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부산 KT가 전주 KCC에 1차전을 내주고 중요한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단 12승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던 KT는 올 시즌 무려 40승을 거두며 당당히 2위로 4강에 직행했다. KT의 눈부신 반전 드라마의 중심에는 강력한 수비의 역할이 컸다.
KT는 올 시즌 전창진 감독이 부임하면서 스피드를 팀컬로로 잡았다. 올 시즌 KBL은 40분내내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수 없도록 규칙이 바뀌면서 4번 포진션의 비중이 커진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이 바로 KT다. KT에는 2m 이상의 토종 장신 센터가 없고 시즌 직전 유일한 센터 자원인 그렉 스팀스마를 '식물' 리틀로 교체하면서 높이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송영진-김영환-박상오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색깔의 포워드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발 더 뛰는' 농구로 올 시즌 돌풍의 중심에 섰다. KT의 포워드진은 신장에서 열세를 보이지만 빠른 발로 다양한 수비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 올 시즌 KT는 골밑과 코트 전방위에서 깜짝 더블팀 등 압박수비로 재미를 많이 봤다. 이러한 수비의 성공은 상대 공격 횟수를 줄이고 공격시간을 촉박하게 만들어 상대로 하여금 정상적인 패턴 구사를 막는데 그 1차 목표가 있고, 그 다음은 골밑 수비에 애를 먹는 제스퍼 존슨에게 적절한 도움 수비를 들어가는데 효과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존슨은 수비에서 그만큼 체력저하를 막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이러한 KT의 수비전술이 가능했던 것은 송영진-박상오-김영환이 기동력을 갖춘 포워드라는 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KT는 상대팀 공을 가진 선수에게 더블팀이 들어간 상황에서 나머지 포워드들이 적절한 지역방어로 수비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 외곽포를 막았다. 여기에 조성민도 큰 역할을 했다. 신기성은 이러한 수비를 지휘하는 사령관으로 전체적인 수비 실책을 줄이는 중책을 맡았다.
이러한 KT의 빠른 수비 로테이션은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은 76.7점만을 내주며 10개구단 중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리그 3위의 공격력으로 4강에 직행했다.
하지만 KCC와의 4강 1차전에서는 신기성의 수비에서의 모습이 실종됐다. 여기에 1쿼터 3파울로 코트를 떠난 김영환의 부재가 아쉽기도 했다.
신기성은 KCC의 임재현과 전태풍의 로테이션 수비에 발이 묶인 반면 전태풍의 활동범위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KCC는 전태풍의 돌파로 수비를 흔들고 그 빈틈을 다른 선수들이 파고들며 득점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신기성은 전태풍과의 매치업에서 제대로된 수비를 펼치지 못하며 내외곽 수비 모두가 모두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을 보인 것이다.
2차전을 앞두고 있는 KT로서는 당장 반격의 1승이 중요한 시점이다. 자칫 홈에서 열린 2경기를 모두 내줄 경우 부담스러운 전주 원정을 떠나야하는 KT로서는 다시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KT는 1차전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의 기를 살려준 것도 큰 부담이다. 올 시즌 KCC에서 지난 2년간의 활약에 비해 부진했던 레더는 1차전에서 21점을 올리며 역시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0개나 허용한 외곽 수비도 문제지만 3점슛에 비해 그 성공확률이 월등히 높은 레더의 골밑 플레이가 살아난 것이다.
전창진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레더를 막기 위해 나이젤 딕슨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딕슨은 그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 KT로서는 2차전에서 외곽이냐 골밑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양쪽다 잡으려다가는 1차전과 똑같은 패배를 반복할 수도 있다. 올 시즌 단 한번도 90점 이사을 실점한 적이 없는 KT로서는 단기전인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수비가 무너지며 95점이나 실점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 크다.
올 시즌 KT는 KCC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4승 2패를 거뒀다. 정규시즌에서 KCC에게 내준 최다 실점은 3차전에서의 85점이었다. 6경기 평균실점은 80.8점. KCC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가장 높은 득점력을 보인 팀이다.
KT는 KCC를 상대로 2번이나 90점대 득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서 KT 역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선보인 KT는 KCC의 공격력을 70점대까지 막을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KT가 2차전에서는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의 2차전은 23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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