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시즌 개막전 ⓒ연합뉴스
오는 1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는 KB국민카드 2011-2012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인 전주 KCC와 서울 SK의 경기가 펼쳐진다. 신임 한선교 총재의 취임과 아시아 선수권 3위 등 오프시즌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남자농구는 올 시즌을 계기로 겨울 스포츠의 왕좌를 탈환하기 위한 재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올 시즌은 10개 구단의 전력이 그 어느 해보다 평준화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특히 외국인 선수 제도의 변화 등으로 변수가 많아 전문가들도 쉽게 순위를 예측하기 힘든 시즌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주목해야할 몇가지 포인트를 짚어 본다.
1. 새로운 사령탑들의 성적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무려 4개 구단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 창원 LG, 서울 SK가 그들이다.
추일승 감독 ⓒ마이데일리
가장 먼저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대구 오리온스가 김남기 감독의 후임으로 추일승 전 KTF 감독을 영입했다.
추일승 감독은 부산 KTF의 창단 감독으로 2006-2007시즌 팀을 준우승까지 이끈바 있다. 특히 수비가 약한 오리온스는 수비 이론의 달인인 추일승 감독의 영입으로 그 약점이 얼마나 상쇄될지 지켜 볼 일이다.
추일승 감독은 팀에 부임한 이후 조상현, 한정원 등을 영입하고, 우승 청부사 크리스 윌리엄스를 영입하는 등 팀의 색깔에 맞는 선수들로 팀을 재구성했고, 최근 열린 시범경기를 통해 본인의 선택이 옳았음을 직접 증명해 보였다.
오프 시즌 중반 갑작스런 연고지 이전으로 프로농구에 큰 파장을 불러왔던 오리온스이기에 올 시즌을 맞는 각오는 더욱 굳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 라이벌인 서울 삼성과 창원 LG도 각각 사령탑을 교체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번번히 6강 언저리에서 잠깐 봄 농구를 즐기는데 그쳤던 삼성과 LG는 안준호 감독과 강을준 감독의 뒤를 이어 아마농구의 최강자 중앙대를 이끌던 김상준 감독과 2002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인 김진 감독을 영입했다.
특히 삼성의 김상준 감독 선택은 흥미롭다. 김상준 감독은 삼성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고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적도 없는데, KBL 최고의 명문팀 중 하나인 삼성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김상준 감독은 다소 노쇠화된 팀 컬러를 재편하기 위해 강혁을 내보내는 등 스피드를 살린 팀컬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마시절부터 김상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 였던 전면 강압 수비를 구사하기 위해 여름내 구슬땀을 흘렸지만 최근 인터뷰를 통해 쉽지 않음을 인정하고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삼성의 전력은 아직까지 미지수. 김상준 감독의 프로 적응과 선수들이 김상준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야인 생활을 하던 김진 전 서울 SK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히는데 이어 전자랜드로부터 서장훈을 영입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진 감독은 오리온스에서는 김승현을 중심으로 한 빠른 농구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2002년 아시안 게임 감독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후 SK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보였다. 2009년 12월 SK 감독을 그만 둔 지 두 시즌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김진 감독은 당장 리그 정상급의 스코얼러인 문태영과 서장훈을 동시에 보유하면서 높이와 공격력 모두에서 더 강력해졌다. 여기에 블루워커 스타일의 오예데지의 가세는 수비의 안정화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스피드가 한없이 느려진 약점이 두드러지고, 외곽 슈터가 부족한 것이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LG에도 변비 농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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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가장 팬들의 욕을 많이 먹고 있던 서울 SK 역시 신선우 감독을 내보내고 문경은 2군 감독을 1군 감독 아니 감독 대행으로 앉히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SK 역시 문경은 감독이 얼마나 빨리 팀을 장악하고 본연의 색깔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은 한데 모울 수 있는 지도력은 물론 이 선수들을 가지고 최고의 경기력을 뽑아내는 전술적인 능력도 보여야 한다. SK로서는 올 시즌에도 성적이 나지 않으면 더 큰 체질 개선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문경은 감독대행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시볌경기를 통해 드러낸 4개팀의 전력은 오리온스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제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삼성과 LG는 팀의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 우리는 더 이상 들러리가 아니다!
후덜덜한 라인업 ⓒ인삼공사
앞서 언급한 오리온스는 물론이고 올 시즌 판도를 가를 태풍의 핵은 바로 인삼공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오세근을 지명하는데 성공하며 리빌딩의 방점을 찍은 인삼공사의 올 시즌 라인업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공익근무에서 돌아온 김태술과 예비역 양희종, 그리고 지난 해 신인왕 박찬희에 대어 루키 오세근이 앞류했다. 또한 외국인 선수는 NBA 출신의 로드니 화이트. BEST 5의 이름값만 보면 올 시즌 우승은 따논 기세다.
오리온스 역시 최진수의 가세 그리고 크리스 윌리엄스의 가세가 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높이의 약점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시범경기에서 동부와 모비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2연승을 거두었다. 물론 전력을 다하지 않는 시범경기지만 윌리엄스의 경기 지배력은 여전했고, 양질의 패스를 받아 먹기 시작한 이동준의 위력도 배가된 느낌이다. 아직까지 최진수가 다소 헤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마땅한 슈터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킬레스건이지만 이는 시즌을 치르면서 차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손쉬운 1승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오리온스에게는 큰 수확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SK와 모비스도 올 시즌 기대해 볼만하다. SK는 주희정과 김효범 그리고 김민수의 삼각편대가 여전히 이름값에서는 기대치가 있고, 여기에 발빠른 유망주 김선형이 가세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고, 문경은 감독 대행의 색깔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관건이지만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충분히 있는 만큼 조직력만 다듬어 진다면 다시 한번 플레이오프 진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비스는 만수 유재학 감독과 국가대표 양동근이 건재한 가운데 새로운 외국인 선수 말콤 토마스의 기략이 예상외로 뛰어나 충분히 반란을 기대해 볼만하다. 언제나 모비스는 선수들의 이름값보다는 뛰어난 조직력으로 그 이상의 실력을 선보였던 팀이다. 여기에 2월 제대를 앞둔 함지훈이 팀에 가세할때까지 6강 언저리에서 버틸 수 있다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2011-2012시즌을 예상하는데 있어서 약팀으로 분류할 수 있는 팀은 1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는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3. 황금세대 루키들의 도전장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는 그야말로 황금어장이었다. 1라운드는 물론이고 2라운드까지 우수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로 가득채워졌다. 특히 1순위 오세근은 올 시즌 가장 주목해야할 루키다.
슈퍼 루키 오세근 ⓒKBL
중앙대의 무적행진을 이끌었던 오세근은 골밑에서 가장 파괴력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력한 웨이트를 바탕으로 골밑에서 성실한 플레이가 가장 큰 무기고, 주변의 동료도 살필줄 아는 넓은 시야를 가졌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김주성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오세근은 최근 국가대표로 뽑혀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프로 데뷔전인 시범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올 시즌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뤄낸다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사상 처음으로 한 팀에서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2010-2011시즌 신인왕 박찬희)
2순위로 SK에 지명받은 김선형 역시 기대주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력한 수비력과 속공 능력은 SK의 부족한 2%를 메꿔줄 최적의 선수로 기대된다.
최근 문경은 SK 감독대행 역시 김선형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며 선발로 자주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2번을 맡기에는 리딩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이 흠으로 보이나 워낙에 대인수비력이 높은 김선형이기때문에 SK의 부족한 수비력을 생각할 때 2번으로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주희정-김선형-김호범으로 이뤄진 백코트가 이루어 진다면 파괴력과 스피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드디어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풍운아 최진수는 시범경기에서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간간히 큰 키를 활용한 포스트 장악과 정확한 미들슛 실력을 선보이며 그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는 성공했다. 역시 최진수의 무난한 정착의 키포인트는 KBL의 수비 시스템에 얼마나 빨리 녹아들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인마크는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으나 편균 신장이 낮은 오리온스에서는 최진수가 골밑에서 적극적인 더블팀과 헬프 수비 등 여러가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이동준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움직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도훈 감독이 밀고 있는(?) 4순위 함누리는 다양한 공격 옵션과 자신의 체격을 활용할 줄 아는 수비력이 강점이다. 영리한 가드진의 비호를 받을 수 있는 함누리가 서장훈이 빠진 빈자리를 잘 메워준다면 문태종이라는 한방을 보유한 전자랜드로서는 큰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추승균의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할 정민수와 김태홍도 시범경기와 한일 챔피언전을 통해 충분히 가능성을 내비쳤고, 모비스의 이지원 역시 공수에서 양동근의 파트너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모비스의 또 한명의 신인인 김동량 역시 특유의 우직하면서도 성실한 플레이로 함지훈이 돌아올때까지 모비스의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성의 유성호는 삼성 포워드진의 젊은 피로서 활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LG의 정창영 역시 장신 가드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스코얼러가 많은 LG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KT에 지명된 김현민과 방덕원의 경우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민은 2군으로 내려갔고, 방덕원은 힘과 기술 모두 대학무대에서의 기량이 그대로 정체된 느낌이다.
삼성의 이관희와 개인적으로 기대가 큰 권용웅(SK), 김현호(동부) 등은 아직까지 인상적인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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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로운 외국인 선수제도, 시즌 후반 눈치싸움에 주목하라!
돌아온 윌리엄스 ⓒKBL
이번 2011-2012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1인 보유로 바뀌었다.
그동안 KBL은 각 팀마다 외국인 선수의 출전 시간에 제약을 두기는 했지만 꾸준히 2명씩 보유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단 1명만 팀에 있기 때문에 부상이나 기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제약이 생기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당장 시범경기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파울 관리는 경기 운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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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자유계약으로 바뀌고 연봉이 40만불로 올라가면서 우수한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선수가 많이 국내로 들어오게 되었지만 경기에서 많이 볼 수 없다면 경기력의 저하와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의외로 시즌 막판 상위권 혹은 중위권 순위 싸움의 키는 외국인 선수의 체력이 얼마나 남았느냐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과거 동부에서 전창진 감독이 그랬던 것 처럼 리그 중후반에 적극적인 외국인 선수 교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외국인 선수 교체에서 리그 전체의 향방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자유계약 제도로 바뀌었다고 해도 데리고 올 수 있는 선수의 폭은 한정적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가진 스카우팅 바운더리 안에 들어있는 선수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느 팀이 얼마나 빨리 적극적으로 구애하느냐에 따라 그 선수의 행선지가 정해질 것이다. 과연 올 시즌 후반부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는 시즌 초와 얼마나 많이 달라져 있을까. 지켜보자.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현황>
- 부산 KT : 찰스 로드(203cm)
- 원주 동부 : 로드 벤슨(206cm)
- 전주 KCC : 드숀 심스(203cm)
- 서울 삼성 : 존 라모스(222cm)
- 창원 LG : 올루미데 오예데지(201cm)
- 고양 오리온스 : 크리스 윌리엄스(194cm)
- 울산 모비스 : 말콤 토마스(206cm)
- 안양 KGC 인삼공사 : 로드니 화이트(206cm)
- 인천 전자랜드 : 잭슨 브로만(208cm)
- 서울 SK : 알렉산더 존슨(20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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