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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논란을 잠재운 박상오의 미친 존재감!
외계인반란군
2011. 3. 11. 09:00
승리의 기운을 느끼는 중? ⓒ스포츠조선
올 시즌 최고의 관심을 모았던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의 경기가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은 더욱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바로 전자랜드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인천 전자랜드는 1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2011 현재 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25점을 넣은 문태종과 4쿼터 3점슛 2방을 터트린 정영삼을 앞세워 개인 최다인 32점을 몰아넣은 조성민이 버틴 KT에 84-80으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서 양 팀의 경기차는 1경기차가 되었고, KT는 우승 매직 넘버를 3으로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전자랜드, 뒤집는게 우리 전문이지!
그동안 전자랜드는 서장훈, 정영삼 등이 전반에 주로 득점에 가담하면서 경기를 이끌면 문태종-허버트 힐이 후반에 힘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패턴이 많았는데, 오늘은 그 반대로 경기가 운영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1쿼터부터 힘을낸 문태종이 경기를 이끌었다면 경기 마무리는 정영삼과 서장훈이 해줬습니다.
역시 문태종! ⓒ뉴시스
또한 문태종이 5반칙으로 퇴장당한 이후에는 정영삼이 2개의 3점포를 연거푸 쏘아올리며 KT의 마지막 추격에 쇄기를 박았습니다. 이날 정영삼은 후반에만 14점을 집중시키며 19점에 3점슛 4개를 성공시켰습니다.
서장훈은 기복이 좀 있었습니다. 올 시즌 초반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서장훈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 송영진의 수비에 고전하며 좀처럼 득점에 가담하지 못하고 찰스 로드와 송영진에게 연이어 슛블록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하지만 3쿼터들어 KT가 14점차로 달아났을 때 혼자 7점을 연속으로 넣으며 자칫 KT로 급격히 기울뻔한 경기 분위기를 다시 팽팽하게 맞출 수 있게 했고, 4쿼터 막판에는 수비에서 송영진의 3점슛을 블록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훅슛과 자유투로 4점을 넣으며 당당한 승자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문태종이 4쿼터의 사나이라고 불렸지만 이날 만큼은 전자랜드 선수 모두가 4쿼터의 사나이였습니다.
KT는 1쿼터에만 15점을 넣으며 KBL 데뷔 이후 개인 통산 최다 득점인 32점을 넣은 조성민과 24점을 기록한 찰스 로드를 앞세웠지만 3쿼터 중반 54-40, 14점차까지 앞서나갔던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수비에서 무너지며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고, 특히 4쿼터 믿었던 주축 선수들의 결정적인 에러가 속출하며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험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올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인 박상오가 있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KT와 전자랜드의 1위 싸움 못지 않게 KT의 박상오와 전자랜드의 서장훈, 문태종의 MVP 각축전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더 이상 MVP 논쟁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종료 후 팀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MVP 논의에서 박상오는 더 이상 거론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박상오의 움직임은 최악이었습니다.
수비에서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보이며 수비 밸런스를 모조리 무너뜨렸고, 특히 그동안 수비를 잘해왔던 문태종에게 말 그대로 농락당했습니다.
'주연은 부담스러워요...' 박상오, MVP 논란 종결자로 등극!
오늘 경기에서 여러 장면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2번이 있었습니다. 1쿼터 초반 문태종에게 첫 번째 3점슛을 허용하던 장면과 4쿼터 6분 30초경 또 한번 문태종에게 45도 3점슛을 허용하며 67-69로 역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1Q 문태종의 3점슛 장면 (아프리카 화면캡처)
그림에서 보시 듯이 문태종이 사이드로 이동할 때 박상오는 이미 문태종을 시야에서 놓치고 있었습니다. 이미 앞선 전자랜드의 인바운드 상황에서 부터 문태종이 사이드로 빠져나갈 때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움직임 자체가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뭐 경기 초반이니까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태종은 오늘 1쿼터에만 혼자 14점을 몰아쳤는데, 두번째 3점슛은 문태종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득점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3연승을 거두던 지난 3번의 맞대결에서 문태종을 13.3점으로 막았던 KT와 박상오 였기에 1쿼터 조성민이 절정의 슛감을 보였고, 전자랜드의 턴오버가 속출하는 가운데 제 역할을 못해준 박상오의 모습을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박상오에게 가장 실망스러웠던 상황은 앞서 말했던 4쿼터 6분 30초경 문태종에게 3점슛을 허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4Q 문태종 득점 장면 (아프리카 화면캡처)
KT는 4쿼터 초반 눈에 가시 같았던 이현호를 5반칙으로 코트에서 몰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았는데, 로드와 박상오의 리바운드 과정에서의 미스로 전자랜드에 공격권을 넘겨줍니다. 이어진 전자랜드의 공격에서 박성진이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 파울이 4개였던 박상오는 무리하게 박성진의 돌파에 관여하는 수비동작을 취하게 됩니다. 이미 골밑 수비가 정돈된 상태였고, 박성운이 충분히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상오는 오히려 자기 매치업 상대인 문태종을 따라가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박상오가 중심을 잃고 허둥대는 사이 문태종은 45도에서 노마크 3점슛 찬스를 맞게 됩니다. KBL 최고의 슈터인 그가 그것도 4쿼터에 그런 3점슛 찬스를 놓치는 것을...저는 올 시즌에 몇차례 보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MVP 부담 안줄께... ⓒKBL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찾아볼 수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전혀 경기를 뛸 준비가 되어 있기 않았고, 공격에서도 4라운드때까지 보여주었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현호와의 자리싸움에서 쓸떼없는 파울을 범하며 공격 흐름을 끊어먹기 일수였고, 수비에서는 잇달아 마크맨을 놓치며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렸습니다.
이날 박상오는 7점을 기록했습니다. 7점 중 5점이 자유투에 의한 득점이었고, 필드골은 단 2점이었습니다. 문제는 박상오가 시도한 야투가 단 4개에 그쳤다는 것 입니다.
물론 조성민이 절정의 슛감을 보이며 제 1공격 옵션으로 활약했고,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벤치를 들락 거리긴 했지만 뭔가 박상오답지 않았습니다. 특히 골밑 컷인 과정에서 던진 야투가 단 1개도 없었다는 점이 가장 불만스러운 점이었습니다. 앞선 경기들을 통해 올 시즌 박상오의 가치를 크게 올려주었던 자신있는 골밑 컷인이 이상하리만치 이날 경기에서는 참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오늘 경기를 통해 박상오가 얼마나 주인공 역할의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워 하는지 잘 알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더 이상 박상오에게 '시즌 MVP 후보'라는 복에 겨운 말은 안하고 싶네요.
답이 안보이는 4억짜리 백업가드 표명일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명의 선수 4억원짜리 백업가드(정확히는 3억9천5십만원) 표명일. 지난 삼성전에서 10점을 넣으며 조금 살아날까 했더니 역시나...경기 후반 가장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면서 정영삼이 홈구장에서 히어로가 되는데 1등 공신이 되어 주셨죠.
4Q 표명일의 턴오버 상황 (아프리카 화면캡처)
비단 5득점 4어시스트에 그친 성적때문에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젠 정말 표명일에 대한 기대는 경기에 출전하면 출전할 수록 사라지네요. 표명일이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 공의 움직임이 홀드되면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도 죽고 있고, 공이 다른 선수에게 떠난 이후엔 표명일의 움직임이 다른 선수의 방해가 되는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KT의 로테이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인 빠른 패스에 이어 사이드에서 슛찬스가 날 때도 슛 자체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니...
찰스 로드도 정통 센터라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지금 표명일이 보여주는 움직임은 동부시절 김주성과 하는 하이로우 혹은 픽앤롤 게임에서의 습관을 전혀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까진 잘했는데... ⓒOsen
이미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조성민이었고, 당시 전자랜드가 팀파울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유투라는 최고의 무기가 있던 조성민은 상대 파울을 얻기 위해서라도 자신있는 공격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조성민은 그 상황에서 송영진에게 공을 맡긴채 반대편으로 스윙해 버리면서 이미 공격 시간은 16초가 지난 상황이었고, 송영진과 표명일이 2대2를 다시 했는데...6초를 남기고 공을 잡은 표명일의 선택은 45도에서 골대를 향한 돌진이었습니다.
거기서 골대를 보고 돌파하는 것은 도대체...11시즌 프로생활을 한 가드의 선택이 그것밖에 없었을까요. 암담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KT는 전자랜드의 경험에 완패했습니다. KT는 몇 차례 찾아왔던 승리의 기회를 놓친 반면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2번의 KT의 실책에서 나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작은 차이가 너무너 큰 경기결과로 나타났고, 이날 경기의 승패는 정규시즌 우승팀을 가리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제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단 열흘밖에 남지 않았고, 전자랜드와 KT 모두 남은 경기수는 4경기씩 입니다. 이미 4강 직행 티켓을 확보한 KT와 전자랜드. 이제는 첫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정말 피말리는 순위 경쟁만이 남았습니다.
어찌됐던 다소 맥빠졌던 정규시즌 막판 전자랜드와 KT의 경기가 있는 날은 경기 결과에 집중하게 될 이유가 하나 생겨서 기쁘네요. 12일과 17일에 각각 전자랜드와 KT를 차례로 상대할 KCC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재미있겠네요.
끝으로 경기 종료 17.3초를 남기고 생각없는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순위싸움 경쟁에 불을 지펴주는 바스켓인터피어런스(골 텐딩)를 보여준 찰스 로드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올 시즌 최고의 슛블록...참나... (아프리카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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