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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BasketBall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 반전 가능한가?

모비스 치어리더 ⓒ 뉴시스


지난 해 울산 모비스는 창단 후 두번째로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전신인 기아시절까지 합하면 통산 3번째죠.(아래 표 참고)

모비스는 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휘 아래 골밑의 함지훈과 던스톤의 찰떡 궁합에 팀을 이끈 양동근, 여기에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슈퍼 서브 박종첨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40승)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이어 동부와 KCC를 4강전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두며 화려한 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시즌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FILA배 97 프로농구 1위 (16승 5패)  4강 vs 오리온스 4승 2패  vs 나래 4승 1패 
06-07 현재 모비스 프로농구  1위 (36승 18패)  4강 vs 오리온스 3승  vs KTF 4승 3패 
09-10 KCC 프로농구 1위 (40승 14패)  4강 vs 동부 3승 1패  vs KCC 4승 2패 

하지만 올해는 국가대표 차출과 MVP 함지훈의 군입대, 여기에 2년간 모비스의 골밑을 지키던 던스톤의 부재로 인해 시즌 개막전부터 중위권 혹은 하위권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시즌이 개막하자 이러한 일부 예상보다 더욱 나쁜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친 현재 2승 7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비스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안양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양동근의 활약을 앞세워 99-86의 대승을 거두었지만 이후 열린 4경기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처졌습니다. 

'허술해진 골밑' 던스톤-함지훈 공백

1라운드 9경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모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함지훈과 던스톤이 빠지면서 생긴 골밑에서의 공격과 수비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KBL 홈페이지


가장 먼저 모비스는 올 시즌 평균 실점이 88.8점으로 리그 최하위입니다. 공격력이 78.0점이니 득실차가 무려 10.8점에 이릅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4일 오리온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76-106, 무려 30점차 대패를 당하며 올 시즌 최다 점수차 패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모비스는 이날 오리온스와의 맞대결에서 76점을 넣으며 평소와 큰 차이가 없는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수비가 문제였습니다. 이미 전반에 60점을 내준 모비스는 이미 10개의 3점슛을 내줬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외형적으로는 모비스가 오리온스의 활화산 같은 외곽슛(3점슛 12/16)에 고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상은 약해진 골밑 수비가 결국 전체적인 수비 균형을 무너뜨리며 현재 모비스의 단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비스는 골밑에서 오리온스의 맥거윈을 막기 위해 초반부터 적극적인 더블팀 수비를 보여줬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외곽에서는 여러 선수에게 슛 찬스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석명준, 박재현, 이동준 등 여러 선수에게 페인트 존 득점을 허용하는 등 낮아진 높이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습니다. 

"동근이 형 보고 싶어요~!"

ⓒ KBL 홈페이지

양동근의 빈자리 역시 컸습니다. 양동근의 대표팀 차출 이후 뫼스는 김종근과 노경석이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양동근과 이 두선수의 가장 큰 치이점은 수비시 압박에서 드러납니다. 양동근의 가장 큰 장점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끈임없이 상대편 가드를 압박하는 것 입니다. 그럼으로서 상대팀의 가드들은 공격 작업에서 애를 먹게 되고, 여기에서 모비스의 수비 로테이션은 시작됩니다. 

또한 공격에서도 양동근이 시도하는 포스트업은 가드들에게는 큰 부담이죠. 여기에 영리한 함지훈과 던스톤이 있으니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는 것 외에도 다양한 공격 옵션이 나왔습니다. (특히 KT의 신기성과 KCC의 전태풍을 상대로 이러한 양동근의 공격 옵션은 큰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김종근과 노경석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모두 사라진 채 경기를 치뤄야 합니다. 올 시즌 노경석이 대학시절의 기량을 다시 한번 선보이며 모비스의 또 다른 '신데렐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놓고 봤을 때 노경석은 모비스 그리고 모비스를 이끄는 유재학 감독의 수비 전술에 적합한 선수는 '아직까지는' 아닙니다. 그저 파이팅이 좋은 슈터 재목일 뿐이지요.

실제로 이러한 모습은 최근 경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심장인 노경석은 터프한 슛 상황에서 자신있게 슛을 던질 수 있는 배짱은 있지만 접전 상황에서 팀을 이끌 수 있는 안정감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신장이나 팀 사정을 생각 할때 2번의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그러기엔 수비와 볼 운반 능력이 부족하고, 그 프레스는 고스란히 김종근에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상윤은...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에휴...)

올 시즌 김종근과 노경석은 각각 14개와 27개의 실책을 범했습니다. 두 선수가 경기당 5개에 가까운 턴오버를 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의 실책까지 나오고 있으니 기본적인 앞선이 뻥뻥 뚫리는 상황에서 수비력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09-10시즌 10-11시즌 
1라운드 / 최종 성적 5승 4패 / 40승 14패 2승 7패 / ???
득점 
(1라운드 / 정규시즌 종합)
85.1 /  82.7 78.0 / ???
실점 
(1라운드 / 정규시즌 종합)
77.8 / 73.9 88.8 / ???
FG% 
(1라운드 / 정규시즌 종합)
49.1% / 51.1% 49.1% / ???
3점슛 성공률% 
(1라운드 / 정규시즌 종합)
32.8% / 35.1% 37.7% / ???
리바운드 
(1라운드 / 정규시즌 종합)
29.2 / 29.7 26.2 / ???

이제 아시안 게임 휴식기가 시작되는 11월 12일까지 모비스는 2경기를 남기두고 있습니다. 4일 대패를 안겨준 오리온스와 6일 다시 한번 맞상대를 가지고, 9일에는 1라운드 최고의 반전을 이뤄낸 삼성과 경기를 가집니다. 

모비스는 1라운드에 너무나 많은 문제점과 숙제를 남겼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노경석과 김종근의 활용 방법을 찾았다는 점. 그리고 엑페리건의 약점을 빨리 찾았다는 점 입니다. 다만 마이카가 여전히 공수에서 모비스의 스피드를 못 따라가는 점은 아쉽니다. 딕슨과 같은 센터형이거나 헤인즈와 같은 득점형인가를 빨리 구분해야 할텐데..라는 걱정이 듭니다. 

그리고 가장 큰 또 한가지 희망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에 이은 함지훈의 조귀 제대...가 아닐까요. 양동근과 유재학 감독이 달라지면 일단 모비스는 지금보다는 빨라지고 세밀한 팀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혹시나 함지훈이 돌아온다면...모비스는 단숨에 지금의 열세를 극복할 수도 있을겁니다. 

지난 해 통합 챔피언에서 하위권으로 쳐진 모비스가 아시안 게임 이후 어떤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