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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남자 농구 대표팀은 반드시 AG 금메달을 따야 한다!

올 가을 한국 농구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세계대회를 통해 세계와의 기량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준비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우쳐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해 가을과 겨울에 예정된 한국농구 대표팀의 세계대회는 크게 3개다. 가장 먼저 여자농구 대표팀과 18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이 각각 체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아시아 선수권에 출전한다. 그리고 11월에는 남녀 성인 대표팀이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다. 

지난 해 아시아 선수권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한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찌감치 11월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5월 레니 윌킨스 전 NBA감독을 기술고문으로 영입한 남자농구 대표팀은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벌써 미국으로 2번의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지난 6일 전태풍과 김종규가 탈락한 가운데 13명의 최종 엔트리를 선발했다. 당장 10월에 프로리그가 개막하지만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선수들은 9월 말부터 태릉에서 열리는 마지막 합숙 훈련에 참가하고, KBL은 이들이 프로리그에는 개막전 2경기만 출전하고 대표팀 훈련에 집중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전폭적인 배려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남자농구 대표팀의 적극적인 행보에 많은 농구팬들은 과연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얼마나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남자농구 대표팀은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전폭지원' 남자 성인 대표팀, 하지만 그외에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지난 6월부터 예비 엔트리를 구성해 맹훈련에 돌입한 것에 비해 여자농구 대표팀은 8월 2일 안산 와동 체육관에서 첫 훈련을 가졌고, 그나마도 첫 훈련에 참여한 인원은 단 8명에 불과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힘겹게 세계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이지만 여자농구 대표팀은 남자농구 대표팀과 같은 미국 전지훈련은 고사하고, 대회 직전 현지에서 몇 차례의 연습 경기만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 JOMO팀을 태릉으로 불러 연습 경기를 가졌고, 국내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가지고는 있지만 한국보다 체격조건이 좋고 기량도 뛰어난 외국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한참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자 대표팀은 임시방편으로 대회에 앞서 일찍 출국해 현지에서 연습 경기를 가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9월 예멘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18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18세 이하 대표팀은 해외전지훈련과 태릉 입촌은 꿈에도 못 꾸고 있다. 15명의 예비 엔트리를 추린 18세 대표팀은 고려대학교에 첫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고려대를 훈련지로 정한 가장 큰 이유는 예비엔트리에 속한 선수 중 고대총장배에 출전해야 하는 선수들 때문이었다.

18세 대표팀은 지난 17세 이하 대표팀이 세계 대회를 앞두고 대통령배 경기에 출전해야 했던 것과 똑같은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선수들로서도 오전에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소속팀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 대표팀은 24일 부산으로 내려갔고, 고대총장배 대회가 끝난 후 선수들이 합류하자 본격적인 팀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18세 이하 대표팀 역시 김기윤과 이종현 등이 포함된 12명의 엔트리를 확정하고, 오는 19일 결전지인 예멘으로 출국한다. 물론 최근 일부 선수들의 최종 엔트리 발탁 여부에 대해 일부에서 이견을 제기하긴 했지만 선발과정의 잡음보다는 훈련 준비에 대한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선수 선발은 기본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해외 전지훈련 혹은 외국 선수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한 예방 주사의 중요성

지난 6월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던 17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의 김승환 감독은 인터뷰에서 “대회 참가국 중 전지훈련을 다녀오지 않은 팀은 우리가 유일했다. 가까운 예로 중국도 50일간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래서 인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미국식 농구를 구사했고, 키가 큰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준비가 잘 된 모습이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여자농구 대표팀의 임달식 감독 역시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계획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무산됐다.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팀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은데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농구는 기본적으로 체격조건이 경기력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남자팀의 경우 외국인 선수가 국내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력이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팀대 팀으로 상대할때는 또 상황이 다르다. 국내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는 외국인 선수끼리 매치업을 한다. 그래서 유재학 감독은 팀대 팀으로 경기할 수 있는 전지훈련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렇듯 국가대표팀의 해외 전지 훈련은 국내에서의 연습 경기와 비디오 분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농구 대표팀은 그러한 부분을 보충하지 못한 채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한국농구만의 색깔만을 외치며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대회에서 보여준 한국적인 색깔은 도대체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해봐도 부정적인 것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남자 농구 대표팀의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남자농구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왜 필요할까.

이는 적극적인 투자가 국제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잊고 있는 듯한 협회를 깨우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농구 대표팀과 18세 이하 대표팀이 안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다만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남자농구 대표팀이 이번에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한국의 농구 시장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동안 충분한 합숙 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추고,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키가 크고 탄력이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해본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분명히 경기력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예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당시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을 선임했고, 히딩크 감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선수들을 관찰하고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여기에 강팀과 수차례 평가전을 가지며 한때 ‘오대빵’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러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한국 축구는 월드컵 4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인 유재학 감독은 초기부터 이름값만 비싼 선수들 보다는 자체 평가전과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과거의 명성보다는 현재의 실력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체격과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들과 꾸준히 평가전을 치르며 선수들에게 예방 주사를 맞히고 있다.

이렇게 예방 주사를 맞고 귀국한 남자농구 성인 대표팀의 선수들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키가 큰 선수들과 직접 부딪쳐보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국위선양과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농구의 인기를 다시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대표팀 지원에 인색한 협회에 선수와 팬, 지도자들이 “이렇게 투자를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남자농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은 자꾸만 커진다.

아래는 대표팀 명단이다. 

-남자농구 대표팀(13명)
감독 : 유재학
가드 : 양동근(모비스), 박찬희(KT&G), 김선형(중앙대), 이정석(삼성)
포워드 : 김주성(동부), 김성철(KT&G), 양희종(상무), 이규섭(삼성), 조성민(KT)
센터 : 이승준(삼성), 함지훈(상무), 오세근(중앙대), 하승진(KCC)

-여자농구 대표팀(12명)
감독 : 임달식
가드 : 임영희(우리은행), 김지윤(신세계), 이미선(삼성생명)
포워드 : 김보미(kdb생명), 박정은(삼성생명), 변연하(KB국민은행), 김단비(신한은행)
센터 : 정선민(신한은행), 김계령(신세계), 신정자(kdb생명), 강영숙(신한은행), 정선화(KB국민은행)

-18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12명)
감독 : 이상국
가드 : 김기윤(경복고), 이주형(울산무룡고), 한상혁(송도고)
포워드 : 김형준, 이동엽(이상 광신정산고), 문성곤(경복고), 최승욱(동아고), 허웅(용산고)
센터 : 이종현(경복고), 김만종(배재고), 김준일(휘문고), 이승현(용산고)

사진출처 : 바스켓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