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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연승 브레이커' KT, 동부산성을 무너뜨리다!

KT의 에이스 조성민 ⓒKBL


드디어 동부산성이 무너졌습니다.

부산 KT는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25점을 넣은 조성민을 앞세워 동부에 76-68로 승리를 거두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김주성-윤호영-벤슨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골밑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비를 구축한 동부는 사상 첫 개막 후 9연승과 1라운드 전승, 그리고 최단 기간 전구단 상대라는 대기록 3종 세트에 도전했지만 부산 KT의 빠른 발과 인사이드에 집중한 수비에 고전했고,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단일 시즌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수립한 것에 만족하게 됐습니다.

바로 전날 동부의 9연승은 가능 할지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는데...하루만에 연승이 끝나버렸네요. 조금 허무한 기분도 드네요. 프로 스포츠에서 기록의 중요성이란 이루 말할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에이스' 조성민의 부활과 맞춤형 수비 전술의 승리

KT는 박상오가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힘든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주성과 윤호영을 3쿼터까지 10점으로 묶는데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날 KT의 수비는 외곽슛과 벤슨에게는 점수를 주되 김주성과 윤호영에게 골밑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1쿼터부터 3쿼터까지 KT는 김주성과 윤호영에게 밀착 수비로 공간을 많이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찰스 로드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자 벤슨에게도 적극적인 더블팀 수비를 감행했습니다. 수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준 송영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송영진은 김주성이 돌아설 공간을 주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로 팀동료와 함께 골밑에서 김주성의 움직임을 잘 봉쇄했습니다.

특히 장신 포워드인 김도수의 가세가 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김도수가 외곽에서 재빨리 더블팀을 가는 것이 얼마나 좋은 수비 옵션인지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앞으로 KT를 상대하는 팀들은 조성민에 이어 발빠른 김도수의 수비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할 것 입니다.

아쉬운 연승 기록.. ⓒKBL

물론 이날 김주성의 움직임 자체가 썩 좋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리그 최정상의 기량을 가진 김주성을 이렇게 수비할 수 있는 선수 그리고 경기가 얼마 되지 않을 텐데 이 경기에서 송영진은 바로 그러한 선수, 경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8점을 넣어주며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부의 벤슨은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26점을 넣었고, 리바운드도 17개나 잡아내며 10점 5리바운드에 5개의 텀오버를 범한 찰스 로드에게 판정승을 거뒀지만 정작 4쿼터 종료 직전 승패가 갈리는 상황에서는 로드에게 2개의 덩크슛을 연달아 내주며 수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끊임없이 퇴출설에 시달리고 있는 찰스 로드는 3쿼터까지 단 2점에 그치며 지난 주의 활약이 잊혀지는가 했지만 경기 종료직전 결정적인 덩크슛 2개와 슛블록을 기록하며 승리를 지키는데 중요한 키플레이가 되어 주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전창진 감독은 여전히 로드에 대해 회의적인 내용의 인터뷰를 했는데, 과연 로드와 언제까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지 관심입니다.

KT는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조성민이 살아난 것이 이날 경기의 또 하나의 수확이었습니다. 조성민은 이날 3점슛 성공률은 다소 낮았지만(11개 시도 3개 성공, 27%) 찰스 로드 혹은 송영진과 적극적인 2대 2 플레이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어 주었습니다. 특유의 리듬에 이은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조성민의 전매특허와 같은 미들 라인 점프슛이 빛을 발한 경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조성민의 모습에 다소 실망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성민 역시 복수의 칼날을 갈고 나온 것일까요. 이날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득점 루트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4쿼터 막판 동부의 파울 작전에서도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조성민의 이날 경기 기록은 25점(2점슛 5/7, 3점슛 3/11, 자유투 6/6) 5리바운드 2스틸입니다.

지난 시즌 동부와 KT의 맞대결에서 KT가 70점을 넘긴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바 있는데, 이날도 KT가 70점을 넘기며 승리를 거뒀네요. 두 팀 간의 경기에서 이런 70점 징크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왜 나만 괴롭혀~ ⓒKBL

동부는 박지현의 3점슛이 침묵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슛찬스를 만드는 움직임까지는 좋았습니다.

KT가 적극적인 골밑 더블팀 수비 작전을 펼칠 때 동부의 선수들은 외곽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3점슛 찬스를 많이 얻었습니다. 19번을 시도한 3점슛 가운데 좋은 찬스가 여러번 있었지만 단 6개의 3점슛만 림을 통과했습니다. 앞선 LG(10월 29일)와의 경기에서 12개의 3점슛을 집중시켰던 동부였기에 더욱 아쉬웠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8경기에서 8개의 창을 부러뜨린 동부는 4쿼터 중반 이후 몇차례 수비가 성공을 거두며 KT에 2점차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지만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는 연달아 로드를 놓치며 끝내 경기를 뒤집는데는 실패했습니다.

특히 김주성과 안정환이 얻은 자유투에서 모두 1구를 실패하며 점수차도 줄이고 다음 작전에 대한 구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뼈아팠습니다.

리그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KT이지만 1라운드 중반 이후 5연승을 기록하며 6승 3패(2위)로 1라운드를 마쳤습니다.

여전히 찰스 로드가 지키는 골밑이 불안하지만 쉽게 지지 않는 끈질긴 팀컬러를 회복한 것이 앞으로 다가올 라운드에서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난 2년간 KT는 연승 중인 팀을 맞아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특히 상대 팀의 연승을 저지한 후 스스로 연승을 이어가는 모습을 말입니다.

2일 동부전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0-2011시즌에도 라운드 전승을 노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차던 전주 KCC를 두 번이나 꺾으며 연승을 저지했습니다. 두 번 모두 KCC는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KT에게 각각 5점차의 패배를 당했습니다. 두번 모두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였죠.

이밖에도 KT는 지난 시즌 4라운드 후반부터 4연승을 달리던 전자랜드의 발목을 잡기도 했고, 09-10시즌 3~4라운드에서 7연승을 달리던 KCC에게 10점차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암튼 동부전을 승리로 장식한 KT는 5연승으로 역시 4연승 행진을 이어간 KGC인삼공사와 함께 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KT의 연승도 연승이지만 집중력이 몰라보게 좋아진 인삼공사의 연승 행진도 주목할 부분이네요. 골밑에서 오세근의 위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는 파울 관리도 어느 정도 되면서 KBL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앞으로의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인삼공사와 오세근입니다.

그나저나 김태술 선수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야 할텐데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코트를 빠져나간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공서영 아나운서를 농구장에서 보다니! ⓒ화면캡쳐


<11월 2일 경기 결과 및 주요 선수 기록>

부산 KT 76(14-11 21-19 18-16 23-22)68 원주 동부

KT
조성민 25점 5리바운드
조동현 1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찰스 로드 10점 5리바운드 4슛블록
김도수 9점 8리바운드
송영진 8점 5리바운드

동부
로드 벤슨 26점 17리바운드
최윤호 12점 3점슛 2개
김주성 10점 6리바운드
박지현 8점 5어시스트
윤호영 6점 5리바운드

전주 KCC 81(23-22 26-15 12-24 20-23)84 KGC 인삼공사

KCC
디숀 심스 27점 6리바운드
하승진 13점 5리바운드
전태풍 12점 6어시스트
임재현 8점 4리바운드

인삼공사
로드니 화이트 26점 6리바운드
김태술 18점 4어시스트
오세근 12점 12리바운드
이정현 9점

11월 2일 현재 순위표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