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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신산'도 구하지 못한 기사단! 강을준 감독의 재계약은?


신선우 감독 ⓒKBL


최근 몇 시즌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서울 SK가 결국 감독 교체라는 마지막 강수를 꺼내들었습니다.

SK는 지난 5일 신선우 감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알리며 문경은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하고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전희철을 코치로 임명하면서 새로운 코칭 스태프를 구성했습니다.

SK는 아직 계약 기간이 1년이 남아있던 신선우 감독을 구단 총감독(사실상의 명예직이죠)으로 임명하는 대신 지난 시즌 은퇴이후 2군 감독으로 지도자 수업 중이던 문경은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합니다.

지난 2009-2010년 시즌 중반 SK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신선우 감독 역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게 되었네요. 지난 97-98시즌 안준호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청주 SK란 이름으로 처음 프로무대에 뛰어든 SK는 이후 최인선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으며 1999-2000시즌 서장훈을 앞세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2001-2002시즌 다시 챔프전까지 올랐던 SK지만 이후 좋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올 시즌도 치어리더만이 웃음을 준...에휴... ⓒKBL


SK는 2003-2004시즌 이상윤 감독에 이어 2005-2006시즌에는 김태환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고, 2007-2008시즌에는 오리온스를 이끌던 김진 감독을 영입해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부활의 날개짓을 펴는가 했지만 또 다시 다음 시즌 성적이 추락하자 시즌 중반 신선우 감독을 영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2009-2010시즌 SK는 단 16승을 수확하는데 그치며 7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게 됩니다.

하지만 팬들은 신산으로 불리며 프로농구에서 잔뼈가 굵은 신선우 감독이 여름동안 팀을 새롭게 바꿀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개성이 강한 스타 플레이어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쉽을 요구한 부분이 있었죠. 여기에 모비스에서 FA로 풀린 김효범을 영입하고 우승청부사 테렌스 레더를 지명하며 다시 한번 도약의 꿈에 부풀지만...올해도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바닥을 쳤습니다.

결국 신선우 감독도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SK 특유(?)의 모래알 조직력을 가다듬는데는 실패했습니다. 또한 최근 KBL에서 강팀의 선결 조건이 되는 수비 로테이션에 대한 부분에서 자신의 색깔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직도 과거 현대 시절의 농구를 한다는 비판도 들어야 했습니다.

차기 시즌 SK는 부상으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던 김민수-방성윤의 부활이 절실하고, 여기에 김효범까지 있는 라인업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어가는 주희정의 뒤를 이을 선수를 찾는 세대교체도 병행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과감한 리빌딩으로 향후 10년을 보는 첫 해가 될것인가. 아니면 차기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팀으로 변모할 것인가. 지금의 SK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와 있다고 보입니다.

과연 초보감독인 '람보슈터' 문경은은 어떤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기가 막혔던 그날의 기억... ⓒ연합뉴스


이로서 이번 2010-2011시즌 정규 시즌이 끝난 뒤 감독이 바뀐 경우는 벌써 3번째 입니다.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대구 오리온스가 김남기 감독의 후임으로 전 KTF감독이자 최근 MBC Sports+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추일승 감독을 영입한데 이어 6강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물러났던 서울 삼성의 안준호 감독 역시 삼성에서의 7년간의 장기집권을 끝내고 자진사퇴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SK가 신선우 감독이 물러나고 문경은 감독 대행 체제로 새롭게 팀을 재정비하게 되었습니다.

태영아 내년에도..? ⓒKBL

이제 남은 관심사는 과연 계약기간이 끝난 창원 LG의 강을준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느냐 일텐데요.

물론 감독 재임 기간동안 팀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고, 알몸미팅,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 같은 유행어도 만들면서 화제가 되기도했지만 그동안 강을준 감독 농구의 한계가 뚜렷하게 보여왔다는 점. 그리고 문태영이라는 리그 정상급의 공격수를 가지고도 매년 플레이오프에만 가면 송골매가 아닌 참새로 전락했다는 점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SK도 문경은이 감독 대행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것은 결국 언제든지 접촉이 되는 인사가 있으면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석인 프로팀 감독 자리는 SK-삼성-LG의 3자리라고 봐야 겠습니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5연패를 이룬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이 남자농구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미국 연수 중인 김진 전 SK 감독과 이상윤 현 MBC sports+ 해설위원도 여러 기사에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강을준 감독같이 대학팀을 지도하는 감독이 깜짝 선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지난 해 대학농구 25연승의 전승 우승을 이끈 중앙대 김상준 감독이 제일 앞서 보이고, KBL에서 통산 92승을 거둔 최명룡 감독도 현재 한양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구인 자리는 많은데 마땅한 대체 자원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은퇴한 지 1년밖에 안된 문경은이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는 했지만 감독에 올랐고, 미국 연수 중인 이상민이 삼성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프로농구입니다. 그리고 LG도 최근 기사에서 "마땅한 자원이 없어 강을준 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해 저울질 중"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일찍 시즌을 마친 오리온스는 추일승 감독을 비교적 빨리 선점할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무릎팍 한번 나가셔야..^^ ⓒKBL

물론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의 지도자들과 KBL 출범이후 최근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 사이에서 감독 역시 세대교체를 겪고 있는 과정이긴 하지만 중간층이 없다는 것.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수와 신참이 개월수가 많이 차이가 나면 아무래도 중간에 공백기와 과도기가 길어질 수 밖에 없죠. 지금 남자농구는 딱 그런 상황에 봉착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KBL을 경험한 젊은 감독들이 빨리 데뷔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쌓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과거 허재 감독처럼 구단에서도 어느 정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줘야 하겠죠. 이상민의 삼성 감독설이 흘러나올 때에도 '감독은 좀 빠른거 같은데...그래도 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조금 상상속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상민이 전성기를 보낸 KCC의 코치로 들어가서 허재와 같이 코칭 스태프 수업을 받고, 2~3년 후 삼성의 감독이 되면 정말로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을까...무릎팍 도사에 나가서 할말이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돌 던지지 마세요;


과연 차기 시즌인 2011-2012시즌에는 어떤 새로운 얼굴의 감독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낼지...오프시즌 농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