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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미국에는 파이널포, "우리에겐 대학농구리그가 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2010 대학농구리그(이하 대학리그)가 어느 덧 4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중앙대와 경희대, 연세대가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의 명가 고려대가 초반 3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순위싸움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4주차 첫 경기까지 모두 12경기가 치러진 현재 건국대를 제외한 11개 팀이 홈에서 한 경기 이상씩을 치뤘습니다. 리그 초반 각 대학과 대학농구연맹의 부족한 준비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그 초반 각 대학의 홈 경기가 치러지는 대학교 체육관에는 대학리그가 열린다는 현수막이나 안내판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심지어 대학내 관계자나 학생들 역시 대학리그가 열린 다는 사실을 주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 농구 경기가 있어요?"라고 되묻는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상대하면서 당황했던 경험은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됐습니다. 각 학교들은 경기가 펼쳐지는 체육관을 주변으로 대학리그 경기 일정이 적힌 현수막을 걸기도 하고 유인물을 부착해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통로 근처에 붙여 놓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체육관 주변에서 경기 시작 전 홍보 활동을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학농구 '신입생' 상명대는 상당히 치밀한 준비로 박수받아 마땅했습니다.

4월 5일 조선대와의 홈경기가 열린 상명대학교 체육관

지난 5일 조선대와의 홈 개막전을 가진 상명대는 경기 시작전부터 학생회를 중심으로 체육과 학생들이 체육관 주변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하교길에 있던 학생들의 발길을 체육관으로 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체육관 내부에는 길목길목에 안내 학생들을 배치해 일반 관중들의 동선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기자단 및 외부 인사들의 안내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자체적으로 응원 단장과 장내 아나운서까지 동원해 시종일관 활기찬 응원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재단 이사장님을 비롯한 교내 인사들까지 빠짐없이 농구장을 방문해 선수들의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자석에는 여러 개의 랜선과 동시에 각 랜선별로 접속할 수 있는 아이피까지 일일이 적어 놓아 혼선을 막는 세세함이 돋보였습니다. 아...그리고...기자석에 배치된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너무 잘 먹었습니다...ㅎㅎ

연세대의 하프타임 이벤트! 피자의 주인공은?

7일 홈 개막전을 치른 연세대는 대학리그 최초의 관객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날 건국대와의 경기를 가진 연세대는 하프타임때 경기장을 찾은 관객을 대상으로 프리드로우를 던져 피자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비록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런 준비를 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군요. 또한 경기 전 두 명의 남자 장내 아나운서의 고려대를 향한 약간의 도발적인 멘트를 듣고 있으니 역시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관계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구요.

성균관대는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대학리그에서는 최초로 베이스 라인 뒤에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한 쿠션을 설치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밝은 조명과 넓은 체육관의 시설도 인상적이었구요.

하지만 사이드 라인에 설치한 플라스틱 광고판의 경우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이드라인쪽 광고판의 경우 자칫 선수들이 넘어질 경우 그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깨져서 부상이라도 입는다면..어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겠죠.

12일 홈 첫 경기를 가진 단국대는 이번 대학리그 사상 최다 관중이 들어왔습니다. 얼핏 사진으로만 봐도 약 800명 가량이 들어찬 이 날 경기장에는 경기 내용까지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면서 관중의 함성 소리에 코트가 떠나갈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이 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하프타임 공연이었습니다.

이 날 단국대의 댄스 동아리 여학생들이 하프타임에 약 3분가량 흥겨운 댄스 공연으로 현장을 찾은 남성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습니다. 공연을 하는 학생들의 표정에 나타난 약간의 쑥쓰러움과 약간의 엉성함들이 오히려 더 '대학생다워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단국대에서 첫 선을 보인 하프타임 공연


더군다나!!

대학리그가 진행되면서 가장 고문적인 현상은 눈에 띄는 관중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4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각 학교가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학리그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세대와 경희대 같이 비교적 관중석의 숫자가 작은 경기장에는 서서보는 관중이 생길 정도고 한양대와 동국대, 단국대, 상명대 처럼 천여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에는 400~500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단국대의 홈 경기에는 최소 800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본부석 반대편 스탠드를 가득메운 것도 모자라 일부 서서보는 관중까지...엄청난 관중들이 끊임없이 단국대를 연호한 결과는 결국 짜릿한 역전승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 역시 홈 관중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단국대 김명진 선수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각 학교별로 체육관의 모습과 준비 상태 그리고 응원단의 다양한 모습을 보시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클릭 <<대학리그 학교별 체육관 모습 보러가기>>

분명히 대학리그는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 가능성과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대학리그에도 예비 꽃미남 선수들은 이미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더군요.^^; 남자가 봐도 잘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들이 상당수니..당연히..여성분들에게도 그렇게 보이겠죠??ㅎㅎ

학교와 연맹측에서 이러한 스타성과 상품성을 겸비한 선수들을 발굴해서 꾸준히 노출시키려는 자세가 더해진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또한 각 학교만의 특색있는 응원전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운동팀이 있는 학교의 경우 응원단이 있던데 이들 응원단이 개막전이후 자취를 감춘 것도 아쉽네요. 각 학교별로 그러한 응원단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흥미거리가 될텐데 말이죠.

물론 이러한 대학리그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바로 코트 위를 누비는 선수들의 경기력입니다. 대학선수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는 보는 이들에겐 손에 땀을 쥐게할 정도입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20점차이가 벌어졌지만 전면강압수비를 펼치는 양 팀 선수들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신다면 결코 잊지 못하실 겁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대학리그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미덕이요 가장 큰 볼거리일 겁니다.

지난 주 미국에서는 전미대학농구 파이널포가 끝났습니다. 듀크대가 우승을 차지했지요. 그 대학농구 결승을 보기 위해 미국 전지역에서 수만명이 인디애나폴리스로 몰려들었습니다. 우리도 스포츠 채널을 통해 그 경기를 생중계로 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는 대학농구리그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리그의 출범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리그 초반 아직은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지만 분명 대학리그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시기라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리그가 성공적인 정착을 하길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