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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슬로우 스타터' KCC의 개막전 징크스, 올해는?

트로피의 주인은 한 팀! ⓒKBL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가 13일 개막됩니다. 지난 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전주 KCC와 서울 SK가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개막전을 펼칩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가장 마지막 경기를 펼쳤던 전주 KCC가 차기 시즌인 2011-2012의 첫 경기의 포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정규리그를 앞두고 열린 시범경기를 통해 나타난 10개 구단의 전력은 아직까지 섵부른 판단을 망설이게 하지만 대다수의 농구팬들은 그 어느 해에 비해 전력이 평준화된 10개 구단이 리그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쳐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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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를 노리는 '우승 후보' 전주 KCC, 서울 SK와 공식 개막전!

올해도 KCC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KBL


지난 시즌 챔피언 KCC는 13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2011-2012시즌의 공식 개막전이자 홈 개막전을 치루게 됩니다. 2연패를 노리는 KCC는 하승진과 전태풍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에 언제나 든든히 팀을 지키고 있는 KBL 최고의 프렌차이즈 스타 추승균이 있기에 올해도 변함없이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팀입니다.

하지만 올해 KCC의 전력은 다소 변수가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1명 보유로 바뀐 첫 해 KCC의 외국인 선수인 드숀 심스(203cm)가 시범경기와 한일 챔피언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개인기량은 뛰어나지만 팀 전술과 수비에서는 다소간의 불안감을 심어 주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우승의 두 주역 신명호-강병현 ⓒKBL

그리고 그동안 팀내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했고, 특히 수비에서 그 공헌도가 컸던 강병현이 입대하면서 2번 자리에 들어갈 공격 옵션이 하나 줄었습니다.

물론 전태풍과 신명호가 백코트에 선다면 높이의 약점이 다소 있더라도 빠르고 다이나믹한 공수가 잘 조화된 가드 라인이 만들어 지겠지만 신명호가 공격에서 강병현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워주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공격적인 면에서 전태풍의 의존도가 더욱 커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추승균의 출전 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리그에서 가장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슈터인 추승균이지만 그도 이제 노장입니다. 1974년생인 추승균은 올해 38살입니다. 예전처럼 전 경기에서 30분 이상을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추승균이 벤치에 있는 시간동안 코트를 지켜야 할 선수는 누구일까요?

올해 신인으로 시범경기와 한일 챔피언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정민수(1R 9순위, 명지대), 김태홍(2R 2순위, 고려대)이 코트에서 많은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두 선수 모두 신인으로서 파이팅이 뛰어나고 좋은 하드웨어에 공수에서 자신만의 특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추승균의 후계자로 낙점받는다면 '농구에 미친 도시' 전주의 아들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어떤 선수가 그 찬스를 잡을 지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SK 역시 개막전에서 승리가 필요합니다. 최근 몇년간 팬들에게 희망고문만 안기다가 사그라진 스타군단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문경은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준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이면 감독이지 한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감독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버린 SK의 프런트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쨋든 농구대잔치 마지막 세대로서 은퇴 1년만에 감독 자리에 오른 문경은 신임 감독 대행이 SK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관심깊게 지켜볼 생각입니다.

신임 문경은 감독 '대행' ⓒKBL

SK의 라인업을 들여다 보면 마치 게임 속의 팀을 보는 것 같습니다.

칼날 패스를 보유한 다재다능한 포인트 가드 주희정을 필두로 리그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파괴력있는 슈팅 가드인 김효범에 3,4번을 넘나들 수 있는 김민수가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에 빠르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신인 김선형이 가세했습니다.

선수 한명 한명, 포지션마다 국가대표급 선수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게임과 다르다는 것을 여실없이 보여주는 팀이 바로 SK죠.

올해도 SK에 대한 기대치는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SK로 이적 후 특유의 한템포 빠른 농구가 실종된 주희정은 이미 김효범과는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고, 김민수 역시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여전히 외곽에서만 멤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문경은 감독 대행이 될수 있습니다. 며칠전 한 언론기사에서 감독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문경은 감독 대행이 팀을 장악하는데 족쇄가 될수도 있다는 논조의 기사를 봤는데 이 부분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간섭이 많기로 소문난 SK 프런트 사이에서 과연 얼마나 본인의 목소리를 내면서 팀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두 번의 시범경기를 거친 현재까지의 서울 SK의 경기력 또한 지난 몇년간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장 주희정과 김민수가 부상으로 올 시즌에 얼마나 본연의 기량을 빨리 되찾을지가 SK의 올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1라운드에서 SK가 5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올 시즌 유일한 동네북은 SK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발 올해는... ⓒKBL


KCC, 개막전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최근들어 KCC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슬로우 스타터'입니다. 리그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리그 후반에 급격히 승수를 몰아치며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떨치면서 생긴 별명인데요. 그래서 인지 최근 몇 시즌동안 KCC의 개막전 성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KCC는 지난 2006-2007시즌 서울 SK와의 개막전(원정)에서 99-85로 승리한 이후 개막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려 4시즌 연속 개막전에서 패배하고 있는 것 입니다.

<최근 5년간 KCC의 개막 후 첫 경기 & 전주 홈 개막전 성적>

- 2006-2007시즌
-> 정규시즌 최종 15승 39패(.278) 10위 -> 플레이오프 진출실패
2006.10.21 vs SK (서울 학생) 99-85 승
2006.10.22 vs KT&G (전주) 70-77 패

- 2007-2008시즌
-> 정규시즌 최종 33승 21패(.611) 2위 -> 4강 탈락 (vs 삼성 3패)
2007.10.19 vs 동부 (전주) 74-83 패

- 2008-2009시즌
-> 정규시즌 최종 31승 23패(.574) 3위 -> 챔프전 우승 (vs 삼성 4승 3패)
2008.11.1  vs 오리온스 (대구) 85-90 패
2001.11.2  vs 삼성 (전주) 76-68 승

- 2009-2010시즌
-> 정규시즌 최종 35승 19패(.648) 3위 -> 챔프전 준우승 (vs 모비스 2승 4패)
2009.10.15 vs 동부 (전주) 79-89 패

- 2010-2011시즌
-> 정규시즌 최종 34승 20패(.640) 3위 ->챔프전 우승 (vs 동부 4승 2패)
2010.10.16 vs KT (부산) 67-71 패
2010.10.17 vs 삼성 (전주) 88-90 패

- 2011-2012시즌

2011.10.13 vs SK (전주) ??

허재 감독과 하승진 ⓒKBL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최근 5년간 KCC의 개막 후 첫 경기 성적은 1승 4패 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5시즌 동안 전주 홈 개막전 역시 1승 4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8-2009시즌에는 개막 첫 경기였던 대구 원정에서 85-90으로 패했지만 이튿날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 개막전에서는 76-68로 승리했는데 이것이 최근 5년간의 홈 개막전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였습니다.

최근 두 시즌동안에는 홈 개막전에서 2연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전 현대 시절까지 포함한다면 지난 15시즌동안 KCC의 개막 첫 경기 성적은 7승 8패로 부진했습니다. KBL에서 가장 많은 5개의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보유한 명가 KCC의 성적 치고는 초라한 편이죠?

그래도 최근 3년간 챔피언 결정전에 꼬박꼬박 진출하면서 개막전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 주었죠. 과연 올해 KCC의 개막전은 어떨까요? KCC의 상대는 서울 SK입니다.  

KCC는 전신인 대전 현대를 포함해서 서울 SK와 3번의 개막전을 가졌습니다. KCC의 전신인 대전 현대란 이름으로 마지막 시즌을 치른 2000-2001시즌 당시 인천을 연고지로 하고 있던 SK를 상대로 개막전을 가졌는데, 81-93으로 패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시즌에는 KCC로 모기업을 변경하고 치룬 첫 KBL 공식 경기에서도 역시 SK를 만나 86-91로 패했습니다. 두번 모두 홈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패한 것 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개막전 맞대결이던 2006-2007시즌 개막전에는 원정을 가서 99-85로 승리를 거두며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2006-2007시즌 KCC는 단 15승만을 거두며 최하위에 그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엔 개막전에서 SK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2006-2007시즌 최하위 이후 뽑기의 달인인 허재 감독이 하승진과 전태풍을 연이어 지명하면서 KCC는 이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의 단골 손님으로 등극했죠.

최근 2시즌동안 KCC는 SK를 상대로 11승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습니다. 2시즌동안 KCC가 SK에 패한 1패는 KCC가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 2010-2011시즌 2라운드(2승 7패)에서 70-76으로 패한 것이 유일합니다. 전력상으로 볼때 하승진이 건강하게 경기에 출전한다면 KCC의 우위가 점쳐집니다. KCC가 지긋지긋한 개막전 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요?

<최근 2시즌 동안 KCC-SK 상대전적>

2009-2010시즌 KCC 6전 전승
2010-2011시즌 KCC 5승 1패 (2라운드 패배)

'슬로우 스타터' KCC의 1라운드 성적은?

그렇다면 KCC가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최근 3년간의 KCC의 1라운드 성적은 어땠을까요?

<최근 3년간 KCC의 1라운드 성적>
2008-2009시즌 1라운드 : 6승 3패 - 2위 (개막전 패배 이후 5연승)
2009-2010시즌 1라운드 : 5승 4패 - 4위 (개막 2연패 후 징검다리)
2010-2011시즌 1라운드 : 4승 5패 - 6위 (개막 3연패 이후 4연승 이후 2연패)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KCC의 1라운드 성적은 연승과 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탔던 2010-2011시즌을 제외하면 준수한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2,3라운드에 있습니다.

보통 KCC의 초반 부진의 패턴을 보면 리그 초반 하승진 혹은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1라운드는 그럭저럭 버티지만 2,3라운드를 거치면서 그 여파가 다른 선수에게까지 미치면서 팀성적이 곤두박질 쳤습니다. 하지만 하승진이 복귀하고 외국인 선수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플레이오프에서 괴물모드로 변신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과정보다 결과로 웃어온 KCC ⓒKBL

지난 2010-2011시즌에도 1라운드 4승 5패의 부진 이후에 2라운드에서도 2승 7패에 그치며 6승 12패로 7위까지 미끄러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희박해 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3라운드에서 8승 1패의 엄청난 반전을 이루더니 4,5라운드에서 15승 3패를 기록(4R 7승 2패, 5R 8승 1패)하며 3위 본능을 사수했습니다.

올 시즌에도 KCC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프시즌동안 아시아 선수권을 거치면서 하승진이 부상을 당해 당장 정상 몸상태로 경기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허재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공백도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승진이 정상이 아닌 리그 초반부터 차곡차곡 승수를 쌓을 수 있다면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강해지는 KCC의 팀분위기를 생각해 볼때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는 좀 더 쉽게 2연패를 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많은 경기를 치뤄야 했습니다.

드디어 16번째 KBL 왕좌를 가릴 KB국민카드 2011-2012 프로농구가 막을 올립니다. 개막전부터 만들어질 270개의 화끈한 농구 스토리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자료, KCC의 정규시즌 개막 첫 경기 성적>
2005-2006시즌 2005.10.22 vs 울산 모비스 (전주) 89-75 승
2004-2005시즌 2004.10.29 vs 창원 LG (전주) 90-82 승
2003-2004시즌 2003.10.25 vs 서울 삼성 (잠실실내) 76-81 패
2002-2003시즌 2002.10.26 vs 안양 SBS (전주) 70-67 승
2001-2002시즌 2001.11.03 vs 인천 SK (전주) 86-91 패 (모기업 교체 : 현대->KCC, 연고지 이전 : 대전->전주)
2000-2001시즌 2000.11.04 vs 인천 SK (대전충무) 81-93 패
1999-2000시즌 1999.11.07 vs 부산 기아 (잠실실내) 105-97 승
1998-1999시즌 1998.11.08 vs 창원 LG (잠실실내) 90-87 승
1997-1998시즌 1997.11.13 vs 부산 기아 (부산사직) 90-87 승
1997시즌         1997.02.02 vs 부산 기아 (부산 사직) 86-94 패
(1997시즌부터 2000-2001시즌까지는 대전 현대, 이후는 전주 KCC의 개막 첫 경기 성적)

오랫만에 보는 추억의 현대 유니폼과 이상민, 개인적으로는 현대vs기아의 라이벌 매치를 기대하고 있다는...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