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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eBall

'3년 연속 4강진출' 롯데, 3년 연속 준플옵 탈락이 걱정되는 이유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으로 이끈 로이스터 감독 ⓒ Osen


롯데 자이언츠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올 시즌 숱한 악재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몬스터같은 시즌을 보낸 이대호를 앞세워 리그 후반 기아와의 경쟁 레이스를 이겨냈습니다. 

29일부터 시작될 2010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롯데와 두산의 경기로 막을 올립니다. 

롯데난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상대로 1승 3패로 탈락한 기억이 있습니다. 부산팬 입장에서는 몇 년만에 포스트 시즌에서 1승을 거뒀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시리즈 였죠. 

지난 포스트 시즌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어서 일까요. 이번 시즌 롯데와 두산의 상대전적은 12승 7패로 롯데가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의 우위도 포스트 시즌에서는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지난 시즌에 배운바 있습니다. 

일단 이번 포스트는 올해도 롯데의 가을 잔치는 준플레이오프에 그치지 않은까..하는 걱정에서 시작하고 전개할 생각입니다. 

올 시즌 롯데의 133경기는 장점과 단점이 너무너무 잘 드러났습니다. 

롯데 타선의 핵심 이대호 ⓒ Osen

롯데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극강의 공격력입니다. 언제든 한방을 터트려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롯데 타선은 그야말로 다이나마이트 타선입니다. 말그대로 투수진이 5점을 내줘도 언제든 6점 이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타선입니다.

기본적으로 김주찬, 손아섭, 전준우가 들어설 테이블세터는 맞추는 능력과 달리는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 범위와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전준우는 타순 어디에 들어가도 제 몫을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주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중심타선에는 조성환을 시작으로 빅보이 이대호와 홍성흔, 가르시아, 강민호가 책임지게 됩니다. 그야말로 살인 타선입니다. 큰 것 한방은 물론 타점 능력도 뛰어난 선수들이 속해 있습니다. 징계로 인해 후반기 막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가르시아와 부상 복귀 이후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홍성흔의 타격감이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하위 타선은 로이스터 감독의 수비 기용에 따라 다소간의 변수가 있지만 황재균, 문규현이 설 것으로 보입니다. 두 선수 모두 타율은 낮지만 결정적인 클러치 능력과 타점 생산 능력은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문규현의 뜸금포는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 느낌이 있죠. ^^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구멍이 없을 만큼 구성이 좋은 롯데 타선에 비해 마운드의 높이는 다른 팀에 내밀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앞서 5점을 내줘도 6점을 낼 수 있는 타선의 힘이 롯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롯데의 상황을 본다면 두산을 5점 이하로 막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두산을 상대할 좌완 릴리프가 부족한 점은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이고, 단기전에서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입니다. 그동안 롯데는 승부처에서 상대 팀의 좌타자에 대한 해답으로 좌완 릴리프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롯데의 유일한 좌완 릴리프인 강영식은 실제로 올 시즌에는 우타자와 더 많이 상대했습니다. 좌타자가 들어선 상황에서 등판한 경우 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죠.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는 좌완 릴리프의 존재는 불펜의 막강한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롯데에는 강영식이 유일하죠. 기본적으로 불펜이 터무니 없이 약한 롯데이지만 왼손은...

개인적으로 지난 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가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왼손 타자들에 대한 경제에 실패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두산의 기계 김현수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던 시리즈 였습니다. 

김현수는 지난 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7안타 홈런 2개, 3타점 기록했습니다. 승부처에서 김현수에게 내준 타점보다는 김현수의 출루가 두산의 분위기를 업 시키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이종옥과 정수빈등 좌타자들과의 승부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롯데가 SK에 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좌타자와의 승부에 있었습니다. 특히 SK의 왼손 대타와의 승부에서 철저히 농락당했습니다. 김재현 선수가 대표적이었죠. 

두산 역시 이런 점에서 롯데에게는 힘든 상대입니다. 기본적으로 두산에는 이종욱, 김현수, 정수빈 등 발도 빠르고타격 능력도 갖추고 있는 좌타자 외야수가 많습니다. 여기에 우투좌타인 오재원 선수도 있죠. 두산 역시 롯데 못지 않게 짜임새 있는 타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타자 편중이 심한 롯데에 비해 두산은 좌우 타선을 고르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왼손 투수에 대한 비중이 굉장히 큰 시리즈가 될 겁니다. 롯데 입장에서는 강영식이 불펜에서 자신있게 꺼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카드지만 실제로 올시즌 강영식의 좌타자 상대 성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출루율이 3할6푼을 넘는 수준입니다. 

롯데 좌완 강영식 ⓒ Osen

또 한명의 좌완 불펜은 허준혁입니다. 20살 약관의 허준혁은 올 시즌 불펜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약점도 분명히 부각된 상황입니다. 허준혁 선수가 준플레이오프라는무대에서 얼마나 실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반전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네요. 

허약한 롯데의 불펜이 두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결국 선발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고, 그 사이 타선이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야 합니다. 리드를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의 불펜을 상대하는 것은 롯데에겐 큰 불행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야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선발투수를 지키기 위한 선취점 싸움과 중반 이후의 불펜 싸움이 이번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의 가장 큰 화두가 될터인데...약한 불펜과 특히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부족은 롯데가 두산과의 단기전에서 가장 큰 약점입니다.

이제는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가 시작됩니다. 일단은 롯데의 장점인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첫 경기부터 두산의 마운드를 두들길 필요가 있습니다. 두산도 고창성, 임태훈 등 든든한 마운드를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 롯데의 타선이 제 힘을 내준다면 결국 불펜의 힘을 뺄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차전까지 간다면 롯데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보지만 그 이전에 시리즈가 끝나거나 두산의 좌타 라인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는다면 올해도 롯데는 가을 잔치의 들러리가 될 뿐입니다.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작됩니다.

* 본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은 모두 KBO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Osen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