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orts/BaseBall

엔씨소프트 '9구단' 낙점, 남은 과제는 무엇?


KBO 이상회 ⓒ연합뉴스



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9구단 창단 문제가 드디어 마무리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롯데의 강력한 반대 입장 속에서 이사회는 엔씨 소프트를 9구단의 우선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사실상의 의결 기구인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에 대한 첫번째 장벽을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KBO가 지난 1월 1차 이사회이후 마련해 온 창단희망 기업의 신청기준이 통과되느냐 였습니다.

애초에 KBO는 9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은 1.당기 순수익 1천억원 이상, 2.자기자본 순수익률 10%이상, 3.부채비율 200%이하, 4.유동비율 150%이상을 기준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일부 구단의 의견을 취합해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의 경우 두 가지 중 하나만 만족하면 가능한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이렇게 확정된 신청기준에 엔씨소프트가 충족한 것으로 의결되면서 결국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많습니다. 엔씨 소프트의 안정적인 리그 진입을 위해 남겨진 과제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해 봅니다.


1. 가입금은 얼마나?

오늘 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엔씨소프트는 가입금과 야구발전금으로 50억을 KBO에 납부해야 합니다. 또한 회원사 자격으로 현금 100억원을 KBO에 예치하고 5년간 참가 자격을 유지할 경우 세금을 제외한 현금과 이자에 대한 부분은 돌려 받게 됩니다. 당장 KBO에 지금해야 할 금액이 총 150억원입니다.

과거 쌍방울의 경우 창단시 KBO에 30억원의 가입금을 납부했고, SK도 46억원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랬던 것에 비하면 당시와 현재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도 50억원의 가입금은 합당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동안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엔씨소프트의 모습으로 볼때 150억 정도의 초기 투자 비용은 충분히 빠른 시간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9구단 자격을 얻은 엔씨소프트 ⓒ연합뉴스



2. 선수 수급 문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기존의 8개 구단의 협조와 양보가 필요한 선수 수급에 대한 부분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프로야구단은 1,2군을 합쳐 최소 40명 이상의 선수들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완전히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KBO의 정관에는 신생구단의 창단에 대해 1.각 구단 20명 보호 선수외 1명 지명, 2.2년간 신인 선수 우선 지명, 3.2년간 외국인 선수 3명 등록 2명 경기 출장, 4.2년간 1군 엔트리 1명 증원 만을 명기 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8개 구단에서 보호 선수외 1명씩을 지원받을 경우 총 8명의 선수가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신인들 중 2명을 우선 지명하고 5~6명의 선수들을 추가로 구성할 경우 겨우 15~18명 내외의 선수단이 꾸려지게 됩니다. 겨우 한 두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선수 구성이 갖춰지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정도 선수단으로는 2군 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9구단을 위해 기존의 8개 구단이 얼마나 출혈을 감수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차라리 우리가 안고 죽지 남의 집 가서 잘되는 꼴은 절대 안보여 주며 선수 내주기에 인색했던 구단들에게서 더 대승적인 안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기대 속에서도 가설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엔씨소프트의 1군 진입 시기를 2013년 혹은 2014년으로 볼 때 매년 각 구단이 보호 선수외 1명을 9구단에 양보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경우 기존의 구단 역시 2군을 통해 육성한 선수들을 써먹을 수 없게 되며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호선수 명단을 기존의 20명에서 24명 혹은 25명으로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로서는 1군 리그 진입 이전에 선수 수급에 있어서 얼마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새로운 관심사입니다. 가장 빠른 전력향상의 방법은 FA선수를 데려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엔씨소프트로서는 올 시즌부터 훨씬 부담이 적어진 FA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1군 진입에 그럴싸한 선수 구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4. 새로운 사령탑은 누가?

허구연 해설위원



선수수급에 앞서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바로 신생 구단의 감독을 선임하는 문제입니다. 새로운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선수 수급과 팀 운영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의 영입이 이뤄진다면 큰 이슈가 될 수 있겠죠.

선동렬 감독 외에도 이순철 해설위원과 김재박 전 LG 감독, 김인식 전 한화 감독 등 여러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1군 진입을 앞두고 선수 육성에 중점을 줄 경우 의외의 아마야구쪽 인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혹시...허구연 해설위원의 현업 복귀?

5. 9구단 체제로? 10구단은 어떻게?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홀수로 리그가 운영되는 것은 리그 운영에 상당히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연속성이 중요한 야구에서 홀수 구단의 운영은 필연적으로 사흘간 휴식을 취하는 구단이 생기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리그 경기수의 문제는 물론 일정상의 효율성에서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많은 야구팬들이 9구단이 창단한다면 10구단의 창단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입니다.

10구단 창단은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때와는 더 큰 반대의견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바로 기존의 8구단의 출혈이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9구단 창단 과정에서 가장 불만인 점은 왜 엔씨소프트만 맨 앞줄에 서서 혼자 매를 맞고 있냐는 점이었습니다. 9구단 창단의 의향을 가진 기업이 2개 정도 더 있다는 것이 언론에 밝혀진 뒤에도 끝까지 공식적으로는 이 기업들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창단 논의에서 탈락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의견때문이었는데요.

일단 야구단을 만들겠다고 젓가락을 들이밀던 기업들이 있었던 만큼 빠른 시간안에 10구단 창단 역시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물론 그동안 KBO가 보여준 말도 안되게 흐리멍텅한 행적력에 믿음은 전혀 가지 않지만 그래도 빠른 시간안에 10구단에 대한 논의도 마쳐야 합니다. 9구단으로 달아오른 분위기를 더 이상 미룰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구단들로부터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빨리 밀어 붙여서 한방에 처리하려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일단 9구단의 시계바늘은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허송세월 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 더욱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의견을 찾아가야 합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을 환영하며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행동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아...그리고 오늘 물먹은 롯데 장병수 사장님. 좋은 내용의 인터뷰 하셨네요. 저는 그냥 한번 웃어 드리겠습니다.

롯데 장병수 사장님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