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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TV

'작은 요정' 박정현, '나는 가수다'의 진정한 보배!

ⓒMBC


일요일 저녁마다 안방과 거실을 콘서트장으로 만들어주는 MBC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요즘 장안의 화제 입니다.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PD가 야심차게 기획했고,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 지는 대단한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노래를 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순위를 메긴다니. 누구나 상상은 할 수 있었겠지만 전혀 실현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아이템을 실현시킨 것에 대해 정말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물론 시작과정에서의 단 한번의 실수로 결국 프로그램은 한동안 방황하기도 했지만 결국 후임 PD가 자리를 잡으며 재정리를 마치고 드디어 지난 5월 1일부터 다시 '나는 가수다'는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MBC

지난 5월 1일 그러니까 재정비 후 첫 방송에서는 새롭게 '나는 가수다'에 합류한 임재범, 김연우, BMK와 기존의 이소라, YB(윤도현), 김범수, 박정현이 각각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며 사전 선호도 조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래도 약간 변경된 룰도 있었고 새로운 가수들이 합류했기 때문에 다소간의 적응기의 시간을 주면서도 사전 선호도라는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순위를 부여함으로서 프로그램 전체에 긴장감을 심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적인 경연의 시작인 5월 7일 드디어 7명의 가수들은 한달가까이 준비한 무대를 혼신의 힘을 다해 소화해 주었습니다. 가장 먼저 경연에 올라선 임재범을 시작으로 마지막 박정현까지 7명의 가수가 준비한 7가지 색깔의 무대는 그야말로 무지개보다 아름다웠고, 신선했습니다.

뭐 이미 경연의 결과는 다들 아시다 시피 박정현이 1등을 차지했고, BMK가 7위를 차지했습니다. 오는 20일 방송 예정인 2차 경연의 점수를 합산해서 최종 탈락자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번 주 15일 방송에서는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겠네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번 '나는 가수다' 1차 경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였던 박정현에 대해 개인적인 느낌을 써보고자 합니다. 저는 음악적으로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시청자 중의 한명으로서 지금까지 5번의 무대에서 보여준 박정현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고자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MBC


그동안 박정현은 대중들에게 그렇게까지 인기가 많은 가수는 아니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TV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가수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요즘 가요 프로그램은 뭐........... 어쨋든.......... 물론 노래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받았지만 인기가수라고 보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죠. 개인적으로는 박정현을 1집때부터 좋아했고, 유일하게 앨범 전체를 구매한 몇 안되는 가수 중 한명인지라 조금 더 아끼는 마음도 있겠지만 이번 나는 가수다에서 박정현이 보여준 가창력과 음악적 다양성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이미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 첫 무대에서 부른 '꿈에'(4집 수록곡)가 현장 평가단으로 참석하신 분이 직접 녹음한 음원을 인터넷에 공개하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러면서 박정현이 대학교 졸업식때 부른 영상이 유투브에서 다시금 화제가 되기도 했고, 과거 라이브 영상들 역시 다시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정현은 첫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는 박정현이 국내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불러서 1위를 한 것은 이 '나는 가수다' 무대가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이어 첫 경연에서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불렀습니다. 원곡은 강인권, 권인하, 김현식 이 세분의 남자 가수가 불렀죠. 혼자서 이 노래를 다 부르는 것이 다소 밋밋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또한 방송상으로 박정현은 이 노래를 처음 듣는다고 했었구요. 그렇지만 박정현은 경연 무대에서 박정현다운 담백하고 정직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어떤 기교나 현란한 테크닉을 최대한 자제하고 원곡의 느낌을 살려주었습니다.

ⓒMBC

그리고 김건모의 탈락 여파로 다시 만들어진 2차 경연에서 박정현이 받아든 미션곡은 김건모의 '첫인상'. 그동안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박정현이 김건모의 통통튀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첫인상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박정현은 그동안 제가 알고 있던 박정현이 아니었습니다.


강렬한 붉은 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나타난 박정현은 조용히 첫인상을 불러갑니다. 다소 느린 팀포의 R&B스타일로 편곡된 박정현표 '첫인상'은 흐느적거리는 박정현의 몸짓과 요염한 목소리로 또 다른 노래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모두를 깜작 놀래킨 박정현의 퍼포먼스. 'VAMOS'라는 작은 외침으로 시작된 박정현의 반란은 보는 사람들 모두를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해줬습니다. 현란한 스텝과 강렬한 리듬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박정현은 그야말로 무대위의 작은 거인이었습니다. 노래 잘하는 발라드 가수가 아니라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뮤지션의 진면목을 보여준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 새로운 2기 '나는 가수다'의 첫번째 경연 무대는 그야말로 가수들의 변신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끝판대장이라고 불리던 임재범은 남진의 빈잔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웅장한 무대를 만들어 냈고, 김범수는 징이 박힌 빤짝이 의상을 입고 나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이소라가 부른 '넘버원'은 '나는 가수다'가 얼마나 소중한 무대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대체로 지난 첫번째 경연은 기존의 청중 평가단에게 박혀있던 자신의 이미지를 깨뜨림과 동시에 눈도장을 확실히 받기 위해 색다른 시도와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 오른 박정현. 그녀가 선택한 곡은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라는 곡이었습니다. 왜 그 곡을 선정했는지 몰랐는데, 8년간의 구애 끝에 부르게 된 사연이 있더군요.




앞서 노래를 부른 가수들 역시 자신의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거기에 박수쳐주었습니다. 박정현 또한 앞선 가수들처럼 뭔가 색다른 시도를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박정현은 너무나 얌전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섰습니다.


ⓒMBC


노래가 끝날때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할수없이 티비만 쳐다보았습니다. 저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 그런 생각이 들무렵. 노래는 끝이 났습니다. 청중평가단의 평가는 1위.

박정현은 이번 노래에서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듯 드라마틱한 구성과 자신의 성량을 최대한 살리는 편곡으로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새롭게 만들어 냈습니다. 목소리도 악기다라는 말이 있던데 그야말로 이번 무대에서 박정현은 노래로 밀고당기기를 어떻게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면 조용필씨도 박정현에게 "잘했다"라고 칭찬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부에서는 제일 마지막에 했으니 표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30대 이후 평가단에게 익숙한 노래를 선곡했으니 표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청중평가단의 투표 횟수가 3회로 늘어나면서 일부 가수들에게 몰표가 가는 현상이 일어나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나는 가수다'의 무대를 보면서 느낀 것은 청중평가단의 심사는 참으로 냉정하다는 것 입니다. 첫 경연에서 김건모가 탈락했고, 이번 경연에서 임재범이 4위를 차지하는 등 그들의 눈과 귀는 냉정했습니다. 아무리 그들 스스로 음악적으로 만족스러운 무대를 만든다해도 청중평가단의 마음(표심)을 움직이지 못하는 무대는 '나는 가수다'에서는 실패한 무대입니다.

ⓒMBC

그것이 이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수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날 박정현은 현란한 퍼포먼스도 화려한 무대 세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청중평가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연에서의 결과가 향후 '나는 가수다'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프로그램의 방향을 잡는데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현 역시 이번 '나는 가수다' 출연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겁니다. 매회 새로운 노래를 불러야 하고 청중들에게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또한 얼마 후부터는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더군요.(정말 가고 싶은데...일정이...ㅡㅜ) 

언제까지 박정현이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노래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박정현도 7위를 기록해 다음 차례의 가수에게 기회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랜만에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박정현의 무대를 오래 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시디속에서만 듣던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앨범으로 다 보여주지 못한 그녀만의 다른 매력을 아직도 우리는 몰라도 너무나 모릅니다.

박정현이 다음 번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봅니다.

*이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은 모두 iMBC 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