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농구팬의 관심을 받았던 2011년 신인 드래프트가 모두 마무리 된지도 어느 덧...10일이 지났군요. 뒤늦게나마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된 이유는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았던 드래프트 였던 만큼 그 기억을 꾸준히 이어가자는 의미...는 아니구요. 전적으로 제가 게을러서 입니다.^^
그저 다시 한번 되 짚어보자는 의미에서 다시 한번 글을 써 봅니다.
'오세근 드패트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던 중앙대 출신의 포워드 오세근은 붉은 색 기운으로 무장한 안양 인삼공사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이상범 감독이 신인 드래프트 직후 "리빌딩의 끝"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지난 3년간의 인삼공사의 기나긴 리빌딩은 오세근의 영입으로 정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 다음 시즌 인삼공사가 우승후보라고 평가받기에는 아직도 불안한 요소가 많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인삼공사는 향후 5년안에 대권에 도전해 볼수 있는 힘을 비축하게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드래프트 1,2순위를 차지한 김선형-오세근 ⓒpersona80
유난히 대어가 많았던 만큼 이야기거리도 풍부했던 지난 드래프트 이야기를 두 번에 나누어서 해보겠습니다.
* 본 포스트에 포함된 이미지는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다른 곳에서 발견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문제를 제기해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1. 안양 인삼공사 : '리빌딩 종결자' 오세근이 왔다!
-1라운드 : 오세근 (중앙대)
-2라운드 : 차민석 (건국대)
중앙대 오세근
붉은 색의 팀 컬러와 붉은 색의 공, 그리고 오세근이 입고 왔던 붉은 색 셔츠와 이상범 감독의 붉은 색이 들어간 타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순간 거짓말처럼 KBL의 구슬통은 붉은 색 공을 가장 먼저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인삼공사는 창단이래 최고의 신인을 멤버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신인 드래트프에서 1순위로 박찬희를 지명했던 인삼공사는 올해도 1순위의 행운 속에 오세근을 영입하며 전 포지션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젊은 선수 구성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인삼공사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4번 포지션에 대한 해법이 될 오세근은 프로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미 제 2의 서장훈, 김주성 혹은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세근은 탄탄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한 강력한 인사이드 지배력, 그리고 날로 향상되고 있는 슈팅 능력 등 가장 농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입니다.
건국대 차민석
인삼공사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오세근 뿐만 아니라 건국대의 슈터 차민석도 영입했습니다. 노장이 된 팀의 주포 김성철의 뒤를 받쳐야 하는 차민석은 코트 전방위에서 슛을 던질 수 있고, 속공 마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입니다. 슛에 다소 기복이 있고, 지역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요소요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고의 골밑 자원과 수준급의 백업 슈터를 찾은 인삼공사. 앞으로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싶습니다.
* 과거 포스트 보기 : 2011/02/01 - [Sports/BasketBall] - '화룡점정' 오세근 합류! 다음 시즌 인삼공사를 주목하라!
2. 서울 SK : 다음 시즌 키워드는 조직력이다!
-1라운드 : 김선형 (중앙대)
-2라운드 : 권용웅 (연세대)
중앙대 김선형
바로 중앙대 출신의 가드 김선형을 뽑은 것 입니다. 올해 처음 시행된 대학농구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김선형은 스피드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입니다. 지난 해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시기도 했구요. 일단 유재학 감독도 기대를 표기했을 정도로 장래가 유망한 선수입니다.
팀플레이에 능하고 빠른 스피드를 살린 속공은 보는 이를 전율케 하는 그 무언가를 가진 선수입니다. 또한 많이 시도하지는 않지만 3점슛 성공률도 준수한 편입니다. 여기에 오세근, 장재석 등 빅맨을 활용한 팀플레이도 능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동안 팀플레이와 2대2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SK로서는 주희정을 보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2번 포지션의 선수가 필요했는데 김선형은 최고의 선택으로 보입니다. 현재 SK의 2번 자리에는 김효범이 있고, 변기훈이 있지만 김효범은 모비스를 떠난 이후 2대2 플레이는 완전히 리셋된 상태로 자기 공격만 하고 있고, 변기훈은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그다지 안정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SK는 김선형외에도 연세대 출신의 가드 권용웅을 선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라운드에 뽑히지 못한 선수 중 가장 아쉬운 선수 중에 한명이 바로 권용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권용웅이 장래에 강혁의 뒤를 잇는 좋은 2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센스가 좋은 선수라는 생각입니다.
연세대 권용웅
발이 느려서 속공 전재 능력이 떨어진다고도 하지만 속공의 마무리를 권용웅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권용웅은 센스있는 패스 타이밍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습니다. 신체조건이 아닌 뛰어난 센스로 농구를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부상만 아니면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김선형이 스피드를 앞세운 달리는 농구에 강점을 가진 선수라면 권용웅은 착실한 템포 바스켓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 선수입니다. 두 선수의 장점이 골고루 발휘될 경우 포스트 주희정이 필요한 SK로서는 최상의 선택인 드래프트로 기억될 것 입니다.
3. 대구 오리온스 : 최진수 '유망주' 꼬리표를 떼라!
-1라운드 : 최진수 (매릴랜드대, 일반인 드래프트)
-2라운드 : 김민섭 (성균관대)
-3라운드 : 조효현 (성균관대)
말도많고 관심도 높았던 최진수는 더 큰 이야기거리를 낳으며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되었습니다. 삼일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최진수의 지난 3년간은 불운과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졌을 것으로 믿고 1년간 착실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성균관대 김민섭
오리온스 팬들로서는 이동준이 4번자리에서 다소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최진수의 가세로 이동준이 골밑 플레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또 달라질 수 있죠. 외곽에서 최진수가 흔들어 줄 수 있다면 이동준의 활동 공간도 훨씬 수월해 질수 있으니까요.
최근 오리온스의 약점 중 하나는 바로 3번 포지션에서 내외곽을 흔들어 줄 수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김병철이 코트에서 모습을 감춘 뒤로 믿을 만한 슈터도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오리온스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줄수 있는 선수가 바로 최진수가 되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을 겁니다.
성균관대 조효현
그런 점에서 최진수는 미들 레인지에서 신장을 앞세워 코트를 장악해 줘야 하고, 그 반사이익으로 골밑에서 이동준이 좀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다음 시즌 오리온스의 경기력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가능성은 아주아주 희박하지만...김승현이 돌아온다면...금상첨화겠죠.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성균관대 출신의 김민섭과 조효현은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들입니다. 김민섭은 한방을 갖춘 슈터고, 조효현은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가드입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고, 다소 개인 플레이의 성향이 강한 것이 약점이지만 준수한 공격력과 긴 슈팅 레인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오리온스의 외곽 슈터 부재의 약점에 새로운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인천 전자랜드 : 공수 모두에서 '살림꾼'을 얻다!
-1라운드 : 함누리 (중앙대)
-2라운드 : 김태형 (성균관대)
중앙대 함누리
중앙대가 올 시즌 대학농구리그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데는 물론 오세근과 김선형의 영향도 있었지만 함누리의 활약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함누리는 오세근과 김선형이 국가대표 차출 등으로 자리를 비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팀을 지켰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손부상을 당하며 잠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여름 휴식기 이후 팀에 복귀해 한 경기 최다 득점인 55점을 쏟아붓는 등 득점 머신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함누리는 삼광 초등학교부터 농구를 시작해 기본기가 충실하고, 196cm의 장신임에도 부드러운 슛터치로 외곽슛 능력도 좋습니다. 특히 올해는 3점슛 능력도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적극적인 수비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시즌 서장훈이 계속 전자랜드에 머문다면 함누리는 서장훈과 문태종의 백업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서장훈과 문태종의 백업인 이현호와 이병석이 다소 공격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고, 서장훈과 문태종이 빠진 상황에서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내년에 또 한살을 더 먹게 되는 서장훈과 문태종의 체력적인 문제를 생각할때 함누리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자랜드가 2라운드에서 뽑은 김태형의 경우 이번 드래프트에서 네임밸류만 따지고 보면 가장 생소한 선수이긴 하지만 상당히 알찬 선수입니다. 있을 땐 잘 모르지만 없으면 너무나 필요한 선수. 바로 김태형이 그런 선수였습니다. 이 선수에 대해서는 제가 과거에 한번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 과거 포스트 보기 : 2010/09/29 - [Sports/BasketBall] - 성균관대의 '숨은 진주' 4학년생 가드 김태형
성균관대 김태형
아직까지 로또같은 3점슛 능력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슛은 체계적인 훈련과 본인의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기본적으로 코트안에서 상당히 성실한 선수이기 대문에 지금 전자랜드에게 부족한 2%인 근성있는 수비에서 전자랜드에 쏠쏠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신 득점원 함누리와 상대 예봉을 꺾어줄 살림꾼 김태형. 전자랜드는 함누리와 김태형을 시작으로 새로운 리빌딩의 기틀을 잡아갔으면 좋겠습니다.
5. 원주 동부 : 백업 빅맨? 훌륭한 가드가 김주성을 살린다!
-1라운드 : 김현호 (연세대)
-2라운드 : 홍세용 (고려대)
연세대 김현호
강동희 감독은 5순위에서 연세대의 민완가드 김현호를 선발했습니다. 로터리 픽 바로 뒤에 위치한 좋은 순번이었기 때문에 선발되지 않았던 김동량(동국대), 방덕원(성균관대), 유성호(고려대) 등의 빅맨을 원하셨겠죠. 하지만 사견임을 전제로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강동희 감독의 김현호 카드 선택은 미래를 내다본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김현호는 전주고 시절부터 될성부른 선수였습니다. 빠른 스피드에 빼어난 득점 능력은 물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았습니다. 청소년 대표에서도 활약하던 김현호는 대학시절의 절반 이상을 부상으로 암흑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농구 센스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김현호는 대학농구리그 후반기에 복귀하자마자 팀을 이끌면서 특유의 한템포 빠른 농구로 연세대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성균관대 전에서 부상 복귀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인 34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팬들은 김주성, 윤호영의 백업인 빅맨의 선발을 원했지만 저는 역으로 생각합니다. 오히려 가드진의 안정이 현재 김주성에게 가해지고 있는 프레스를 덜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올 시즌 동부는 극도로 부진한 외곽슛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동부의 외곽을 책임지고 있는 박지현과 황진원은 전문 슈터는 아니죠 그러다 보니 들쑥날쑥한 외곽슛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광재의 군입대와 강대협의 이적 이후 제대로된 슈터가 없다보니 동부는 더욱 안으로 겹겹이 성을 쌓고 김주성에게 의존하며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팀컬러로 바뀌었습니다. 김주성이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의 공격력에서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죠.
이런 상황에서 가드진에서 경기 운영 능력과 슈팅력을 갖추고 있는 공격형 가드 김현호가 강동희 감독의 조련속에 동부의 백코트를 장악해 줄 수 있다면 김주성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은 김주성이 있으니 걱정할 것 없고, 박지현과 황진원 모두 백코트에서 수비는 안정적인 선수들이죠. 여기에 외곽슛과 속공 능력을 갖춘 김현호가 성공적으로 연착륙 한다면 동부의 외곽은 안정될 수 있습니다. 외곽포가 안정되면 김주성에게 걸리는 프레스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김주성이 체력적으로 훨씬 더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런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강동희 감독은 김현호를 선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현호는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그런 가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C급 선수도 A급 선수로 만들어 주는 김주성 매직과 함께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김현호는 어쩌면 축복받은 선수일지도 모릅니다. 강동희 감독은 그 축복 속에서 김현호가 무럭무럭 자라나 김주성을 편하게 농구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길 바라겠죠.
한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김현호가 대학교 3,4학년 시절 발등과 손목 부상으로 오랜 시간 쉬었다는 점인데요. 프로에 가서 체계적인 몸관리를 받을 수 있다면 좋아지겠죠.
고려대 홍세용
개인적으로는 홍세용 선수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홍세용 선수에 대한 가장 깊이 머리에 박힌 기억은 바로 대학농구리그 개막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75-76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역전슛을 실패하고 바닥에 엎드려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슛이 들어갔으면 라이벌 학교를 꺾음과 동시에 대학농구리그 개막전 승리의 주인공이 될수도 있었는데 아쉬운 상황이었죠. (이후 고려대는 대학농구리그 첫 승을 거두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과거 포스트 보기 : 2010/03/31 - [Sports/BasketBall] - '최고의 빅카드' 고연전으로 시작된 대학리그, 그 조심스런 첫 발걸음
홍세용은 184cm의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1,2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고, 정확한 외곽슛도 갖추고 있습니다. 파이팅이 좋고, 힘이 좋은 편이라서 수비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1번을 보기에는 다소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고 실책이 많다는 것이 대학때까지의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동부에는 팀을 조율해 줄 수 있는 김주성이 있기 때문에 동부의 유기적인 스시템에 빨리 적응만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주성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가드진을 선발한 동부. 명가드 출신인 강동희 감독의 가드 보는 눈이 얼마나 정확할 지 다음 시즌 동부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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