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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issue

강동원 비밀(?)입대 논란? "기자님들, 기름값이라도 챙겨 드릴까요?"

배우 강동원 ⓒ 네이버영화 '초능력자'


오늘 배우 강동원이 조용히 군에 입대했습니다. 사실 남자 입장에서 강동원의 행보를 꿰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오늘이 입대일인줄 몰랐고, 입대 예정이라는 것도 오늘 처음알았네요.

그런데 오늘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NO.1 뉴미디어 마이데일리'라는 인터넷 언론지의 기사 제목 <'강동원, 조용히 입대했으면, 앞으로 조용히 영화하라'>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기사 내용은..뭐 알아서 찾아보세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비웃음으로 읽어 내려가는데, 참...기분이 묘하더군요. 이 기자는 왜 이렇게 강동원에 대한 공격적인 기사를 날려야 했을까. 강동원이 이전에 했던 입대 관련 발언들을 왜곡해 확대 재생산까지 하는 수고를 덧붙이면서.(그것도 '들리는 얘기로는...'이라는 표현으로 하셨더군요.)

그래서 그 사이트의 다른 강동원 관련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역시나. 그 사이트의 다른 기자들 역시 열심히 강동원을 씹어댔습니다. '개구멍' '특혜' '입대 마케팅'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을 서슴없이 사용해 아주 잘근잘근 씹으셨더군요. 그 기사들속의 논리는 모두 한결같았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라". 뭐 틀린 말은 아닐수도 있지요. 앞으로 2년간 강동원의 활동을 지켜볼 수 없게된 국내외 많은 팬들에게 짧게 자른 머리로 어색한 거수경레를 날려주면 색다른 볼거리를 선물하고 갈수도 있겠죠. 마친 영화 '초능력자'도 개봉중인 상태고요.

뭐 강동원이라는 연예인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는 남자 입장이지만 TV는 자주 보는 편인 저도 강동원이 TV나 인터넷에서 이름을 막 날리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습니다. 상당히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배우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팬들의 의견을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강동원 이기에 이번 입대에 대한 한 언론의 일방적인 '화풀이식' 보도는 이해가 되지 않네요.

대다수의 언론은 강동원이 18일 군에 입대했으며 조용히 군에 가고 싶다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이같은 방법으로 입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한 두개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기도 했죠. 그래도 '초능력자' '비밀리에' 정도가 다였습니다.

유독 한 사이트만 아주 공격적인 제목으로 강동원의 이번 입대를 연예인 입대의 '나쁜 예'로 단정하고, 이날 같이 입대한 고주원, 최현준을 연예인 입대의 '옳은 예'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네요.

결국 강동원의 소속사측은 죄송하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맞습니다. 소속사가 잘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1%인 기자님들 몰래 강동원같은 대스타를 덜컥 군에 입대시켜 버렸으니 소속사의 잘못이 큰 거죠.

귀하신 기자님들 역시 찬바람 맞으면서 친히 강동원을 찾아갔는데, 사진한장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셨으니 기름값이라도 내놔라 이건가요. 강동원 메인에 고주원, 최현준은 서브였는데 메인을 구경도 못했으니 데스크에서 괘심죄라도 내렸나요?

아...몇번이고 강동원측에 입대 사실을 확인했는데, 계속 모른다, 계획이 없다, 라고 발뺌만 해서 대한민국에 모르는 것이 없는 기자들을 괄시했으니 그에 따른 응분의 댓가라도 치르라는 건가요?

혹은 강동원씨 아버지가 유명한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하던데(이건 그냥 주워들은 거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홈페이지에 광고라도 하나 올려 볼려고 밀어 붙이시는 건가요?

강동원의 이번 입대에 대해서 두시간 정도 네이버와 다음을 오가며 리플을 읽어 봤습니다. 강동원을 비난한 사이트의 기사 제목 중 하나였던 <'개구멍 입소' 강동원에 "공익이 창피해서? 삭발이 창피해서?"...네티즌 맹비난>이라는 제목은 일부 극소수 네티즌의 여론도 기자의 주관적인 선입견에 따라 대단한 기사로 재탄생되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끔 인터넷에서 소수 여론쪽에 선다고 불안해 하시는 분들! 힘내십시오. 우리 나라에는 아직도 소수 의견에 귀기울이는 훌륭하신 기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가 에쓰!라고 할때 과감히 노!'라고 하셔도 됩니다.

한국에서 공인이라는 타이틀은 참 편리하게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귀에다 붙이면 귀걸이 코에다 붙이면 코걸이. 그런데 가끔 엉뚱하게 귀에다 걸었는데 왜 코걸이를 귀에다 걸었냐고 엉뚱한 소리를 하시는 몇몇분들 때문에 공인이라는 테두리도 개인의 생각과 인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연예인은 사람이지 일부 기자들의 상품이 아닙니다. 사람나고 연예인 났지, 기자나고 연예인 난거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그 사이트에서 본 18일자 강동원 관련 기사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문장을 소개합니다. 아마도 이분은 오늘 밤 잠이 안오실 겁니다. 그토록 '꼭' 봐야 했던 강동원을 못만난 것 때문에 정말로 분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런 글을 인터넷에 언론이라는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올려 놓으셨으면 부끄러움에 밤잠을 설치셨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그가 그토록 질색이더라도 마중나온 팬들과 못 나온 팬을 대신한 기자들에 군대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어색한 거수경례도 하고 머리깎은 보습도 보여주고 '잘 다녀오겠습니다'는 말 한마디쯤 해야하지 않나.

또 성격과 소신이 그래서 조용히 입대하고 싶어, 남 눈 안 띄게'개구멍 입대'했다면, 앞으로 계속 '조용히 지낼 것인가. 그렇다면 2년후 제대해서 강동원은 일절 시사회도 안나오고 방송 홍보 안나오고, 신문 인터뷰 안하고 조용히 영화를 하든지 드라마를 하든지 해야, 앞뒤가 맞게 됐다."

"기자님들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해요? ⓒ네이버 영화 '초능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