리스 알렉산더의 자유투로 56-53으로 추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LG로서는 마지막 역전을 노리는 순간 팀내 제 1공격 옵션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빠지게 된겁니다. 말그대로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이 된 거죠.

하지만 김주성의 반짝반짝 빛내는 창조적인 플레이를 떠나서라도 이날 LG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습니다.

LG는 1차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조상현을 엔트리에서 제외했습니다. 강을준 감독은 동부의 포워드 라인을 상대하기 위해 이현준과 이창수 등을 엔트리에 포함시키며 조상현을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을준 감독의 작전은 절반만 성공했습니다.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49%는 성공했는데, 1%가 부족한 절반이기에 패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본다면 김주성을 6점으로 묶는 등 벤슨과 윤호영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에게 28점만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단 55점만 넣은 공격력이 문제였습니다.

황진원과 기승호 ⓒKBL

LG는 17개의 3점슛을 시도했는데 림을 통과한 공은 단 3번에 불과했습니다. 이도 박형철이 2개, 문태영이 1개를 넣었습니다. 강대협은 단 3분을 뛰었고, 변현수는 1개의 3점슛만 시도하는데 그쳤습니다. 박형철이 7개의 3점슛을 던졌다는 것은 그만큼 슛을 던질 외곽 슈터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동부와의 경기에서 매치업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조상현과 같은 슈터를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는 점은 지나치게 동부의 라인업을 고려한 자충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동부가 무려 17개의 턴오버를 저질렀고, 자유투 성공률도 47.1%(8/17)에 그치며 도망갈 기회를 스스로 놓칠 수 있었스비다. 하지만 LG 역시 9개의 스틸을 기록했지만 팀 속공이 단 2개의 그친 점은 가드진의 경기 운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무려 15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고도 55점에 그친 것은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할 부분입니다.

지난 해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당했을 때도 강을준 감독은 가드진의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죠.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차전은 1차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1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문태영은 더욱 복수의 칼날을 갈고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정규시즌에서 56.1%의 높은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던 문태영이지만 1차전에서는 31.1%에 그쳤습니다. 지난 해 6강 PO에서의 부진했던 모습이 올해 1차전까지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모습을 볼때 문태영은 2차전에서는 1차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강을준 감독이 2차전에서도 문태영의 공격력을 믿고, 수비를 강조하는 포워드 전술을 들고 나올지 아니면 외곽슛을 강화할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보입니다.

작년엔 동부가 문태영을 막기 위해 1가드에 포워드 물량 공세를 내세운 깜짝 전술을 들고 나와 성공한 적이 있죠. LG가 동부를 상대할 포워드 전술을 들고 밀고 갈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찾을지...3년 연속 6강에서 탈락한 LG의 승부수가 무엇일까요?

그리고...1차전에서 부진했던 지난 해 6강 PO MVP 김주성이 2차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김주성의 액션으로 오심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2차전부터는 어떤 판정이 이어질지...

2010/03/11 - [Sports/BasketBall] - '겁없는' 초보 감독 강동희 감독의 깜짝 "포워드 인해전술"

"제대로 미친" 강병현! 삼성은...빨리 쉬고 싶지?

KCC 임재현 ⓒKBL

그리고 또 하나의 6강 PO인 KCC와 삼성의 경기가 26일 전주 체육관에서 있었죠. 지난 해 6강 PO에서 맞붙었던 양 팀은 KCC가 3승 1패로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1차전에서 KCC가 삼성을 상대로 105-77의 대승을 거뒀습니다.

뭐 이 경기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습니다. 1차전을 본 소감은 '삼성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날 삼성은 전반에만 6개의 3점슛을 허용했습니다. 10개 넘게 던져서 6개가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KCC는 단 7개의 3점슛을 던졌는데 딱 한개만 실패했습니다. KCC 선수들이 절정의 슛감을 가진 것이냐...물론 슛감도 좋았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삼성이 전혀 외곽 수비에 대한 로테이션이 지켜지지 않으며 쉬운 슛 찬스를 내줬습니다.

무성의하고 기계적인 더블팀이 이어지며 KCC 선수들은 외곽에서 마음편하게 슛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1쿼터 7분 30초경에 터진 추승균의 3점슛 이었습니다. 물론 KCC의 트윈타워를 상대하기 위해 더블팀 수비는 필요하지만...이날 삼성의 수비는 그냥 무성의한 수비하는 시늉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좀 더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내자면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음료수 내기 길거리 농구를 하는 수준의 경기력이라고도 말하고 싶네요. 그냥 공격만 조금하고 수비는 대충대충...

그냥 빨리 6강 끝내고 집에가서 쉬고 싶은 것이 아닐지...6라운드에서 안좋았던 경기 내용이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5일간의 휴식기간동안 당췌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1차전만을 보고난 느낌으로는 2차전 예상을 하는 것도 불필요해 보입니다. 하승진이 딕슨에 막혀서 고전하고, 전태풍이 아직 정상컨디션이 아닌데도 이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고 싶지 않네요. 작년엔 1승이라도 했는데...올해는 글쎄요...

큰 기대는 안되네요.

27일과 28일에는 1차전과 같은 장소에서 각각 2차전을 가집니다. 과연 1차전 승리팀이 4강에 진출한다는 96.4%의 확률이 더 높아질지...아니면 3.6%의 기적이 일어나는 희망이 만들어질까요?

<6강 PO 2차전 일정>
3월 27일 원주 동부(1승) - 창원 LG(1패) : 원주 치악체육관 14:15 KBS1
3월 28일 전주 KCC(1승) - 서울 삼성(1패) : 전주 실내체육관 19:00 MBC Sports+, SBS E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