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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PO 2차전 리뷰] 우리는 불패! 너희는 필패?
외계인반란군
2011. 3. 29. 12:47
너무 깜찍...ㅡㅡ; ⓒKBL
한 팀은 2경기 연속 100점을 넘기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2경기 평균 득점이 60점이 안되는 답답한 공격력으로 2연패에 몰린 팀도 있네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전주 KCC와 창원 LG의 현주소 입니다.
이번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는 대진 뿐만 아니라 경기 결과도 지난 해 6강 플레이오프와 똑같이 가고 있습니다.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6강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두 팀은 각각 4강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특히 KCC는 올 시즌 삼성과의 연장전 악몽을 다시 한번 떠 올리게 하는 2차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고 서울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습니다.
반면 전자 라이벌인 삼성과 LG는 각각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안방에서 상대팀의 4강 진출을 씁쓸히 지켜봐야 할 수도 있는 입장에 놓이게 됐네요. 과연 KBL 최초로 2연패 뒤 3연승이라는 역스윕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27일과 28일 열린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겠습니다.
1차전 리뷰 : [6강 PO 1차전 간단 리뷰] 삼성의 '귀가본능'?
원주 산성 공략은 정말 불가능한가?
수비에 올인! ⓒKBL
특히 1차전 김주성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는 부담감 속에서도 동부의 수비력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전 선수가 타이트한 압박 수비와 적극적인 도움 수비로 LG의 장점을 하나하나 분쇄시켰습니다.
1차전에서 13점에 그쳤던 문태영은 2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6점을 넣으며 스코얼러 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은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김주성-윤호영-벤슨이 지키는 포스트 공략이 쉽지 않은 LG로서는 외곽포가 살아나는 것이 필수적인데 1차전에서 18%(3/17)의 저조한 3점슛 성공률을 보인데 이어 2차전에서도 32%(7/22)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2점슛 성공률 역시 35%에 그치며 2차전에서의 야투 성공률은 단 34%였습니다. 이런 낮은 야투 성공률로 이기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이 되겠죠.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동부의 수비력이 강하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경기를 보는 내내 들었던 느낌은 LG 가드진의 경험부족과 벤치의 대능 부족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동부의 경기력이 LG에 비해 월등히 뛰어났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동부는 역대 LG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주성이 두 경기에서 각각 6점과 8점을 넣는데 그쳤고, 팀 턴오버가 각각 17개와 10개씩을 쏟아냈습니다. 여기에 LG는 동부를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28개(1차전 15개, 2차전 13개)나 걷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낮은 야투 성공률로 스스로 경기를 망쳐 버렸습니다. (물론 수비집중 모드인 김주성은 무시무시하긴 합니다...)
동료도 살린다면...ⓒKBL
문태영이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과 알렉산더-루이스의 단단한 포스트맨을 보유한 LG이지만 이들에게서 파생되는 공격 패턴은 극히 단조로웠고, 다른 선수들은 제대로된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3쿼터 중반 강대협과 박형철이 연속으로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동부를 추격할 때의 모습을 LG는 기억하고 그 흐름을 경기내내 유지해야 합니다. 동부의 적극적인 골밑 더블팀 수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박자 빠른 패스가 필요한데, 2차전에서는 그 해법이 잠깐 보여지는데 그쳤습니다.
또한 4쿼터 중반 동부의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잇달아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면서 잡은 마지막 기회에서 문태영과 자이 루이스가 연속으로 4개의 자유투를 실패하면서 스스로 무너진 점도 아쉽습니다.
이제 승부는 창원에서 이어서 펼쳐지게 됩니다. LG는 홈구장인 만큼 좀 더 집중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년 연속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LG. 그리고 6강 플레이오프 5연패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야투 성공률을 더욱 높힐 필요가 있습니다.
이승준, 하승진을 넘어야 승리가 보인다!
아싸~2연승! ⓒKBL
28일 열린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무려 2시간 36분의 경기 시간을 기록하며 역대 플레이오프 최장시간 경기가 될 정도로 혈투를 펼쳤습니다. 정규시간으로도 모자라 무려 두 번이나 연장전을 벌이고도 비로소 승부가 갈린 이 날 경기는 KCC가 104-98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지난 1차전에서 하승진을 막기 위해 딕슨 카드를 꺼내들었던 삼성은 2차전에서는 삼성 본연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헤인즈를 선발로 투입합니다. KCC는 1차전과 같은 라인업으로 나섰구요.
적어도 3쿼터까지는 삼성이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물론 1쿼터 초반 KCC에 0-8까지 뒤지며 시작했지만 곧바로 헤인즈와 이승준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전세를 뒤집었고, 1쿼터를 28-19로 앞섰고, 전반까지도 47-44로 앞서 나갔습니다.
삼성으로서는 4쿼터 종료 직전 강혁의 점프슛이 파울로 인정받지 못하며 연장전에 돌입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겠네요. 방송상으로는 분명한 파울 같아 보였는데 말이죠. 이 판정 말고도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판정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는...이래저래 심판의 판정때문에 말이 많을 것 같은 이번 시리즈입니다.
1차전에서 시늉만하는 무성의한 수비로 대패를 자초했던 삼성은 2차전 중반까지는 그나마 수비 로테이션이 잘 지켜지면서 1차전과 같은 무기력한 수비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어차피 지금의 삼성은 수비가 강한 팀이 아닙니다. 차라리 한발 더 뛰는 공격으로 많은 점수를 내면서 승리하는 팀 컬러를 올 시즌 내내 보여주었던 삼성이기에 2차전은 차라리 삼성다웠습니다.
1차전에서 16분밖에 출전하지 않았던 헤인즈는 이 날 연장전을 포함해 무려 46분이나 뛰며 42점을 쏟아부으며 득점왕 다운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또한 11개의 리바운드로 잡아내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정석이 1차전과 마찬가지로 코트를 구석구석 누비며 10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했습니다. 여기에 강혁 또한 9점에 9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4쿼터 중반 이후 삼성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화면 너머에서까지 느낄 정도로 주전들의 체력소모가 심해지며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지만 삼성다운 모습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으렵니다. 삼성은 2차 연장까지 치르는 혈투 속에서 무려 4명의 선수가 40분 이상을 뛰었습니다. 그것도 노장에 들어가는 이정석(48분 8초), 헤인즈(46분 55초), 이승준(45분 48초), 강혁(43분 44초)이었습니다. 반대로 KCC는 젊은 피 강병현(43분 53초)만이 40분이상을 뛰었습니다.
던지지 말라는게 아니라...ⓒKBL
이승준은 리그 정상급의 스피드와 탄력를 가진 빅맨입니다. 특히 백스텝이 느리고 여전히 밸런스가 좋지 않은 하승진을 상대로 적극적인 골밑 돌파 또한 필요했습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하승진은 코트에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뒤로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심했습니다. 그만큼 아직도 몸의 밸런스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승준으로서는 지난 정규리그 6라운드 맞대결에서 KCC를 상대로 28점을 폭발시키며 무려 8개의 3점포를 쏘아올린 적이 있지만 매번 8개씩의 3점슛을 넣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제 2의 공격 옵션을 찾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너무 편한 방법만 고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아쉽습니다.
3쿼터까지 KCC가 삼성에 끌려갔던 여러가지 요인 중 하나는 바로 KCC가 안풀리는 경기에서 자주 나오는 습관인 포스트에서 하승진과 다니엘스가 헤맬때 다른 선수들 역시 적극적인 컷인에 이은 찬스를 보는 플레이가 안나오고 가만히 서서 외곽슛만 시도하는 편한 농구를 하려고 하는 성향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강병현의 돌파와 추승균의 슛이 살아났고, 특히 임재현-강병현-전태풍의 3가드가 발로 뛰는 농구를 하면서 유기적인 움직임이 살아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이승준은 너무나 쉬운 공격 방법만을 고집했고, 이날 경기에서 34분을 뛴 하승진이 기록한 파울의 갯수는 단 3개에 불과했습니다. 연장전에서는 하나도 없었죠.
2차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면서 양 팀은 3차전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벼랑 끝에 몰린 삼성으로서는 마지막까지 용을 쓰고도 원정에서 1승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쫓기는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삼성다운 경기력이 다시 보여줬다는 점에서 3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도 됩니다.
나란히 2패씩을 당하며 그야말로 홈코트에서 배수의 진을 치게 된 삼성과 LG. 하지만 팀의 주득점원인 문태영과 헤인즈가 나란히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빨리 3연승을 거두고 4강을 준비하고픈 동부와 KCC.
4강 진출의 주인공이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될 것인지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각각 창원과 서울 잠실에서 이어집니다.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3월 29일 19:00 창원 실내체육관 창원 LG vs 원주 동부 - MBC SPORTS+, SBS ESPN
3월 30일 19:00 서울 잠실체육관 서울 삼성 vs 전주 KCC - MBC SPORTS+, SBS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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