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보름간의 국내 2차합숙훈련을 마치고 12일 오후 8시 미국으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납니다.
이번 대표팀은 일찌감치 모비스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유재학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었죠. 강력한 수비와 선수단의 화합을 중시하는 유재학 감독의 성향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이번 대표팀에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몇년간 모비스가 보여주었던 토털농구는 국제무대에서 신장의 열세를 가지고 있는 한국 농구가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장점을 끌어내는 농구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표팀에는 양동근, 김주성, 이규섭, 김성철 등 기존의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선수는 물론 조성민, 양희종, 함지훈 등 20대 중반의 선수들도 포진되어 있죠. 여기에 이번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는 오세근을 비롯해 김종규, 김선형의 대학생 선수가 3명이나 속해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점이 색다릅니다.
오세근의 경우 그동안 아시안컵과 동아시아 대회 등 국가대표로 다수 활약하며 많은 농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상태입니다. 오세근은 탄탄한 웨이트를 앞세워 포스트를 완벽 장악하는 경기력으로 이미 내년 드래프트는 오세근 드래프트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확실한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뭐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열린 농구대잔치에서 중앙대 소속으로 출전해 상무를 상대로 더블더블을 기록할 때부터 이미 대성의 가능성을 보였죠...ㅎ
특히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내년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는 오세근으로서는 병역 멘제라는 최고의 혜택까지 안고 드래프트에 나갈 수 있어 그 값어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도 그러한 점을 모르지는 않겠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하고 있습니다"라는 오세근의 짧은 한마디에서는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승선과 금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욕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표팀은 수술 후 재활 치료 중인 하승진의 합류 여부가 가장 큰 화두지만 더더욱 중요한 점은 센터진을 보좌해 줄 4번 포지션 입니다. 그동안 한국 농구의 4번 자리는 김주성이 부동의 주전이었습니다. 현재도 물론 기동력과 수비는 물론 풍부한 경험도 갖추고 있는 김주성의 역할은 엄청나지만 그를 보좌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카드가 바로 오세근입니다.
오세근 역시 김주성과 마찬가지로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과 타이트한 압박 수비가 돋보입니다. 여기에 김주성보다는 조금 짧은 듯 하지만 미들 라인에서의 점프슛 또한 안정감이 있습니다. 여기에 오세근은 김주성보다 좋은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물론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모자라지만 유재학 감독의 유기적인 세트 플레이에 녹아들 수 있다면 충분히 그러하 경험적인 약점은 커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재학 감독 역시 "오세근은 여러가지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며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높게 시사했죠. 유 감독 입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말한 선수가 몇명이나 될까요. 그만큼 오세근 선수는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걸로 믿습니다.
반면 김종규 선수는 이번 대표팀의 전지훈련에서 캐낸 숨은 진주이자 신데렐라 입니다. 206cm의 김종규는 왜소한 체격이 약점이지만 반면 빠른 스피드를 살린 공수 전개 능력과 탄력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가 전매특허입니다. 특히 골밑에서 노스텝으로 덩크를 성공시키는 한국인 같지 않은(?) 탄력은 충분히 매력적이죠.
김종규의 가장 큰 장점은 1학년생으로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학교 1학년생으로 아직 경험과 기본기 모두에서 선배들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재학 감독이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2차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시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김종규가 경희대 출신이라는 점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수비를 펼칠 줄 아는 선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1학년이라는 한계가 있지만요..
김종규는 하승진의 발탁 여부가 아시안 게임행 비행기를 타느냐 마느냐의 가장 큰 갈림길입니다. 하승진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김주성, 오세근, 함지훈 등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죠. 백업으로 남기에는 엔트리가 부족해 보이고요.
그리고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성장을 통한 완성의 단계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시안 게임은 대학리그와는 틀립니다. 대학리그는 리그 중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한 경기를 져도 다음 경기에 이기면 되지만 아시안 게임은 금메달을 놓고 펼치는 서바이벌 매치입니다.
배우기만 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필요없습니다. 김종규는 이번 전지훈련이 지난 두달여의 꿈같았던 대표팀에서 얻은 배움을 유 감독 앞에서 보여줘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3명의 선수 중 가장 늦게 대표팀에 승선한 김선형은 대학농구리그가 낳은 최고의 스타죠. 중앙대의 전승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핵심멤버로 팔방미인인 김선형의 주가는 오세근 못지 않습니다. 일부에선 1순위 오세근 2순위 김선형이라며 이번 드래프트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물론 김선형의 실력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평가는 전혀 허언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
김선형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입니다. 속공시 김선형의 스피드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단순히 빠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확함도 겸비하고 있느 김선형은 현재 대표팀의 가장 취약 포지션 중 하나인 2번 자리에서 큰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중앙대 출신답게 강력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는 김선형은 대표팀에서 양동근과 함께 앞선을 구성할 경우 생각이상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해 동아시아 대회에서 이미 박찬희와 함께 질식 수비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따낸 기억이 이번에도 재현되길 기대해 봅니다.
김선형은 이번 2차 해외전지훈련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오세근과 김종규에 비해 김선형은 유재학 감독 앞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체격이 좋은 흑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유재학 감독의 신임을 받는 것은 물론 국내 프로팀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양동근, 전태풍, 이정석 등 개성과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 1번 포지션에 비해 2번 포지션을 무난하게 소화해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현재 대표팀의 구성상 김선형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시안 게임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2차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 2차 예비 엔트리 명단은
-가드: 양동근(모비스) 박찬희(KT&G) 전태풍(KCC) 이정석(삼성) 김선형(중앙대)
-포워드: 조성민(KT) 이규섭(삼성) 양희종(상무) 김성철(KT&G) 김주성(포워드)
-센터: 이승준(삼성) 함지훈(상무) 오세근(중앙대) 김종규(경희대)
로 총 14명 입니다.
현재 하승진, 김승형, 방성윤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하승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의 대표팀 승선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수비를 강조하는 유재학 감독의 성향상 김승현과 방성윤은 그냥 다음 시즌을 위한 몸만들기에 주력하면 좋을 것 같네요.
아시안 게임 최종 엔트리는 12명. 그럼 누가 나가고 누가 들어올까요.
일단 혼혈 선수는 전태풍과 이승준 한명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하승진의 합류 여부에 따라 두 선수의 운명이 갈리겠죠. 그리고 하승진의 합류 여부는 김종규의 잔류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선형 선수는 이번 전지훈련의 결과에 따라 박찬희 선수와 엔트리 잔류를 놓고 생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팀은 27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8번의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키울 예정입니다. 지난 1차 해외전지훈련에서는 3승 5패를 기록했는데, NBA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번 2차 전지훈련에서는 어떤 팀들과 상대할지 기대가 되네요.
또한 유재학 감독이 어떤 해답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유재학 감독은 2차 해외전지훈련이 끝난 직후 터키로 날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중국, 이란 레바논, 요르단의 전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귀국 후 9월 20일경 최종 엔트리 12명을 발표합니다.
어느 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아시안 게임 출전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참여하게 될까요.
그리고 대표팀의 대학생 3인방의 희비는 어떻게 갈릴까요.
아시안 게임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12명은 9월 27일부터 3차 합숙 훈련에 참여합니다.
사진 출처 : 바스켓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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