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스포츠조선
'괴물' 투수 류현진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일 전국 4개 구장에서 개막된 2011 프로야구는 개막 2연전 전구장 매진을 기록하며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화끈한 명승부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올 시즌에도 대박 예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구단의 팬들과 달리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의 팬들은 아직까지 웃음보다는 걱정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한화 마운드의 수호신인 류현진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류현진은 지난 4일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해 4.1이닝동안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8일 데뷔 이후 통산 21승을 올리고 있던 소위 '그냥 떠먹는 밥' LG에게도 7실점(자책점 6점)하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특히 지난 해 LG를 상대로 역대 정규이닝 최다인 17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패는 그 충격이 컸죠.
데뷔시즌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방어율)의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시즌 MVP와 신인왕을 휩쓸었던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22경기 연속 퀼리티 스타트의 세계 신기록과 방어율, 탈삼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에이스라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류현진의 이같은 활약은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던 한화팬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고,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런 류현진이 올 시즌 초반 흔들리고 있습니다.
11일 한 스포츠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역대 4월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류현진은 곧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기사를 보니 역대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한달 이내인 3,4월 승률이 19승 3패로 굉장히 높았다고 합니다. 슬로스타저가 아닌 초반부터 강했던 사나이였기 때문에 곧 류현진이 부활할 것이라는 논조의 기사였지요.
하지만 지금 류현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리그 초반부터 장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리그 초반에는 투고타저의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모두 리그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지만 타자의 경우 투수의 공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있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대화 감독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볼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라고 밝힌 바 있지만 티비로만 봤던 지난 두 경기에서의 류현진의 투구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뭔가 예리함이 사라졌다고나 할까요?
제가 보아왔던 류현진의 가장 큰 매력은 투-투 상황에서 몸쪽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배짱 두둑한 승부구였는데, 앞선 두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 경기였던 롯데전에서는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면서 볼넷을 5개를 내줬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대호에게 결정타를 얻어맞았죠. 6일만에 등판한 LG전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류현진은 이 날 LG에게 2개의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4회 윤상균에게 초구를 통타 당해 2점 홈런을 허용했고, 이어 같은 이닝에서 조인성에게 쓰리런을 허용했습니다. 조인성에게 허용한 홈런은 볼카운트 2-1의 유리한 상황에서 삼진을 잡으려고 들어가던 공이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죠. 가장 아쉬웠던 점은 홈런을 맞기 직전 두 타자에게 모두 볼넷을 내준 후에 이어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하는 나쁜 흐름으로 흘러갔다는 점 입니다.
여기에 한화의 팀 전력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히 류현진에게도 부담은 있었을 겁니다. 어떻게든 내가 안맞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결국 공 한개를 더 빼도 되는 상황에서 정면승부를 요구하게 되고 그 상황에서 실투 하나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바꿔 버릴수도 있으니까요. LG전에서의 실점 장면은 그러한 부담감이 만들어낸 최악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동안 류현진에게 쌓인게 많았던 LG 타자들이 이를 악물로 경기를 펼치기도 했겠지만 류현진이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는 점이 걱정입니다. 물론 그 두 경기에서 한화는 실책도 많았고, 타선의 지원도 빈약했지만 투구 자체가 류현진답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이미 류현진은 데뷔 이후 매년 150이닝 이상을 던지며 몸에 무리가 한번쯤 올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제대회도 빠짐없이 출전했고, 작년에도 192이닝을 던졌습니다.
데뷔 이후 류현진은 매년 25경기 이상을 출전했고, 통산 이닝은 2010년까지 무려 960이닝이더군요. 2006년에 데뷔했으니 5로 나누면 연간 190이닝을 던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 시즌에 21경기를 완투했다고 이야기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우실까요? 1년에 1선발로 나서는 투수들이 부상없이 시즌을 치를 경우 평균 25~30경기 정도를 출전할 수 있다고 본다면...지난 5년간 류현진이 얼마나 많은 공을 던져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아무리 '괴물'이라는 별명답게 무시무시한 피칭을 보여준 류현진이지만 그도 역시 사람이겠지요. 그냥 올해의 2경기를 본 느낌은 볼에 힘이 없었고, 승부처에서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자꾸 도망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걱정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해 퀼리티스타트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류현진이 올 시즌 단 한번도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야구 팬들에게도 아쉬운 대목이죠.
일정상 류현진의 다음 상대는 주중 3연전에서 SK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류현진이 앞선 두 경기의 부진을 씻고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겠습니다.
지난 4일 전국 4개 구장에서 개막된 2011 프로야구는 개막 2연전 전구장 매진을 기록하며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화끈한 명승부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올 시즌에도 대박 예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구단의 팬들과 달리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의 팬들은 아직까지 웃음보다는 걱정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한화 마운드의 수호신인 류현진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류현진은 지난 4일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해 4.1이닝동안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8일 데뷔 이후 통산 21승을 올리고 있던 소위 '그냥 떠먹는 밥' LG에게도 7실점(자책점 6점)하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특히 지난 해 LG를 상대로 역대 정규이닝 최다인 17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패는 그 충격이 컸죠.
데뷔시즌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방어율)의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시즌 MVP와 신인왕을 휩쓸었던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22경기 연속 퀼리티 스타트의 세계 신기록과 방어율, 탈삼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에이스라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류현진의 이같은 활약은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던 한화팬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고,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런 류현진이 올 시즌 초반 흔들리고 있습니다.
11일 한 스포츠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역대 4월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류현진은 곧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기사를 보니 역대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한달 이내인 3,4월 승률이 19승 3패로 굉장히 높았다고 합니다. 슬로스타저가 아닌 초반부터 강했던 사나이였기 때문에 곧 류현진이 부활할 것이라는 논조의 기사였지요.
하지만 지금 류현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리그 초반부터 장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리그 초반에는 투고타저의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모두 리그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지만 타자의 경우 투수의 공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있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LG전 7실점...ⓒOsen
제가 보아왔던 류현진의 가장 큰 매력은 투-투 상황에서 몸쪽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배짱 두둑한 승부구였는데, 앞선 두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 경기였던 롯데전에서는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면서 볼넷을 5개를 내줬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대호에게 결정타를 얻어맞았죠. 6일만에 등판한 LG전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류현진은 이 날 LG에게 2개의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4회 윤상균에게 초구를 통타 당해 2점 홈런을 허용했고, 이어 같은 이닝에서 조인성에게 쓰리런을 허용했습니다. 조인성에게 허용한 홈런은 볼카운트 2-1의 유리한 상황에서 삼진을 잡으려고 들어가던 공이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죠. 가장 아쉬웠던 점은 홈런을 맞기 직전 두 타자에게 모두 볼넷을 내준 후에 이어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하는 나쁜 흐름으로 흘러갔다는 점 입니다.
여기에 한화의 팀 전력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히 류현진에게도 부담은 있었을 겁니다. 어떻게든 내가 안맞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결국 공 한개를 더 빼도 되는 상황에서 정면승부를 요구하게 되고 그 상황에서 실투 하나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바꿔 버릴수도 있으니까요. LG전에서의 실점 장면은 그러한 부담감이 만들어낸 최악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귀요미 현진! ⓒ스포츠서울
이미 류현진은 데뷔 이후 매년 150이닝 이상을 던지며 몸에 무리가 한번쯤 올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제대회도 빠짐없이 출전했고, 작년에도 192이닝을 던졌습니다.
데뷔 이후 류현진은 매년 25경기 이상을 출전했고, 통산 이닝은 2010년까지 무려 960이닝이더군요. 2006년에 데뷔했으니 5로 나누면 연간 190이닝을 던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 시즌에 21경기를 완투했다고 이야기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우실까요? 1년에 1선발로 나서는 투수들이 부상없이 시즌을 치를 경우 평균 25~30경기 정도를 출전할 수 있다고 본다면...지난 5년간 류현진이 얼마나 많은 공을 던져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아무리 '괴물'이라는 별명답게 무시무시한 피칭을 보여준 류현진이지만 그도 역시 사람이겠지요. 그냥 올해의 2경기를 본 느낌은 볼에 힘이 없었고, 승부처에서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자꾸 도망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걱정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해 퀼리티스타트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류현진이 올 시즌 단 한번도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야구 팬들에게도 아쉬운 대목이죠.
일정상 류현진의 다음 상대는 주중 3연전에서 SK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류현진이 앞선 두 경기의 부진을 씻고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겠습니다.
둘이 잘 어울리는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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