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가 어느덧 마지막 6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역시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과 예상밖의 순위 경쟁 속에 농구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시즌 중 펼쳐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영향으로 인해 타이트한 경기 일정으로 리그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팀의 경우 주전들의 체력 저하에 따른 경기력 저하는 물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농구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농구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힘든 리그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미국의 NBA는 한 시즌에 팀당 82경기를 치르는데 KBL 역시 팀당 54경기라는 많은 경기수를 치르고 있습니다. 경기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데 미국에 비해 선수층이 얇고, 특히나 최근에는 1쿼터부터 많은 체력이 요구되는 수비 중심의 경기를 펼치다 보니 리그 후반 득점이 확연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뚝 떨어진 체력 -> 바닥을 치는 득점력...악순환!
이번 시즌은 특히 수비 농구가 대세를 이루며 특히나 저득점 경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만 리그를 치르면서 서서히 평균 득점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올 시즌 1라운드에서 10개 구단의 득점은 평균 79.5점이었습니다. 서울 삼성이 헤인즈의 놀라운 득점 행진 속에 평균 86.1점을 넣으며 깜짝 돌풍을 이끌었고, 창원 LG도 문태영을 앞세워 82.7점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라운드에서 득점은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물론 각 팀들이 상대 팀 선수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나오면서 득점력이 하락한 부분도 있지만 체력적인 문제 역시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봅니다. 정확한 슈팅은 체력적인 바탕이 있어야 집중력있게 던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1라운드 | 2라운드 | 3라운드 | 4라운드 | 5라운드 | 6라운드 |
79.5점 | 79.2점 | 78.9점 | 77.5점 | 74.4점 | 75.0점 |
그렇다면 이러한 KBL리그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많은 고민 끝에 양대 리그제를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현재 KBL에 참가하는 팀의 숫자는 10개팀입니다. 한 구단은 나머지 9개 구단과 각각 홈앤드 어웨이로 3경기씩 총 6경기를 치르면서 팀당 54경기, KBL 전체로는 270경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 시즌의 경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약 15일간의 휴식기가 포함이 되었고, 최근 가장 핫한 종목인 야구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3월안에 정규시즌을 끝내려다 보니 하루 걸러 하루씩 경기를 치르는 퐁당퐁당 일정이 각 팀들의 고민거리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양대리그 도입,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차기 시즌인 2011-2012시즌 역시 최근 KBL 이사회 결과에 따르면 10월 15일에 시작해서 3월 초에 끝나는 일정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는 타이트한 일정이 예상됩니다. 아시안게임에 따른 휴식기는 없어졌지만 전체적인 리그 일정 역시 일주일 정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득점 1위 애론 헤인즈 ⓒKBL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리그 일정을 현재대로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휴식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얃대리그를 운영하면 경기 숫자도 줄일 수 있고, 이동 거리도 줄어드는 일거 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리그 일정에서 한 라운드를 줄인다면 한 경기를 중립 경기로 치뤄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2라운드를 줄이자니 경기수가 너무 적어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경기수가 지나치게 줄어드는 부분은 각 팀별로 주전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농구판 전체적인 선수 수급과 육성에 대한 부분을 생각한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KBL은 전체 팀의 숫자가 짝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중부-남부로 각 5개팀씩을 포함하는 양대리그 운영이 가능해 집니다.
양대리그로 경기를 치를 경우 중부리그의 경우 서울 삼성,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원주 동부, 안양 인삼공사의 5개 팀이 포함되고 남부리그에는 대구 오리온스, 창원 LG, 울산 모비스, 전주 KCC, 부산 KT가 속하게 됩니다.
같은 리그에 포함된 팀들과는 홈앤드 어웨이로 각 4경기씩 총 8번의 맞대결을 펼치고, 다른 리그의 팀과는 홈앤드 어웨이로 1경기씩 총 2번의 인터리그 경기를 가지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한 팀의 총 경기수는 42경기로 지금보다 12경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경기수를 줄이면서 주간 경기 숫자도 자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올 시즌의 경우 일주일에 보통 15~16경기를 소화하고 있는데, 티당 42경기로 줄면 이 숫자가 주간 10경기 정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자연히 퐁당퐁당 일정이 사라지고 각 팀은 충분한 체력적인 세이브 시간을 벌게 됩니다.
또한 다음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1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바뀌게 됩니다.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게 되고, 리그 후반으로 갈 수록 득점력은 더욱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기수를 줄임으로서 체력적인 보완의 시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각 팀들의 이동거리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마지막 주에 부산 KT는 대구(23일)-안양(25일)-부산(27일)을 오가며 경기를 치뤄야 했습니다. 얼핏 생각해도 버스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10시간이 넘습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휴식할 시간적인 여유를 빼앗긴 거죠.
양대리그가 되면 이러한 이동 거리에 따른 휴식의 기회를 더 많이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리그내 팀들간의 라이벌전의 가치를 더욱 높힐 수 있게 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구단 마케팅 입장에서도 인접 지역내에 상대팀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단체 원정 관람같은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더욱 많이 시행할 수가 있게 되죠.
여러가지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양대리그제!
현재 KBL의 대부분 구단들의 전용 연습장은 수도권에 몰려있습니다. 대학팀들이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에 훈련 효율성의 부분이 큰 몫을 차지하는데요. 팬들의 입장에서는 우리 팀 선수들이 경기만하고 서울로 올라가버린다는 배신감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양대리그가 진행된다면 지방 구단의 경우 필수적으로 해당 연고지에 연습장 및 숙소를 다시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남부리그 팀들의 경우 리그 전체에서 수도권에서 경기를 치르는 숫자가 확연히 줄어드는데, 휴식 및 연습의 효율을 위해서라도 리그 중에는 해당 지역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겠죠. 그렇게 됨으로서 좀 더 팬들에게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연고제라는 것이 지역팬들과의 밀착이 필수적인 부분이니까요.
또한 현재의 라이벌전 역시 더욱 값어치가 있는 경기로 바뀝니다. 현재 KBL의 대표적인 라이벌전으로는 삼성과 LG의 전자업계 라이벌전과 KT-SK의 통신 라이벌전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 시즌에 6번이나 싸우니 라이벌전이라는 희귀성이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양대리그가 되면 이들 팀은 각각 다른 리그에 속하게 되고 경기수도 줄어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고, 경기는 더욱 박진감넘치게 변하게 될겁니다.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 역시 일 년에 단 두번밖에 없는 라이벌전에 더욱 집중하게 되겠죠.
여기에 같은 리그내 팀들간의 경기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라이벌의 구도의 출현도 충분히 발생 가능합니다.
물론 양대리그를 치르지 않고도 높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농구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해서 야구나 축구에 중계권을 빼앗기지 않고 오래 리그를 치르면 됩니다. 그리고 현재 5팀 밖에 없는 2군 리그가 10개 구단 모두가 참여하는 2군리그로 거듭나서 각 팀마다 가용할 수 있는 선수층이 두터워진다면 이런 논의는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양대리그제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통해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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