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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TV

"완충장치"가 사라진 3기 '나가수', 원칙을 세워라!


휴일의 마지막 끝자락마다 전국을 콘서트 장으로 만들어 주는 MBC의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옥주현과 JK 김동욱을 새로운 멤버로 받아들인 3기 라인업을 앞세워 다시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포스트를 읽어 주시기 전에 참고해주셨으면 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냥 부르기 편하도록 지난 3월에 첫 방송된 7명의 멤버가 속한 '나는 가수다'를 1기, 그리고 5월 1일 재정비후 새로워진 라인업을 2기라고 부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멤버가 한명 혹은 출연자의 사정에 따라 그 이상의 숫자가 바뀔수도 있겠죠. 제 포스트에서는 멤버가 변동이 있을 경우 각각 3기, 4기로 이어서 부르겠습니다. 현재 옥주현과 JK김동욱이 가세한 라인업을 3기 '나는 가수다'라고 통칭하겠습니다.

5월 29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기존에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시스템과는 달리 곧장 1차 경연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22일 방송에서 최종 탈락자로 결정된 김연우와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하차한 임재범의 빈자리를 메운 옥주현과 JK김동욱은 이승환의 천일동안과 임재범의 비상을 부르며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3기 '나는 가수다'의 1차 경연 1위는 의외로 옥주현이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아온 '가수' 옥주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가수였기 때문일까요? 방송이 끝난 후 여러가지 잡음들이 흘러나왔습니다.

가수들의 경연 순서에 대한 불만부터 짜집기 편집 논란까지...하지만 이러한 잡음들은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자초했단 생각이 듭니다.

사전 선호도 조사는 어디로? 완충장치가 사라진 '나는 가수다'

모두가 알고 계시다시피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에게 상당히 스트레스를 주는 방송입니다. 가수들은 TV에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뽐내면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는 대가이기는 하지만 대중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무대가 주는 중압감은 우리들의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29일 방송은 이러한 가수들에게 더욱 스트레스를 주는 무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앞선 1,2기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의 본격적인 경연을 펼치기에 앞서 가졌던 사전 선호도 조사의 무대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스포일러를 지나치게 견제하면서 월요일 녹화-일요일 방송의 패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22일 방송에 이어 2주 연속으로 경연 무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주 같은 경우는 새로운 가수가 투입되는 주 라는 점에서 사전 선호도 조사의 무대가 빠진 것은 더욱 아쉽습니다. 

그동안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에게 본격적인 미션곡을 보여주기에 앞서서 청중 평가단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노래 혹은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소개의 무대를 가졌습니다. 이러한 사전선호도 조사 무대가 갖는 가장 큰 미덕은 다소 인지도가 낮을 수 있는 가수로 하여금 대중들앞에 나서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특히 새로 투입된 가수들에게 '나는 가수다'의 무대가 주는 중압감을 사전에 경험해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전선호도 조사의 무대가 가수들에게 1차 경연에 대한 준비의 시간을 벌어준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1기 나는 가수다의 경우 단 한번의 경연으로 탈락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시간을 거치면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지금은 두 번의 경연 결과를 합산하여 탈락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가수들은 청중들에게 평가받는 무대를 두 번씩 가져야 합니다. 스트레스가 두 배로 커진 거죠. 그런데 이런 가수들에게 1주차의 사전선호도 조사의 시간과 3주에 방송되는 중간점검의 시간은 각각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시간적인 여유를 벌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 4월과 5월들어 가수들의 경우 각종 학교 축제와 행사, 그리고 개인적인 콘서트 등의 활동 시간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오히려 가수들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줄 수 있는 무대를 제외한채 경연을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방송에도 계속 언급이 됐지만 이날 가수들의 목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이미 임재범이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하는 마당에 남은 출연 가수들의 목상태도 최악의 길을 걷고 있는거죠.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가수들의 입에서 계속 몸상태가 안좋다는 말을 담아냈고 이를 편집해서 내보냈지만 이는 결국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일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방송이 끝난 후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중 참으로 공감갔던 내용 중 하나가 뭐였냐면 "1박 2일의 여배우 2탄과의 경쟁을 위해 무리하게 경연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었습니다.

경쟁의 요소가 배제되는 사전 선호도 조사의 경우 실제 경연보다 긴장감도 낮고, 시청율 역시 이전보다 못할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더 나은 다음 무대를 위해 한발 물러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한달이상 이어진 레이스에 어느 정도  가수들의 체력도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면 가수들이 가지는 스트레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결국 또 다른 자진 하차의 연속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포맷은 모든 가수가 똑같은 조건에서 최상의 무대를 선보인 뒤 500명의 청중 평가단이 다음 주에 집에서 시청자가 될 가수를 선정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최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하우스 밴드와 최상의 음향 악기 세팅도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수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벌어주는 것도 제작진이 고민해야할 부분입니다. 4기 '나는 가수다'는 조금 더 긴 호흡의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연 진행의 기본 틀을 세워라!

지난 5월 1일 다시 방송을 시작한 '나는 가수다'는 이제 경우 3번째 순서를 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29일에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숨겼고, 시청자들에게도 불편한 방송이었습니다.


일부 스포일러가 돌고는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1,2기가 그러했듯이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일단 새로운 가수가 들어오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사전 선호도 조사와 같은 무대가 꾸며져서 가수들이 시청자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곧장 1차 경연.

더군다나 지금까지와 달리 새로운 경연이 시작되는데 주제도 그날 방송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 었습니다. 물론 알고 계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스포일러에 별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반 시청자의 경우에는 '어? 오늘이 경연날이었어? 지난 방송에서 다음 경연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었나?'라고 찾아보게 만들었던 그런 방송이었습니다.

그리고 2차 경연의 주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이 없었습니다. 뭐 2차 경연에 대해서는 다음 주 중간평가 시간에 지난 1차 경연 무대가 끝난 이후의 모습부터 다시 방송이 될테니 뭐 그렇다고 쳐도...이번 방송은 지나치게 호흡이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또 한번 논란이 됐던 경연 순서에 대한 부분. 지금까지와는 달리 새롭게 투입된 가수가 가장 마지막 경연 순서를 추첨한다는 점은 글쎄요...사전 선호도 조사라면 그렇게 하는 것에 큰 불만은 없겠습니다만 실제 경연에서 그렇게 배치한다는 것은 공정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은연중에 경연 순서에 대한 중요성을 꾸준히 피력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청중평가단이 한 가수의 무대를 보고 실시간으로 점수를 메기는 시스템이 아니고 모든 경연이 끝난 후에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더더욱 경연 순서는 중요할 수 밖에 없죠. 앞으로도 새로운 가수가 투입된다면 그 가수는 무조건 제일 마지막 경연 순서를 가지게 될가요?

그렇다면 이번 임재범의 하차처럼 예외 경우가 없이 진짜 한명의 가수만이 새롭게 투입된다면 그 가수는 무조건 7번째 경연 순서를 가져야 할까요?

그건 신입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기존의 경연에서 살아남은 가수들에 대한 예우에서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나는 가수다'에 필요한 것은 앞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공정하면서도 확실한 원칙을 정하는 것 입니다.

이번 3기 '나는 가수다'의 1차 경연이 끝난 후에는 다시 1위부터 7위가지의 순위를 모두 공개했습니다. 매번 1차 경연에서만 순위를 모두 발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구요. 사전 선호도 조사를 완전히 제외한채 1차 경연-중간 평가-2차경연의 3주 사이클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원칙도 세워서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새로운 가수에게 경연 순서의 후순위를 준다면 차라리 청중평가단의 평가를 매 가수의 경연이 끝난 후 곧장 시행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각 총중평가단은 경연 순서에 따라 총 7장의 점수 용지를 받은 후 1번 가수의 무대가 끝난 후 해당 투표 용지에 점수를 적어서 2번 가수의 경연이 준비되는 동안 제출하고, 2번 가수의 경연이 끝나면 2번 가수의 투표 용지에 점수를 적어서 다면 곧장 제출하는 방식으로요.

차라리 이런 방식으로 경연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경연 순서에 따른 부작용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는 있겠죠. 물론 앞선 경연과 점수를 비교하면서 점수를 메길 수도 있고, 점수 집계가 복잡해지는 단점도 존재하지만 7명중에 3명의 가수에 동그라미를 치는데, 경연 순서를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나는 가수다' 29일 방송은 실망스러웠습니다. 7명의 가수들의 무대는 만족스러웠지만 이 방송을 꾸며가는 제작진의 서툰 발걸음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빨리 원칙을 세우고 시청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